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구약성경의 에스겔서는 묵시적 종말론서에 가까운 책으로서, 환상과 상징이 다수 점철된 까닭에 본문의 의미를 정확히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이로 인해 에스겔서를 다루는 목회자나 신학자들의 해석은 문자적 해석에서 알레고리 해석까지 스펙트럼이 다양하여 공통분모를 찾기가 쉽지 않다. 특히 종말론에 관해서는 해석자의 주관에 따라 천차만별로 해석되기도 한다. 더욱이 에스겔서를 관통하는 통일된 신학적 주제를 발견하고 이를 기초로 개개의 내용을 파악하려는 시도는 거의 전무한 상태다. 따라서 신학자들조차 에스겔서를 체계 있게 이해하고 가르치는 데 버거움을 느끼며, 목회자들도 교회에서 에스겔서를 설교할 때 본문을 단편적으로 전할 뿐 통일적 시각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에스겔서의 해석과 신학』은 책 전체를 꿰뚫는 통일된 메시지 아래 개별 단락들을 자세히 분석함으로써 한결 쉽게 본문에 다가갈 수 있게 해준다. 구체적으로 보자면, 본문의 의미를 객관적으로 살피기 위해 각 단락의 수사적 구조를 살피고 그것으로 뒷받침되는 본문 전체의 중심 메시지를 고찰하면서 에스겔서를 해석하고 그 신학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에스겔서의 본문을 균형 있게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저자가 말하는 에스겔서의 핵심 메시지는 “하나님의 거룩한 임재 안에 거하는 삶”이다. 저자는 이에 따라 본문의 구조를 밝히면서 각 단락이 거룩한 임재 안에 거하는 삶과 관련하여 어떤 메시지를 주는지를 세밀한 석의(釋義) 작업을 통해 논증한다.
이 책은 에스겔서 전체를 크게 전반부(1-32장)와 후반부(33-48장)로 나누어 설명한다. 책의 설명에 따르면 전반부는 유다에 대한 심판의 메시지를, 후반부는 미래에 있을 회복과 새 성전에 관한 메시지를 중심으로 한다. 전반부는 무엇보다 하나님의 임재를 훼손한 유다 백성에 대해 심판을 선고하고, 하나님의 임재에서 이탈한 모습이 언약을 배반한 행위임을 가르쳐준다. 그뿐만 아니라 유다를 유혹하여 하나님의 임재에서 떠나게 하거나 유다를 적대시하면서 하나님의 임재를 조롱하고 훼손했던 열국도 같은 맥락에서 심판받을 것이라고 선언한다. 이처럼 전반부 전체가 하나님의 임재가 얼마나 거룩한 것이며 이를 훼손하면 얼마나 큰 대가를 치르게 되는지를 강력하게 드러낸다는 것이 이 책의 주장이다.
전반부를 개략적으로 살펴보면, 유다가 하나님의 임재를 방해한 방식은 첫째로 우상숭배다. 유다는 마음이 마치 돌로 된 우상처럼 딱딱하게 굳어져서 인간성을 잃고 자신이 숭배하는 우상과 같은 존재로 전락했다. 또한 이기적인 마음으로 포악과 불의를 행하고 하나님의 형상인 인간의 피를 흘렸다. 이것이 바로 유다가 심판받고 예루살렘이 멸망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에 대해 하나님은 우상 같은 존재로 전락한 유다 백성을 파괴된 우상들 사이에 쓰러트리시고, 그들이 행한 대로 포악의 몽둥이에 맞게 하시는 등 자업자득의 심판을 내리신다. 또한 심판으로 하나님의 영광이 떠난 유다를 조롱하며 적대시한 열국, 애초에 유다가 하나님의 임재를 떠나도록 유혹한 열국 또한 하나님의 임재를 훼방한 대가로 심판받게 된다.
