책소개
20세기 초반 일군의 신진 신학자들이 선배들의 자유주의 신학을 비판하면서 등장했다. 그 대표자로 칼 바르트, 에밀 브루너, 프리드리히 고가르텐, 루돌프 불트만 그리고 폴 틸리히 등을 들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들은 이후 자신들만의 독자적인 신학을 전개해나갔지만, 그들이 자유주의를 비판했던 지점은 동일했다. 그들은 키에르케고르의 영향을 받아 하나님과 인간의 무한한 차이를 강조했던 것이다.
그렇게 등장한 신진 학자 중 대표자인 칼 바르트는 『교회교의학』을 통해 교회가 고백하는 신앙의 내용을 학문적으로 검토하는 신학을 전개했지만, 또 다른 대표자인 폴 틸리히는 교회와 세계, 신학과 철학의 관계를 새롭게 정립하는 작업을 전개해나갔다. 이를 위해 틸리히는 당대의 존재론 철학과 실존주의 철학뿐만 아니라 사회학과 정치학, 심리학과 미학 등 다양한 학문과 적극적으로 대화하면서 그 안에서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종교적 관심 및 궁극적 관심을 발견하고자 노력했고, 이에 대해서 신학적으로 대답하고자 시도했다.
그러한 시도를 위해서 그는 “상관관계의 방법”이라는 고유한 방법을 제시하게 되었는데, 이는 철학적인 실존적 물음에 대해서 기독교의 상징으로 대답하는 방법이었다. 그는 이 방법에 따라 이성의 한계에 대해서 계시로, 유한성의 불안에 대해서 존재 자체인 하나님으로(제1권), 실존적 소외에 대해서 새로운 존재인 그리스도로서의 예수로(제2권), 생명의 모호함에 대해서 영으로, 역사의 모호함에 대해서 하나님의 나라로 각기 그 대답을 제시했고(제3권), 『폴 틸리히 조직신학』에서 그 물음과 대답을 철학적·신학적으로 정교하게 해명했다.
1933년 나치의 탄압을 피해 미국으로 건너온 틸리히는 유니온 신학교에서 자리를 잡았지만, 학계에서만 인정받을 뿐 대중적으로는 무명의 학자였다. 하지만 1948년 설교집 『흔들리는 터전』(The Shaking of the Foundation)이 베스트셀러가 된 후 1951년 『폴 틸리히의 조직신학』 제1권이 출간되자 그는 미국 지성계의 스타가 되었다. 이후 그는 유니온 신학교에서 은퇴하고 하버드 대학교의 교수가 되어 1957년 『폴 틸리히의 조직신학』 제2권을 출간했으며, 시카고 대학교의 교수가 되어 1963년 『폴 틸리히 조직신학』 3권을 출간함으로써 자신의 『조직신학』을 완간했다. 혹자는 틸리히에 대해서 “미국 역사상 가장 널리 알려진 신학자였을 것”(데이비드 켈시)이라는 평가를 하기도 한다.
『폴 틸리히 조직신학』 안에서 전개되는 그의 신학이 기독교의 메시지를 온전히 설명하면서도 당대의 철학적 물음에 적절하게 대답하는 신학이었는지 판단하는 것은 독자의 몫이다. 그 판단의 결과가 어떠하든, 이 책을 읽는 독자는 오늘날 게토화가 되어가는 교회와 신학이 세상과 어떻게 소통할 것인지, 그리고 그 소통이 얼마나 중요한지 고민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60대 중반(1951, 제1권)부터 출간되어 80세를 바라보는 나이(1963, 제3권)에 완간된 그의 『조직신학』 속에서 독자들은 대가의 완숙한 신학 사상을 맛보게 될 것이며, “조직”신학의 거대하고 정교한 “체계”에 전율하게 될 것이다. 『폴 틸리히 조직신학』은 오래전 한국어로 소개되었으나 틸리히 신학을 전공한 역자에 의해 금번에 새롭게 번역·출간됨으로써 틸리히의 위대한 신학 체계를 훨씬 명료하고 이해하기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책의 재출간은 한국 신학계의 경사와 같은 일이다.
지은이 및 옮긴이 소개
지은이 | 폴 틸리히(Paul Tillich)
베를린 대학교, 튀빙겐 대학교, 할레 대학교에서 신학과 철학을 공부했고, 특히 독일 관념론 철학자 피히테의 철학에 관심을 기울였으며, 셸링에 관한 연구로 브레슬라우 대학교에서 철학박사 학위와 할레 대학교에서 신학 강의 자격(Lizentiat der Theologie)을 얻었다. 브란덴부르크주 루터교회에서 목사 안수를 받았으며, 제1차 세계대전 때 자원하여 군목으로 활동하며 유럽 문화의 끝을 알리는 끔찍한 재앙을 경험했다. 전쟁 후 할레 대학교에서 슐라이어마허 이전의 초자연주의에 관한 연구로 교수 자격(Habilitation)을 얻고 베를린 대학교에서 사강사(Privatdozent)로 학문 활동을 시작했으며, 마르부르크 대학교, 드레스덴 공과대학교, 라이프치히 대학교에서 정교수로 철학과 사회학을 가르치면서 프랑크푸르트학파 구성원들과 교류하다가 유대인 탄압을 반대했다는 이유로 비유대인으로서는 최초로 나치 정권에 의해 해직되었다. 라인홀드 니버의 도움으로 미국으로 망명하여 유니온 신학교에서 20년 동안 종교철학과 조직신학과 철학적 신학을 가르쳤으며, 하버드 대학교의 특별 교수(University Professor)와 시카고 대학교 신과대학의 존 뉴빈 석좌교수(John Nuveen Professor)를 지냈다. 20세기 가장 중요한 개신교 신학자와 종교철학자로 꼽힌다. 주요 저작으로는 『프로테스탄트 시대』, 『존재의 용기』, 『문화의 신학』, 『경계선 위에서』, 『흔들리는 터전』, 『영원한 지금』, 『믿음의 역동성』 등이 있다.