에스겔서의 후반부 역시 하나님의 임재라는 커다란 틀 속에서, 종말에 하나님의 임재 안에 거하는 삶을 위한 하나님의 비전을 제시한다. 유다는 하나님의 임재를 떠난 대가로 심판받고 멸망에 이르렀지만, 종말에 하나님은 새 언약을 통해 자기 백성과 언약을 맺고 그들로 하여금 하나님의 임재 안에 거하는 삶을 살도록 이끄실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이 책은 특히 에스겔 40-48장에 묘사된 종말의 성전과 예배, 그리고 땅 분배가 성전으로 지어져 가는 오늘날 새 언약 백성의 이미지와 삶을 상징한다고 이해하며, 새 언약 백성이 어떻게 하나님의 임재 안에 거해야 하는지에 대한 깊은 통찰을 준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종말의 성전 예배에서는 왕과 백성이 모두 참석하는 성회가 강조되고 있고, 화목제 제사가 크게 부각된다. 이런 특징은 오늘날 새 언약 백성인 성도들의 예배가 기본적으로 모여서 드리는 예배가 되어야 하며, 화목제와 같이 하나님과의 교제의 기쁨을 드러내는 예배의 모습을 가져야 한다는 교훈을 준다고 본다. 덧붙여 에스겔서에 언급된 종말에 지어질 성전의 완벽한 구성과 치수는 종말에 성전으로 지어져 가는 새 언약 백성에게 하나님의 완벽한 뜻을 상기시켜, 지속적으로 자신의 죄를 돌아보고 거룩한 것과 속된 것을 구별하도록 인도한다(겔 42:20; 43:10). 그래서 새 언약 백성에게 하나님이 임재하시는 완벽한 성전으로 자라가도록 동기부여를 한다고 본다.
오늘날 팬데믹 시대를 맞이해 교회 예배의 지형도가 크게 변하고 있다. 특히 비대면 예배가 시행되면서 예배에 대한 상충된 견해가 그 어느 때보다 큰 파열음을 일으키고 있다. 그런 시점에서 이 책은 에스겔서에 드러난 하나님의 임재 신학의 진수를 보여줌으로써 하나님의 임재 안에 거하는 예배와 삶이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지침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하나님의 임재처를 자처하나 실제로는 그분의 임재에 떠난 허울뿐인 세속화된 교회가 하나님 앞에서 얼마나 가증한 것인지를 일깨워주고 있다. 본서는 무엇보다도 “성진 신학”의 관점에서 에스겔서를 공부하려는 이들에게 귀중한 통찰을 줄 것이다.
지은이 소개
지은이 | 김창대
서울대 영문학과(B.A.)와 총신대 신대원(M.Div.)을 졸업한 후에, 미국 Trinity International University에서 구약학으로 신학 석사(Th.M.)와 철학 박사(Ph.D.) 학위를 취득하였다. 박사 학위 논문의 제목은 “창조 모티프의 틀에서 본 예레미야의 새 언약”(Jeremiah’s New Covenant within the Framework of the Creation Motif)이다. 현재 안양대학교 신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신학과와 신학대학원에서 구약학을 가르치고 있다.
저서로 『이사야서의 해석과 신학』(CLC), 『한 권으로 꿰뚫는 소예언서』(IVP), 『한 권으로 꿰뚫는 시편』(IVP), 『주님과 같은 분이 누가 있으리요?: 미가서 주해』(그리심), 『예레미야서의 해석과 신학: 하나님을 아는 자가 되어라』(새물결플러스)가 있다. 그 외에 다수의 경건 서적을 번역하였다.
차례
서문
서론
1. 에스겔서의 역사적 배경
2. 에스겔의 활동
3. 에스겔서의 저작과 구조
4. 에스겔서의 신학적 주제들
전반부(1-32장)
I. 유다에 대한 심판(1-24장)
1. 유다의 멸망(1-11장)
2. 예루살렘이 바빌로니아에게 멸망하는 구체적 이유(12-24장)
II. 열국을 향한 심판 신탁(25-32장)
1. 네 나라에 대한 심판(25장)
2. 두로에 대한 심판(26:1-28:19)
3. 시돈에 대한 심판과 이스라엘의 회복(28:20-26)
4. 이집트에 대한 심판(29-32장)
후반부(33-48장)
I. 새 언약을 통한 이스라엘의 회복(33-39장)
1. 예루살렘 멸망 예언의 성취와 하나님의 말씀(33장)
2. 메시아를 통한 땅의 회복과 백성의 변형(34-37장)
3. 땅의 안전: 종말에 곡과의 전쟁에서 승리(38-39장)
II. 종말에 있을 성전의 변형(40-48장)
1. 성전 구역에 여호와의 영광이 임함(40:1-43:12)
2. 성전 예배와 성전 구역 주위의 땅에 관한 규례(43:13-46:24)
3. 땅의 변형과 지파별 땅 분배(47-48장)
참고문헌
추천사 중에서
급변하는 기후 상황, 환경 파괴의 위협, 팬데믹이 전 세계의 정치, 경제, 사회뿐 아니라 급기야 기독교의 핵심인 예배에까지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혼돈의 시대다. 말세가 아닐까 싶은 징조를 목도하는 이와 같은 때에, 묵시적 종말론의 종합 편인 에스겔서에 관한 책이 나오게 된 것은 반가운 일이다. 목사님과 신학도뿐 아니라 에스겔서를 깊고 진지하게 공부하며 다가올 미래의 상징적 의미까지 알아보고 싶은 모든 분에게 권한다. 에스겔은 “하나님이 강하게 하신다”는 뜻인데, 에스겔서를 공부하는 모든 독자를 “하나님이 강하게 해주셔서” 난세를 극복하는 지혜를 배우기를 축원하는 바이다.
김윤희 | 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학교 총장, FWIA 대표
에스겔서는 여러모로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책이다. 에스겔서 자체의 서술이 논리적 순서를 따르지 않을 뿐 아니라, 상징과 환상으로 가득 차 있어서 그렇다. 그래서 에스겔서를 올바로 읽으려면 반드시 제대로 된 길잡이가 필요하다. 예언서 최종 형태 본문의 구성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풀어서 한국 신학계와 교계에 찬찬히 펴내는 일에 매진하고 있는 저자는 본서에서 이 에스겔서를 주석하였다. 벌써 저자는 전작인 이사야, 예레미야, 소예언서는 물론 시편 저서에서 본문 분석과 주석의 탁월함을 보여주었다. 이 책에서도 저자의 말대로 에스겔서의 문자적 해석과 상징적 해석을 병행하려는 노력을 여실히 체감할 수 있다. 에스겔서 본문의 수사적 구조를 꼼꼼히 분석한 뒤 한 구절 한 구절 세심하게 주석한 이 책은 에스겔서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서 “하나님의 거룩한 임재”를 경험하려 하는 독자들에게 훌륭한 길잡이가 될 것이다.
김정훈 | 부산장신대학교 구약학 교수
본서는 한국인 학자가 자세히 풀어 쓴 에스겔 주석서이다. 원전을 일대일로 읽고 주해한 책은 아닐지라도 에스겔서의 짜임새와 구조를 자세히 연구하여 에스겔서의 신학적 메시지를 잘 드러내고 있다. 저자는 에스겔서를 큰 단원으로 나눠 읽을 뿐만 아니라 각 장의 연결성을 잘 주목하고 에스겔서를 해석하고 있다. 본서는 에스겔서가 그동안 낯설었던 독자들에게는 친절한 안내서가 될 것이다. 세 가지 이유를 들어 이 책의 일독을 추천한다. 첫째, 이 책은 에스겔서의 개별 본문에 맞게 다양한 해석 방법을 활용하여 전체적으로 균형감각을 잘 유지하고 있다. 묵시록적인 비유와 난해한 난수표 같은 동물, 나무 메타포 등에 대해서는 당대의 역사적 의미 파악에 충실하면서도 그것이 가리키는 종말론적인 차원까지도 잘 다루고 있다. 둘째, 에스겔서를 아침에 큐티할 때 읽을 성도나 설교 본문으로 삼는 설교자 모두에게 유용한 본문 해석과 정보를 잘 제공하고 있다. 저자는 설교자적인 감정의 격앙을 전혀 의도하지 않으며 건조한 학술체를 유지하지만, 전체적인 해석에는 설교자들이 원용할 통찰이 여러 군데서 발견된다. 셋째, 에스겔서를 새 언약과 요한계시록의 종말론과 잘 연동시켜줌으로써 신앙의 책으로 에스겔서를 읽는 그리스도인들에게 위로와 소망을 안겨준다. 불건전하고 퇴폐적인 종말 열광주의자들이 무분별하게 취사선택하며 에스겔서를 농단하는 사태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건강한 신학이 본서의 에스겔 해석을 이끌고 있다.