옮긴이 | 남성민
연세대학교에서 신학을, 동 대학교 대학원에서 조직신학을 공부했으며 “폴 틸리히의 구원론 연구”로 박사학위(Ph.D.)를 받았다. 이후 고려신학대학원대학교에서 목회학석사(M.Div.)를 마쳤고, 현재 부천 “참빛교회”에서 유초등부와 교구 담당 부목사로 사역하고 있다. 논문으로 “폴 틸리히의 신학에서 본질, 실존 그리고 생명의 체계”가 있으며, 역서로는 폴 틸리히의 『문화의 신학』(IVP), 『폴 틸리히 조직신학 1, 2』(새물결플러스), 『성서 종교와 궁극적 실재 탐구』(비아) 『성서 종교와 궁극적 실재 탐구』(비아)가 있다.
차례
서론 • 18
제4부 생명과 영
Ⅰ. 생명과 그 모호성 및 모호하지 않은 생명 요청
A. 생명의 다차원적 일치 • 26
1. 생명: 본질과 실존 • 26
2. “수준들”에 반대되는 사례 • 29
3. 차원, 영역, 정도 • 32
4. 생명의 차원들과 그것들의 관계 • 35
a) 무기적 영역과 유기적 영역 안에 있는 차원들 • 35
b) 생명의 한 차원인 정신의 의미 • 41
c) 정신의 차원과 앞에 언급된 차원들의 관계 • 47
d) 정신 차원의 규범들과 가치들 • 52
B. 생명의 자기-현실화와 그 모호성들 • 54
근본적 고찰: 생명의 기본적 기능들과 그 기능들의 모호성의 본성 • 54
1. 생명의 자기-통합과 그 모호성 • 58
a) 개체화와 중심성 • 58
b) 일반적인 자기-통합과 분열: 건강과 질병 • 60
c) 정신의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생명의 자기-통합: 도덕성 또는
인격적 자기의 구축 • 65
d) 인격적 자기-통합의 모호성: 희생의 가능성, 실재성, 모호성 • 70
e) 도덕법의 모호성: 도덕적 명령, 도덕적 규범, 도덕적 동기 • 74
2. 생명의 자기-창조와 그 모호성 83
a) 역동성과 성장 • 83
b) 정신의 차원 밖에서 이루어지는 자기-창조와 파괴: 생명과 죽음 • 85
c) 정신의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생명의 자기-창조: 문화 • 94
d) 문화적 행위의 모호성: 의미의 창조와 파괴 • 110
e) 인문주의의 모호성 • 132
3. 생명의 자기-초월과 그 모호성 • 136
a) 자유와 유한성 • 136
b) 자기-초월과 일반적 불경화: 생명의 위대함과 그 모호성 • 138
c) 위대한 것과 비극적인 것 • 145
d) 도덕 및 문화와 관계 맺고 있는 종교 • 148
e) 종교의 모호성 • 153
C. 모호하지 않은 생명 요청과 그 생명을 예견하는 상징들 • 166
Ⅱ. 영적 현존
A. 인간의 정신에서 이루어지는 영적 현존의 현현 • 172
1. 인간의 정신에서 이루어지는 신적인 영의 현현의 특징 • 172
a) 인간의 정신과 신적인 영의 원론적 관계 • 172
b) 구조와 황홀경 • 177
c) 영적 현존의 매개들 • 186
2. 인간의 정신에서 이루어진 신적인 영의 현현의 내용: 신앙과 사랑 • 199
a) 초월적 연합과 그 연합에 참여함 • 199
b) 신앙으로 현현하는 영적 현존 • 201
c) 사랑으로 현현하는 영적 현존 • 207
B. 역사적 인류에서 이루어지는 영적 현존의 현현 • 214
1. 영과 새로운 존재: 모호성과 단편성 • 214
2. 종교들에서 나타나는 영적 현존과 새로운 존재 예견 • 217
3. 그리스도로서의 예수에서 나타난 영적 현존: 영 기독론 • 223
4. 영적 공동체에서 나타나는 영적 현존과 새로운 존재 • 231
a) 그리스도로서의 예수와 영적 공동체에서 나타난 새로운 존재 • 231
b) 잠복 단계의 영적 공동체와 현현 단계의 영적 공동체 • 236
c) 영적 공동체의 표지들 • 239
d) 영적 공동체와 종교, 문화, 도덕의 일치 • 243
Ⅲ. 신적인 영과 생명의 모호성들
A. 영적 현존과 종교의 모호성 • 250
1. 영적 공동체, 교회, 교회들 • 250
a) 영적 공동체의 존재론적 특징 • 250
b) 교회들의 역설 • 254
2. 교회들의 생명과 종교의 모호성에 대항하는 투쟁 • 266
a) 교회들의 생명 속에 있는 신앙과 사랑 • 266
b) 교회들의 기능, 모호성과 영적 공동체 • 280
3. 교회 안에 있는 개인과 영적 현존 • 328
a) 개인의 교회 가입과 회심 경험 • 328
b) 교회 안에 있는 개인과 새로운 존재 경험 • 333
4. 영적 현존과 개신교적 원리에 의한 종교의 정복 • 366
B. 영적 현존과 문화의 모호성 • 369
1. 영적 현존의 관점으로 본 종교와 문화 • 369
2. 인문주의와 신율 관념 • 374
3. 영적 현존의 신율적 현현 • 378
a) 신율: 진리와 표현 • 378
b) 신율: 목적과 인간성 • 386
c) 신율: 힘과 정의 • 392
C. 영적 현존과 도덕의 모호성 • 397
1. 영적 현존의 관점으로 본 종교와 도덕: 신율적 도덕 • 397
2. 영적 현존과 인격적 자기-통합의 모호성 • 400
3. 영적 현존과 도덕법의 모호성 • 405
D. 영적 현존의 치유하는 힘과 생명 일반의 모호성 • 410
1. 영적 현존과 생명 일반의 모호성 • 410
2. 치유, 구원, 영적 현존 • 413
Ⅳ. 삼위일체적 상징들
A. 삼위일체적 상징 체계의 동기들 • 421
B. 삼위일체 교의 • 426
C. 삼위일체 문제의 재개방 • 434
제5부 역사와 하나님 나라
서론 • 442
조직신학에서 제5부의 위치와 생명의 역사적 차원 • 442
Ⅰ. 역사와 하나님 나라 요청
A. 생명과 역사 • 446
1. 인간과 역사 • 446
a) 역사와 역사 의식 • 446
b) 인간 역사의 관점에서 본 역사적 차원 • 449
c) 역사 이전과 역사 이후 • 455
d) 역사의 담지자들: 공동체, 인격성, 인류 • 458