김회권 | 숭실대학교 기독교학과 구약학 교수
에스겔서 전체를 바라볼 수 있는 최상의 전망대가 김창대 박사의 설계와 시공으로 세워졌다. 탁 트인 전망대에 올라서면 에스겔서 숲 전체를 볼 수 있다. 시원시원하다. 안목이 넓어지는 것을 느낀다. 바벨론 유배지에서 사역했던 에스겔의 메시지는 무엇이었을까? 저자는 에스겔서의 메시지를 두 가지 질문으로 요약한다. “왜 유배를 당해야만 했는가?” “유배가 하나님의 마지막 말이 아니라면 그 후에 어떤 일을 기대할 수 있는가?” 전반부가 죄와 형벌을 다룬다면 후반부는 용서와 회복을 다룬다고 한다. 우상숭배의 치명적 죄는 바빌로니아 유배라는 형벌로 귀착되어 민족적 고난을 겪게 되지만, 은혜로우시고 긍휼이 풍성하신 하나님은 선물로 “새로움”(newness)을 주신다. 새 영, 새 언약, 새 다윗, 새 목자, 새 마음, 새 민족, 새 성전을 말이다. 에스겔서는 무엇보다 신약의 요한복음과 요한계시록 안에서 메아리친다. 저자의 에스겔서 해설은 읽는 사람의 속을 시원하게 해준다. 역사 속에서 일하시는 하나님에 대한 신학적 안목을 넓혀준다. 이 책은 친절한 안내서다. 에스겔서를 옆에 펼쳐놓고 이 책을 읽으면 하나님의 말씀이 쏙쏙 눈에 들어오고 마음 깊이 새겨질 것이다. 예언서 해설 권위자의 손에서 나온 명품이기 때문이다. 에스겔서를 공부하려는 목회자와 신학도에겐 놓칠 수 없는 기회다. 이 책을 잡으라, 읽으라, 공부하라, 깨달으라,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하라. 절대 실망하게 하지 않을 것이다.
류호준 | 백석대학교 신학대학원 구약학 은퇴 교수
『에스겔서의 해석과 신학』의 저자 김창대 박사는 왕성한 저술 활동을 통하여 예언서의 이해에 대한 우리의 저변을 확대해오고 있다. 그중 또 하나가 바로 이 책이다. 저자가 지적한 대로 에스겔서는 신학적으로 난해함은 물론 시간의 프레임 속에 공교하게 수놓인 수수께끼와 같은 책이다. 그래서 학자적인 언어로 이 복잡한 신학의 실타래를 풀어내는 것은 실로 봉사의 열망과 끈기 있는 수고가 없이는 불가능하다. 저자는 예루살렘 성전 파괴를 기점으로 심판(전반부)과 회복(후반부)이라는 메시지의 절단면을 반복된 언어와 신학적 유비를 통하여, 이스라엘의 변화된 삶을 통한 희망의 미래로 연결하며 공시적으로 엮어가고 있다. 마땅하게 읽을 만한 한 권의 에스겔 신학서를 찾는 목회자와 성도들에게 기쁜 마음으로 일독을 권한다.
박영복 | 서울성경신학대학원대학교 구약학 조교수
저자는 예레미야서를 연구하여 박사 학위를 마친 탁월하고 성실한 예언서 전문가이다. 저자는 그동안 꾸준하게 『한 권으로 꿰뚫는 소예언서』(2013), 『이사야서의 해석과 신학』(2019), 『예레미야서의 해석과 신학』(2020) 등 예언서 관련 전문 저술들을 발표했다. 이 책으로 엄청난 분량의 구약 예언서를 집대성하게 되었다. 에스겔서는 환상과 비유와 상징 행동이 대부분을 이루고 있어 해석하기가 여간 까다로운 책이 아니다. 또한 에스겔서는 예언 신학과 더불어 묵시 신학도 포함하고 있어서 또 하나의 해석학적 장벽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이 책은 예언 본문에 대해서는 역사적으로 해석하고, 묵시 본문에 대해서는 종말론으로 해석하면서 그 의미를 설득력 있게 풀이하고 있다. 더 나아가 에스겔서와 유사한 내용을 공유하는 요한복음과 요한계시록의 내용을 상호 연결하여 그 의미를 보다 풍성하게 드러내고 있다. 또한 에스겔서의 중심 주제를 “하나님의 거룩한 임재”로 이해하고 이 기반 위에서 에스겔의 신학을 참신하게 해석하고 있다. “까다로운 에스겔서”를 “친근한 에스겔서”로 조련한 저자의 매직에 박수를 보낸다.