2. 역사와 존재의 범주들 • 465
a) 생명 과정들과 범주들 • 465
b) 시간 및 공간과 생명 일반의 차원들 • 468
c) 역사적 차원에서 시간과 공간 • 472
d) 인과율, 실체, 생명 일반의 차원들 • 476
e) 역사적 차원에서 인과율과 실체 • 480
3. 역사의 역동성 • 483
a) 역사의 운동: 경향, 구조, 시대 • 483
b) 역사와 생명 과정 • 490
c) 역사적 진보: 그 실재와 한계 • 492
B. 역사적 차원에서 생명의 모호성들 • 501
1. 역사적 자기-통합의 모호성들: 제국과 중앙집중화 • 501
2. 역사적 자기-창조의 모호성들: 혁명과 반동 • 506
3. 역사적 자기-초월의 모호성들: 기존의 “제3의 단계”와 기대되는 “제3의 단계” • 508
4. 역사 속 개인의 모호성들 • 511
C. 역사 해석과 하나님 나라의 요청 • 515
1. 역사 해석의 본성과 문제 • 515
2. 역사의 의미 물음에 대한 부정적 대답들 • 518
3. 역사의 의미 물음에 대한 긍정적이지만 부적절한 대답들 • 521
4. 역사의 의미 물음에 대답하는 “하나님 나라” 상징 • 527
a) “하나님 나라” 상징의 특질들 • 527
b) “하나님 나라” 상징이 가진 내재적 요소와 초월적 요소 • 530
Ⅱ. 역사 속에 있는 하나님 나라
A. 역사의 역동성과 새로운 존재 • 534
1. “구원사”라는 관념 • 534
2. 역사에서 나타난 하나님 나라의 중심적 현현 • 537
3. “카이로스”와 “카이로스들” • 543
4. 역사적 섭리 • 548
B. 하나님 나라와 교회들 • 552
1. 역사 속에서 하나님 나라의 재현자인 교회들 • 552
2. 하나님 나라와 교회사 • 556
C. 하나님 나라와 세계사 • 563
1. 교회사와 세계사 • 563
2. 하나님 나라와 역사적 자기-통합의 모호성 • 567
3. 하나님 나라와 역사적 자기-창조의 모호성 • 571
4. 하나님 나라와 역사적 자기-초월의 모호성 • 574
5. 하나님 나라와 역사 속 개인의 모호성 • 576
Ⅲ. 역사의 종말로서의 하나님 나라
A. 역사의 종말 또는 영원한 생명 • 579
1. “역사의 종말”의 이중적 의미와 그 종말의 영구적 현존 • 579
2. 역사의 종말: 시간적인 것이 영원으로 상승 • 583
3. 역사의 종말: 부정적인 것을 부정적인 것으로 폭로함 또는 “궁극적 심판•”585
4. 역사의 종말과 생명의 모호성의 최종적 정복 • 590
5. 영원한 복: 부정적인 것의 영원한 정복 • 594
B. 개체적 인격과 그의 영원한 운명 • 597
1. 보편적 완성과 개체적 완성 • 597
2. 상징으로서의 불멸과 개념으로서의 불멸 • 603
3. 부활의 의미 • 607
4. 영원한 생명과 영원한 죽음 • 611
C. 하나님 나라: 시간과 영원 • 617
1. 영원과 시간의 운동 • 617
2. 영원한 생명과 신적 생명 • 619
추천사 중에서
『폴 틸리히 조직신학』은 20세기 중반 서구 지성인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기독교의 신학 체계(theological system)를 재구성한 고전적 작품이다. 경계에 선 신학자로서 틸리히는 상황의 질문에 복음으로 응답하는 변증신학의 진수를 보여준다. 특히 복음과 상황을 연결하는 틸리히의 상관관계 방법은 지난 반세기 동안 상황과 상황을 이해하는 방식이 다변화하는 가운데 다양한 상황 신학의 출현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끼쳤다. 이 책은 현대 기독교 사상을 공부하는 모든 사람이 읽어야 할 필독서다.
김정형 | 연세대학교 연합신학대학원 종교철학 부교수
보수적인 신학의 약점은 상황에 대한 관심의 부족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격동의 시대 가운데 자신의 모국에서 추방당하여 미국 땅에서 신학 작업을 했던 틸리히가 제시하고 있는 이 시대의 진지한 물음들에 대한 존재론적 대답을 발견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의 일독을 권한다.
박찬호 | 백석대학교 신학대학원 조직신학 교수
틸리히는 현재의 문화와 역사적 기독교를 중재하는 문화신학을 시도한다. 그것은 변증학적 차원을 지닌 상관관계의 신학이며, 유한한 인간의 실존이 당면한 깊은 질문을 하나님의 계시로부터 신학적으로 대답하는 체계다. 새로운 존재에 실존적 참여를 독려하는 그의 생각은 깊고 우상 파괴적이며 표현은 명료하면서도 함축적이어서 이 책의 독서에 필요한 인내만큼 얻는 유익도 황홀할 것이다.
유해무 | 고려신학대학원대학교 교의학 은퇴 교수
『폴 틸리히 조직신학』은 진리를 상황과 연결시킨 20세기 개신교 신학의 최고 역작이다. 이 책은 복음의 합리적 증언을 목적으로 한 기독교 신학의 고전이다. 신학적 사유의 깊이와 체계적 완결성은 독자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한다. 특히 이 책은 시대의 물음에 대한 많은 대답의 실마리를 제공한다. 신의 의미를 상실한 혼돈의 시대일수록 『폴 틸리히 조직신학』은 신학의 매력과 존재의 심원한 의미를 더욱 드러낼 것이다.
전 철 | 한신대학교 신학부 조직신학 교수
『폴 틸리히 조직신학』은 진리의 보편타당성과 객관성이라는 근대적 기준이 우리가 살아야 하는 상황에 무관하게 군림해온 문제를 직시하고 상황에 의미 있게 구현될 진리의 가능성을 추구하려는 우리 시대를 열어준 선구적 작품이다. 아직도 초역사적 진리관이라는 강박에 지배당하는 한국교회를 향한 흔하지 않은 예언자적 사자후이니 밀도 있는 독해는 새로운 믿음의 지평을 열어줄 것이다.
정재현 | 연세대학교 연합신학대학원 종교철학 교수
문화신학자로 널리 알려진 틸리히는 전 세계의 많은 신학자에게 “궁극적 관심”과 “철학적 질문과 신학적 응답”이라는 상관관계의 신학으로 널리 알려진 대단히 훌륭한 학자다. 『폴 틸리히 조직신학』이 앞으로 한국 신학이 발전하는 일에 밑바탕이 되길 소망한다. 이 책이 조직신학을 배우길 소망하는 목회자와 신학생 그리고 평신도들에게 두루 읽히길 바란다. 조직신학자로서 본인은 이 책을 적극적으로 추천한다.
최태관 | 감리교신학대학교 조직신학 교수
본문 중에서
아가페의 원리는 도덕적 명령의 무조건적 타당성을 표현하며 모든 윤리적 내용에 궁극적 규범을 제공한다. 그런데 또 세 번째 기능이 있다. 그 원리는 도덕적 동기화의 원천이 된다. 그것은 필연적으로 명령하고 위협하며 약속한다. 그 이유는 그 법의 완성이 곧 자신의 본질적 존재와의 재연합, 또는 중심을 가진 자기의 통합이기 때문이다. 바울이 말했듯이 법은 “선하다.” 하지만 바로 이 지점에서 가장 깊고 위험한 모호성이 나타나는데, 그 모호성은 바울, 아우구스티누스, 루터를 혁명적 경험으로 내몰았던 모호성이다. 법은 인간이 자기로부터 소외되었음을 표현한다. 잠재성이기만 한 것 또는 창조된 순결 상태에서는 법이 없다. 왜냐하면 인간은 자신이 속해 있는 것, 곧 자기 세계와 자기 자신의 신적 근거와 본질적으로 연합되어 있기 때문이다.
_제4부 I. B. 생명의 자기-현실화와 그 모호성들 중에서
종교개혁가들이 그리스도인의 양심을 교회의 권위로부터 해방시킨 것도 새로운 권위로부터의 해방, 즉 성서의 문자로부터의 해방, 신학성서 해석자들의 신조적 진술로부터의 해방에 대한 열망을 낳았다. 그것은 영의 이름으로 수행되었던, 로마의 교황과 새로운 교황—성서와 성서의 스콜라주의적 수호자—을 향한 공격이었다. 영은 “하나님의 현존”을 의미하기 때문에 어떠한 인간적 형식의 생명과 사상도 영으로부터 차단될 수 없다. 하나님은 어떠한 자신의 현현에도 얽매이지 않는다. 영적 현존은 확립된 말씀과 확립된 성례를 돌파한다. 성령 운동이 끌어낸 결론은 영에는 그런 매개가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하나님은 인간의 깊이에 머물며 말씀할 때 “내적인 말씀”을 통해서 말씀한다. 그 말씀을 듣는 자는 새롭고 인격적인 계시를 받아들이게 되는데, 그 계시는 교회의 계시적 전통으로부터 독립되어 있다.
_제4부 II. A. 인간의 정신에서 이루어지는 영적 현존의 현현 중에서
교회들은 교회들의 영적 본질과 역설적 일치를 이루고 있으면서도 동시에 사회학적 실재이며 생명의 사회적 자기-창조의 모든 모호성을 보여준다. 그러므로 교회는 지속적으로 다른 사회적 집단들과 만나며 그것들과 영향을 주고 받는다. 조직신학은 이런 관계에 뒤따르는 실천적 문제를 다룰 수는 없지만, 교회가 교회로서 다른 사회적 집단들과 관계 맺는 방식과 원리를 정식화하고자 시도해야 한다.
_제4부 III. A. 영적 현존과 종교의 모호성 중에서
삼위일체 교리는 동방뿐만 아니라 서방에서도 수용되었지만, 그 교리의 정신은 서방적인 것이 아니라 동방적인 것이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심리학적 유비로 위격들의 차이를 해석하고자 시도하고 위격들의 상호관계에 관한 진술이 없는 경우가 있다는 점을 인정하며 삼위일체의 외적(ad extra) 사역들의 통일성을 강조함으로써 이런 사실을 가시화했다. 이 모든 것으로 삼신론의 위험이 감소되었는데, 그 위험은 전통적 교의에서 결코 완전히 제거될 수 없었으며 아버지에 대한 아들의, 아들에 대한 영의 종속론과 늘 연관되어 있었다. 그리스 정교회의 삼위일체 이해에 존재하는 종속론적 요소 배후에는 고대 그리스 방식의 실재와의 만남이 보여주는 가장 근본적이고 가장 지속적인 흔적 중 하나가 존재하는데, 그것은 실재를 등급에 따라 가장 낮은 등급부터 가장 높은 등급으로 (그리고 그 반대로) 해석하는 것이다.
_제4부 IV. B. 삼위일체 교의 중에서
교회사는 자신이 세계사의 일부이기 때문에 자신을 심판하면서 세계사도 심판한다. 교회사는 세계사에 영향을 준다. 지난 2,000년 동안 서구인류에서 세계사는 교회들의 변형하는 영향을 받으며 움직였다. 예를 들어 교회들의 실존은 사회적 관계들의 분위기를 변화시켰다. 이것은 문제이면서 또한 사실이다. 기독교는 수용되는 곳마다 인격 대 인격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켰다. 이것은 대부분의 사람이나 많은 사람에 의해서 이 변화의 결과들이 실천되었다는 말이 아니다. 이것은 인간관계의 새로운 방식을 실천하지 않는 자는 그 관계를 알고 있을지라도 양심이 불편하게 되었다는 말이다. 아마 우리는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교회사는 새로운 존재의 충격을 받아들였지만 옛 존재의 방식들을 따르고 있는 자들에게서 불편한 양심을 낳음으로써 세계사에 주요한 충격을 주었다. 기독교 문명은 하나님 나라가 아니지만 그 나라를 지속적으로 기억하게 한다.