차준희 | 한세대학교 구약학 교수, 한국구약학연구소 소장
에스겔서는 분량과 내용 면에서 흥미롭지만 부담스러운 책이다. 환상가(1-3장, 8-11장, 37장, 40-48장)이면서도 율법 해석가(14장, 18장, 33장)의 이중적인 면모를 보여주는 에스겔과 에스겔서를 제대로 이해하기란 절대 쉽지 않다. 그러나 이 책은 그러한 부담과 우려를 잊게 한다. 이 책에는 에스겔서의 주요 내용이 잘 간추려져 있다. 내용만 간추려진 것이 아니라 본문의 함의가 저자의 명쾌한 설명으로 잘 드러난다. 특별히 이 책은 신약성경과의 관련성 속에서 에스겔서를 새롭게 보게 한다. 에스겔서가 구약성경의 맥락에서 잘 이해되도록 도우면서도 신약 본문과의 연결을 통해 기독교인들이 읽어내야 할 에스겔서의 의미를 잘 풀어주고 있다. “하나님의 거룩한 임재”를 갈망하는 독자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하경택 | 장로회신학대학교 구약학 교수
본문 중에서
에스겔서의 구조는 하나님의 형상이라는 주제를 돋보이게 함으로써, 백성이 심판받는 이유가 하나님의 형상으로서 하나님의 임재 안에 살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교훈을 준다. 이런 심판은 열국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어, 열국도 하나님의 형상으로서 살지 않았기 때문에 유다처럼 심판받게 됨을 드러낸다. 그러면서 종말에 일어날 회복이 백성을 하나님의 형상으로 변형시켜 하나님의 임재 안에 온전히 거하는 자들로 만드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준다.
_서론
하나님이 우상을 파괴하고 우상숭배자들을 우상과 같은 운명으로 만들 때, 백성은 하나님이 여호와임을 알게 될 것이다(6:7). 이 말은 여호와로서의 하나님의 속성을 깨닫게 된다는 뜻이다. 여호와의 이름은 원래 백성과 함께 거하기를 원하시는 하나님의 속성을 알려 주는 칭호다(출 3:14). 그러므로 백성이 하나님께서 여호와임을 알게 된다는 말은 그들이 하나님의 임재를 훼손하여 심판을 받게 된 것을 깨닫고, 하나님의 임재가 얼마나 거룩한 것인지 알게 될 것을 뜻하는 말이다.
_전반부(1-32장) · I-1. 유다의 멸망(1-11장)
14장의 의미론적 초점(semantic focus)은 하나님과 성도의 관계에서 중요한 잣대가 어떤 지도자를 따르느냐가 아니라 개인의 올바른 결단이라는 것이다. 하나님과 올바른 관계를 맺는 문제는 전적으로 개인의 책임이라는 신학이다. 그러므로 이 본문은 거짓 예언자를 의지하며 복을 받으려는 기복적 신앙은 잘못된 것이고, 하나님과의 개인적 관계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교훈을 준다. 이런 점에서 14장은 노아, 다니엘, 욥과 같은 의인의 중보 기도보다 개인적 회심과 하나님의 뜻을 행하는 결단이 더 중요함을 역설한다
_전반부(1-32장) · I-2. 예루살렘이 바빌로니아에게 멸망하는 구체적 이유(12-24장)
파라오는 자신을 나일강의 악어라고 칭하며 본인이 그 강을 창조하였다고 선언한다. 여기서 “악어”로 번역된 히브리어는 고대 근동의 무질서의 세력을 대표하는 바다 괴물(타닌)을 가리킨다.…이 대목에서 이집트의 파라오는 고대 근동의 무질서 세력처럼 하나님의 창조 질서를 대적할 뿐 아니라 강을 만든 창조자를 자처하면서 창조주 하나님을 직접적으로 대적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확실히 이런 파라오의 모습은 직접적인 차원에서 무질서인 죄의 세력임을 보여주는 것으로써 두로 왕보다 더 악한 모습이다.…열국이 스올로 내려가는 것은 하나님의 임재를 훼손했기 때문이다. 이런 차원에서 이집트도 하나님의 임재를 방해한 데다 설상가상으로 하나님의 백성을 유혹했기 때문에 스올로 내려간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_전반부(1-32장) · II-4. 이집트에 대한 심판(29-32장)
전천년설을 주장하는 이들은 요한계시록 20장의 곡의 군대가 그리스도의 재림으로 천년왕국이 세워지고 그 천년왕국이 끝날 때 나타나는 군대라고 말한다(계 20:2, 7-8). 하지만 요한계시록 19-20장을 에스겔 39장과 비교해서 읽으면 요한계시록 20장의 곡 군대는 그리스도의 재림 전에 나타나는 짐승의 군대로 드러나기 때문에 곡 군대의 출현을 그리스도의 재림 이후로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다. 그러므로 전천년주의자들의 말처럼 그리스도의 재림 이후에 천년왕국이 이루어지고 그 이후에 곡 군대의 침입이 있다는 주장은 수정되어야 한다.