_제5부 II. C. 하나님 나라와 세계사 중에서
책소개
20세기 초반 일군의 신진 신학자들이 선배들의 자유주의 신학을 비판하면서 등장했다. 그 대표자로 칼 바르트, 에밀 브루너, 프리드리히 고가르텐, 루돌프 불트만 그리고 폴 틸리히 등을 들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들은 이후 자신들만의 독자적인 신학을 전개해나갔지만, 그들이 자유주의를 비판했던 지점은 동일했다. 그들은 키에르케고르의 영향을 받아 하나님과 인간의 무한한 차이를 강조했던 것이다.
그렇게 등장한 신진 학자 중 대표자인 칼 바르트는 『교회교의학』을 통해 교회가 고백하는 신앙의 내용을 학문적으로 검토하는 신학을 전개했지만, 또 다른 대표자인 폴 틸리히는 교회와 세계, 신학과 철학의 관계를 새롭게 정립하는 작업을 전개해나갔다. 이를 위해 틸리히는 당대의 존재론 철학과 실존주의 철학뿐만 아니라 사회학과 정치학, 심리학과 미학 등 다양한 학문과 적극적으로 대화하면서 그 안에서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종교적 관심 및 궁극적 관심을 발견하고자 노력했고, 이에 대해서 신학적으로 대답하고자 시도했다.
그러한 시도를 위해서 그는 “상관관계의 방법”이라는 고유한 방법을 제시하게 되었는데, 이는 철학적인 실존적 물음에 대해서 기독교의 상징으로 대답하는 방법이었다. 그는 이 방법에 따라 이성의 한계에 대해서 계시로, 유한성의 불안에 대해서 존재 자체인 하나님으로(제1권), 실존적 소외에 대해서 새로운 존재인 그리스도로서의 예수로(제2권), 생명의 모호함에 대해서 영으로, 역사의 모호함에 대해서 하나님의 나라로 각기 그 대답을 제시했고(제3권), 『폴 틸리히 조직신학』에서 그 물음과 대답을 철학적·신학적으로 정교하게 해명했다.
1933년 나치의 탄압을 피해 미국으로 건너온 틸리히는 유니온 신학교에서 자리를 잡았지만, 학계에서만 인정받을 뿐 대중적으로는 무명의 학자였다. 하지만 1948년 설교집 『흔들리는 터전』(The Shaking of the Foundation)이 베스트셀러가 된 후 1951년 『폴 틸리히의 조직신학』 제1권이 출간되자 그는 미국 지성계의 스타가 되었다. 이후 그는 유니온 신학교에서 은퇴하고 하버드 대학교의 교수가 되어 1957년 『폴 틸리히의 조직신학』 제2권을 출간했으며, 시카고 대학교의 교수가 되어 1963년 『폴 틸리히 조직신학』 3권을 출간함으로써 자신의 『조직신학』을 완간했다. 혹자는 틸리히에 대해서 “미국 역사상 가장 널리 알려진 신학자였을 것”(데이비드 켈시)이라는 평가를 하기도 한다.
『폴 틸리히 조직신학』 안에서 전개되는 그의 신학이 기독교의 메시지를 온전히 설명하면서도 당대의 철학적 물음에 적절하게 대답하는 신학이었는지 판단하는 것은 독자의 몫이다. 그 판단의 결과가 어떠하든, 이 책을 읽는 독자는 오늘날 게토화가 되어가는 교회와 신학이 세상과 어떻게 소통할 것인지, 그리고 그 소통이 얼마나 중요한지 고민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60대 중반(1951, 제1권)부터 출간되어 80세를 바라보는 나이(1963, 제3권)에 완간된 그의 『조직신학』 속에서 독자들은 대가의 완숙한 신학 사상을 맛보게 될 것이며, “조직”신학의 거대하고 정교한 “체계”에 전율하게 될 것이다. 『폴 틸리히 조직신학』은 오래전 한국어로 소개되었으나 틸리히 신학을 전공한 역자에 의해 금번에 새롭게 번역·출간됨으로써 틸리히의 위대한 신학 체계를 훨씬 명료하고 이해하기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책의 재출간은 한국 신학계의 경사와 같은 일이다.
지은이 및 옮긴이 소개
지은이 | 폴 틸리히(Paul Tillich)
베를린 대학교, 튀빙겐 대학교, 할레 대학교에서 신학과 철학을 공부했고, 특히 독일 관념론 철학자 피히테의 철학에 관심을 기울였으며, 셸링에 관한 연구로 브레슬라우 대학교에서 철학박사 학위와 할레 대학교에서 신학 강의 자격(Lizentiat der Theologie)을 얻었다. 브란덴부르크주 루터교회에서 목사 안수를 받았으며, 제1차 세계대전 때 자원하여 군목으로 활동하며 유럽 문화의 끝을 알리는 끔찍한 재앙을 경험했다. 전쟁 후 할레 대학교에서 슐라이어마허 이전의 초자연주의에 관한 연구로 교수 자격(Habilitation)을 얻고 베를린 대학교에서 사강사(Privatdozent)로 학문 활동을 시작했으며, 마르부르크 대학교, 드레스덴 공과대학교, 라이프치히 대학교에서 정교수로 철학과 사회학을 가르치면서 프랑크푸르트학파 구성원들과 교류하다가 유대인 탄압을 반대했다는 이유로 비유대인으로서는 최초로 나치 정권에 의해 해직되었다. 라인홀드 니버의 도움으로 미국으로 망명하여 유니온 신학교에서 20년 동안 종교철학과 조직신학과 철학적 신학을 가르쳤으며, 하버드 대학교의 특별 교수(University Professor)와 시카고 대학교 신과대학의 존 뉴빈 석좌교수(John Nuveen Professor)를 지냈다. 20세기 가장 중요한 개신교 신학자와 종교철학자로 꼽힌다. 주요 저작으로는 『프로테스탄트 시대』, 『존재의 용기』, 『문화의 신학』, 『경계선 위에서』, 『흔들리는 터전』, 『영원한 지금』, 『믿음의 역동성』 등이 있다.
옮긴이 | 남성민
연세대학교에서 신학을, 동 대학교 대학원에서 조직신학을 공부했으며 “폴 틸리히의 구원론 연구”로 박사학위(Ph.D.)를 받았다. 이후 고려신학대학원대학교에서 목회학석사(M.Div.)를 마쳤고, 현재 부천 “참빛교회”에서 유초등부와 교구 담당 부목사로 사역하고 있다. 논문으로 “폴 틸리히의 신학에서 본질, 실존 그리고 생명의 체계”가 있으며, 역서로는 폴 틸리히의 『문화의 신학』(IVP), 『폴 틸리히 조직신학 1, 2』(새물결플러스), 『성서 종교와 궁극적 실재 탐구』(비아) 『성서 종교와 궁극적 실재 탐구』(비아)가 있다.
차례
서론 • 18
제4부 생명과 영
Ⅰ. 생명과 그 모호성 및 모호하지 않은 생명 요청
A. 생명의 다차원적 일치 • 26
1. 생명: 본질과 실존 • 26
2. “수준들”에 반대되는 사례 • 29
3. 차원, 영역, 정도 • 32
4. 생명의 차원들과 그것들의 관계 • 35
a) 무기적 영역과 유기적 영역 안에 있는 차원들 • 35
b) 생명의 한 차원인 정신의 의미 • 41
c) 정신의 차원과 앞에 언급된 차원들의 관계 • 47
d) 정신 차원의 규범들과 가치들 • 52
B. 생명의 자기-현실화와 그 모호성들 • 54
근본적 고찰: 생명의 기본적 기능들과 그 기능들의 모호성의 본성 • 54
1. 생명의 자기-통합과 그 모호성 • 58
a) 개체화와 중심성 • 58
b) 일반적인 자기-통합과 분열: 건강과 질병 • 60
c) 정신의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생명의 자기-통합: 도덕성 또는
인격적 자기의 구축 • 65
d) 인격적 자기-통합의 모호성: 희생의 가능성, 실재성, 모호성 • 70
e) 도덕법의 모호성: 도덕적 명령, 도덕적 규범, 도덕적 동기 • 74
2. 생명의 자기-창조와 그 모호성 83
a) 역동성과 성장 • 83
b) 정신의 차원 밖에서 이루어지는 자기-창조와 파괴: 생명과 죽음 • 85
c) 정신의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생명의 자기-창조: 문화 • 94
d) 문화적 행위의 모호성: 의미의 창조와 파괴 • 110
e) 인문주의의 모호성 • 132
3. 생명의 자기-초월과 그 모호성 • 136
a) 자유와 유한성 • 136
b) 자기-초월과 일반적 불경화: 생명의 위대함과 그 모호성 • 138
c) 위대한 것과 비극적인 것 • 145
d) 도덕 및 문화와 관계 맺고 있는 종교 • 148
e) 종교의 모호성 • 153
C. 모호하지 않은 생명 요청과 그 생명을 예견하는 상징들 • 166
Ⅱ. 영적 현존
A. 인간의 정신에서 이루어지는 영적 현존의 현현 • 172
1. 인간의 정신에서 이루어지는 신적인 영의 현현의 특징 • 172
a) 인간의 정신과 신적인 영의 원론적 관계 • 172
b) 구조와 황홀경 • 177
c) 영적 현존의 매개들 • 186
2. 인간의 정신에서 이루어진 신적인 영의 현현의 내용: 신앙과 사랑 • 199
a) 초월적 연합과 그 연합에 참여함 • 199
b) 신앙으로 현현하는 영적 현존 • 201
c) 사랑으로 현현하는 영적 현존 • 207
B. 역사적 인류에서 이루어지는 영적 현존의 현현 • 214
1. 영과 새로운 존재: 모호성과 단편성 • 214
2. 종교들에서 나타나는 영적 현존과 새로운 존재 예견 • 217
3. 그리스도로서의 예수에서 나타난 영적 현존: 영 기독론 • 223
4. 영적 공동체에서 나타나는 영적 현존과 새로운 존재 • 231
a) 그리스도로서의 예수와 영적 공동체에서 나타난 새로운 존재 • 231
b) 잠복 단계의 영적 공동체와 현현 단계의 영적 공동체 • 236
c) 영적 공동체의 표지들 • 239
d) 영적 공동체와 종교, 문화, 도덕의 일치 • 243
Ⅲ. 신적인 영과 생명의 모호성들
A. 영적 현존과 종교의 모호성 • 250
1. 영적 공동체, 교회, 교회들 • 250
a) 영적 공동체의 존재론적 특징 • 250
b) 교회들의 역설 • 254
2. 교회들의 생명과 종교의 모호성에 대항하는 투쟁 • 266
a) 교회들의 생명 속에 있는 신앙과 사랑 • 266
b) 교회들의 기능, 모호성과 영적 공동체 • 280
3. 교회 안에 있는 개인과 영적 현존 • 328
a) 개인의 교회 가입과 회심 경험 • 328
b) 교회 안에 있는 개인과 새로운 존재 경험 • 333
4. 영적 현존과 개신교적 원리에 의한 종교의 정복 • 366
B. 영적 현존과 문화의 모호성 • 369
1. 영적 현존의 관점으로 본 종교와 문화 • 369
2. 인문주의와 신율 관념 • 374
3. 영적 현존의 신율적 현현 • 378
a) 신율: 진리와 표현 • 378
b) 신율: 목적과 인간성 • 386
c) 신율: 힘과 정의 • 392
C. 영적 현존과 도덕의 모호성 • 397
1. 영적 현존의 관점으로 본 종교와 도덕: 신율적 도덕 • 397
2. 영적 현존과 인격적 자기-통합의 모호성 • 400
3. 영적 현존과 도덕법의 모호성 • 405
D. 영적 현존의 치유하는 힘과 생명 일반의 모호성 • 410
1. 영적 현존과 생명 일반의 모호성 • 410
2. 치유, 구원, 영적 현존 • 413
Ⅳ. 삼위일체적 상징들
A. 삼위일체적 상징 체계의 동기들 • 421
B. 삼위일체 교의 • 426
C. 삼위일체 문제의 재개방 • 434
제5부 역사와 하나님 나라
서론 • 442
조직신학에서 제5부의 위치와 생명의 역사적 차원 • 442
Ⅰ. 역사와 하나님 나라 요청
A. 생명과 역사 • 446
1. 인간과 역사 • 446
a) 역사와 역사 의식 • 446
b) 인간 역사의 관점에서 본 역사적 차원 • 449
c) 역사 이전과 역사 이후 • 455
d) 역사의 담지자들: 공동체, 인격성, 인류 • 458
2. 역사와 존재의 범주들 • 465
a) 생명 과정들과 범주들 • 465
b) 시간 및 공간과 생명 일반의 차원들 • 468
c) 역사적 차원에서 시간과 공간 • 472
d) 인과율, 실체, 생명 일반의 차원들 • 476
e) 역사적 차원에서 인과율과 실체 • 480
3. 역사의 역동성 • 483
a) 역사의 운동: 경향, 구조, 시대 • 483
b) 역사와 생명 과정 • 490
c) 역사적 진보: 그 실재와 한계 • 492
B. 역사적 차원에서 생명의 모호성들 • 501
1. 역사적 자기-통합의 모호성들: 제국과 중앙집중화 • 501
2. 역사적 자기-창조의 모호성들: 혁명과 반동 • 506
3. 역사적 자기-초월의 모호성들: 기존의 “제3의 단계”와 기대되는 “제3의 단계” • 508
4. 역사 속 개인의 모호성들 • 511
C. 역사 해석과 하나님 나라의 요청 • 515
1. 역사 해석의 본성과 문제 • 515
2. 역사의 의미 물음에 대한 부정적 대답들 • 518
3. 역사의 의미 물음에 대한 긍정적이지만 부적절한 대답들 • 521
4. 역사의 의미 물음에 대답하는 “하나님 나라” 상징 • 527
a) “하나님 나라” 상징의 특질들 • 527
b) “하나님 나라” 상징이 가진 내재적 요소와 초월적 요소 • 530
Ⅱ. 역사 속에 있는 하나님 나라
A. 역사의 역동성과 새로운 존재 • 534
1. “구원사”라는 관념 • 534
2. 역사에서 나타난 하나님 나라의 중심적 현현 • 537
3. “카이로스”와 “카이로스들” • 543
4. 역사적 섭리 • 548
B. 하나님 나라와 교회들 • 552
1. 역사 속에서 하나님 나라의 재현자인 교회들 • 552
2. 하나님 나라와 교회사 • 556
C. 하나님 나라와 세계사 • 563
1. 교회사와 세계사 • 563
2. 하나님 나라와 역사적 자기-통합의 모호성 • 567
3. 하나님 나라와 역사적 자기-창조의 모호성 • 571
4. 하나님 나라와 역사적 자기-초월의 모호성 • 574
5. 하나님 나라와 역사 속 개인의 모호성 • 576
Ⅲ. 역사의 종말로서의 하나님 나라
A. 역사의 종말 또는 영원한 생명 • 579
1. “역사의 종말”의 이중적 의미와 그 종말의 영구적 현존 • 579
2. 역사의 종말: 시간적인 것이 영원으로 상승 • 583
3. 역사의 종말: 부정적인 것을 부정적인 것으로 폭로함 또는 “궁극적 심판•”585
4. 역사의 종말과 생명의 모호성의 최종적 정복 • 590
5. 영원한 복: 부정적인 것의 영원한 정복 • 594
B. 개체적 인격과 그의 영원한 운명 • 597
1. 보편적 완성과 개체적 완성 • 597
2. 상징으로서의 불멸과 개념으로서의 불멸 • 603
3. 부활의 의미 • 607
4. 영원한 생명과 영원한 죽음 • 611
C. 하나님 나라: 시간과 영원 • 617
1. 영원과 시간의 운동 • 617
2. 영원한 생명과 신적 생명 • 619
추천사 중에서
『폴 틸리히 조직신학』은 20세기 중반 서구 지성인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기독교의 신학 체계(theological system)를 재구성한 고전적 작품이다. 경계에 선 신학자로서 틸리히는 상황의 질문에 복음으로 응답하는 변증신학의 진수를 보여준다. 특히 복음과 상황을 연결하는 틸리히의 상관관계 방법은 지난 반세기 동안 상황과 상황을 이해하는 방식이 다변화하는 가운데 다양한 상황 신학의 출현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끼쳤다. 이 책은 현대 기독교 사상을 공부하는 모든 사람이 읽어야 할 필독서다.
김정형 | 연세대학교 연합신학대학원 종교철학 부교수
보수적인 신학의 약점은 상황에 대한 관심의 부족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격동의 시대 가운데 자신의 모국에서 추방당하여 미국 땅에서 신학 작업을 했던 틸리히가 제시하고 있는 이 시대의 진지한 물음들에 대한 존재론적 대답을 발견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의 일독을 권한다.
박찬호 | 백석대학교 신학대학원 조직신학 교수
틸리히는 현재의 문화와 역사적 기독교를 중재하는 문화신학을 시도한다. 그것은 변증학적 차원을 지닌 상관관계의 신학이며, 유한한 인간의 실존이 당면한 깊은 질문을 하나님의 계시로부터 신학적으로 대답하는 체계다. 새로운 존재에 실존적 참여를 독려하는 그의 생각은 깊고 우상 파괴적이며 표현은 명료하면서도 함축적이어서 이 책의 독서에 필요한 인내만큼 얻는 유익도 황홀할 것이다.
유해무 | 고려신학대학원대학교 교의학 은퇴 교수
『폴 틸리히 조직신학』은 진리를 상황과 연결시킨 20세기 개신교 신학의 최고 역작이다. 이 책은 복음의 합리적 증언을 목적으로 한 기독교 신학의 고전이다. 신학적 사유의 깊이와 체계적 완결성은 독자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한다. 특히 이 책은 시대의 물음에 대한 많은 대답의 실마리를 제공한다. 신의 의미를 상실한 혼돈의 시대일수록 『폴 틸리히 조직신학』은 신학의 매력과 존재의 심원한 의미를 더욱 드러낼 것이다.
전 철 | 한신대학교 신학부 조직신학 교수
『폴 틸리히 조직신학』은 진리의 보편타당성과 객관성이라는 근대적 기준이 우리가 살아야 하는 상황에 무관하게 군림해온 문제를 직시하고 상황에 의미 있게 구현될 진리의 가능성을 추구하려는 우리 시대를 열어준 선구적 작품이다. 아직도 초역사적 진리관이라는 강박에 지배당하는 한국교회를 향한 흔하지 않은 예언자적 사자후이니 밀도 있는 독해는 새로운 믿음의 지평을 열어줄 것이다.
정재현 | 연세대학교 연합신학대학원 종교철학 교수
문화신학자로 널리 알려진 틸리히는 전 세계의 많은 신학자에게 “궁극적 관심”과 “철학적 질문과 신학적 응답”이라는 상관관계의 신학으로 널리 알려진 대단히 훌륭한 학자다. 『폴 틸리히 조직신학』이 앞으로 한국 신학이 발전하는 일에 밑바탕이 되길 소망한다. 이 책이 조직신학을 배우길 소망하는 목회자와 신학생 그리고 평신도들에게 두루 읽히길 바란다. 조직신학자로서 본인은 이 책을 적극적으로 추천한다.
최태관 | 감리교신학대학교 조직신학 교수
본문 중에서
아가페의 원리는 도덕적 명령의 무조건적 타당성을 표현하며 모든 윤리적 내용에 궁극적 규범을 제공한다. 그런데 또 세 번째 기능이 있다. 그 원리는 도덕적 동기화의 원천이 된다. 그것은 필연적으로 명령하고 위협하며 약속한다. 그 이유는 그 법의 완성이 곧 자신의 본질적 존재와의 재연합, 또는 중심을 가진 자기의 통합이기 때문이다. 바울이 말했듯이 법은 “선하다.” 하지만 바로 이 지점에서 가장 깊고 위험한 모호성이 나타나는데, 그 모호성은 바울, 아우구스티누스, 루터를 혁명적 경험으로 내몰았던 모호성이다. 법은 인간이 자기로부터 소외되었음을 표현한다. 잠재성이기만 한 것 또는 창조된 순결 상태에서는 법이 없다. 왜냐하면 인간은 자신이 속해 있는 것, 곧 자기 세계와 자기 자신의 신적 근거와 본질적으로 연합되어 있기 때문이다.
_제4부 I. B. 생명의 자기-현실화와 그 모호성들 중에서
종교개혁가들이 그리스도인의 양심을 교회의 권위로부터 해방시킨 것도 새로운 권위로부터의 해방, 즉 성서의 문자로부터의 해방, 신학성서 해석자들의 신조적 진술로부터의 해방에 대한 열망을 낳았다. 그것은 영의 이름으로 수행되었던, 로마의 교황과 새로운 교황—성서와 성서의 스콜라주의적 수호자—을 향한 공격이었다. 영은 “하나님의 현존”을 의미하기 때문에 어떠한 인간적 형식의 생명과 사상도 영으로부터 차단될 수 없다. 하나님은 어떠한 자신의 현현에도 얽매이지 않는다. 영적 현존은 확립된 말씀과 확립된 성례를 돌파한다. 성령 운동이 끌어낸 결론은 영에는 그런 매개가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하나님은 인간의 깊이에 머물며 말씀할 때 “내적인 말씀”을 통해서 말씀한다. 그 말씀을 듣는 자는 새롭고 인격적인 계시를 받아들이게 되는데, 그 계시는 교회의 계시적 전통으로부터 독립되어 있다.
_제4부 II. A. 인간의 정신에서 이루어지는 영적 현존의 현현 중에서
교회들은 교회들의 영적 본질과 역설적 일치를 이루고 있으면서도 동시에 사회학적 실재이며 생명의 사회적 자기-창조의 모든 모호성을 보여준다. 그러므로 교회는 지속적으로 다른 사회적 집단들과 만나며 그것들과 영향을 주고 받는다. 조직신학은 이런 관계에 뒤따르는 실천적 문제를 다룰 수는 없지만, 교회가 교회로서 다른 사회적 집단들과 관계 맺는 방식과 원리를 정식화하고자 시도해야 한다.
_제4부 III. A. 영적 현존과 종교의 모호성 중에서
삼위일체 교리는 동방뿐만 아니라 서방에서도 수용되었지만, 그 교리의 정신은 서방적인 것이 아니라 동방적인 것이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심리학적 유비로 위격들의 차이를 해석하고자 시도하고 위격들의 상호관계에 관한 진술이 없는 경우가 있다는 점을 인정하며 삼위일체의 외적(ad extra) 사역들의 통일성을 강조함으로써 이런 사실을 가시화했다. 이 모든 것으로 삼신론의 위험이 감소되었는데, 그 위험은 전통적 교의에서 결코 완전히 제거될 수 없었으며 아버지에 대한 아들의, 아들에 대한 영의 종속론과 늘 연관되어 있었다. 그리스 정교회의 삼위일체 이해에 존재하는 종속론적 요소 배후에는 고대 그리스 방식의 실재와의 만남이 보여주는 가장 근본적이고 가장 지속적인 흔적 중 하나가 존재하는데, 그것은 실재를 등급에 따라 가장 낮은 등급부터 가장 높은 등급으로 (그리고 그 반대로) 해석하는 것이다.
_제4부 IV. B. 삼위일체 교의 중에서
교회사는 자신이 세계사의 일부이기 때문에 자신을 심판하면서 세계사도 심판한다. 교회사는 세계사에 영향을 준다. 지난 2,000년 동안 서구인류에서 세계사는 교회들의 변형하는 영향을 받으며 움직였다. 예를 들어 교회들의 실존은 사회적 관계들의 분위기를 변화시켰다. 이것은 문제이면서 또한 사실이다. 기독교는 수용되는 곳마다 인격 대 인격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켰다. 이것은 대부분의 사람이나 많은 사람에 의해서 이 변화의 결과들이 실천되었다는 말이 아니다. 이것은 인간관계의 새로운 방식을 실천하지 않는 자는 그 관계를 알고 있을지라도 양심이 불편하게 되었다는 말이다. 아마 우리는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교회사는 새로운 존재의 충격을 받아들였지만 옛 존재의 방식들을 따르고 있는 자들에게서 불편한 양심을 낳음으로써 세계사에 주요한 충격을 주었다. 기독교 문명은 하나님 나라가 아니지만 그 나라를 지속적으로 기억하게 한다.
_제5부 II. C. 하나님 나라와 세계사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