_후반부(33-48장) · I-3. 땅의 안전: 종말에 곡과의 전쟁에서 승리(38-39장)
종말의 성전에는 언약궤가 없고 떡 상인 나무 제단만 있다. 이것은 종말에 하나님이 지성소의 언약궤에서 성소의 나무 제단으로 임재하신다는 것을 가르쳐준다. 하나님이 내전(지성소)에 나와 직접 외전(성소)에서 임재하여 백성과 만나실 것이라는 뜻이다. 떡 상은 이스라엘 백성을 상징하는 것이므로 이런 모습은 종말에 새 언약 백성이 하나님이 임재하시는 장소로 변형될 것이라는 의미를 내포한다.
_후반부(33-48장) · II-1. 성전 구역에 여호와의 영광이 임함(40:1-43:12)
레위기에서 지방은 콩팥과 함께 이기적인 욕구를 상징한다(레 3:3-5; 시 17:10; 73:7; 119:70; 욥 15:27; 사 6:10). 그리고 레위기 17:11은 피에 “욕구”(네페쉬)를 뜻하는 생명이 있다고 말하여 피가 이기적인 욕구를 대표함을 알려준다. 그런 의미에서 동물 제사에서 지방과 콩팥은 반드시 태워야 했고 피로 상징되는 이기적인 욕구는 제단 사면에 뿌리거나 제단 밑에 쏟는 방식으로 처리해야 했다(레 3:4-5, 13; 4:7-8; 7:2-5). 이렇게 할 때 이기적인 욕구가 제거되고 속죄가 이루어지게 된다. 이런 레위기의 속죄 신학을 고려할 때 에스겔 44장에서 사독계 제사장이 지방과 피를 드린다는 말은 종말에 새 언약 백성이 계속해서 사함을 받고 거룩해지는 존재임을 깨닫게 한다.
_후반부(33-48장) · II-2. 성전 예배와 성전 구역 주위의 땅에 관한 규례(43:13-46:24)
책소개
구약성경의 에스겔서는 묵시적 종말론서에 가까운 책으로서, 환상과 상징이 다수 점철된 까닭에 본문의 의미를 정확히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이로 인해 에스겔서를 다루는 목회자나 신학자들의 해석은 문자적 해석에서 알레고리 해석까지 스펙트럼이 다양하여 공통분모를 찾기가 쉽지 않다. 특히 종말론에 관해서는 해석자의 주관에 따라 천차만별로 해석되기도 한다. 더욱이 에스겔서를 관통하는 통일된 신학적 주제를 발견하고 이를 기초로 개개의 내용을 파악하려는 시도는 거의 전무한 상태다. 따라서 신학자들조차 에스겔서를 체계 있게 이해하고 가르치는 데 버거움을 느끼며, 목회자들도 교회에서 에스겔서를 설교할 때 본문을 단편적으로 전할 뿐 통일적 시각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에스겔서의 해석과 신학』은 책 전체를 꿰뚫는 통일된 메시지 아래 개별 단락들을 자세히 분석함으로써 한결 쉽게 본문에 다가갈 수 있게 해준다. 구체적으로 보자면, 본문의 의미를 객관적으로 살피기 위해 각 단락의 수사적 구조를 살피고 그것으로 뒷받침되는 본문 전체의 중심 메시지를 고찰하면서 에스겔서를 해석하고 그 신학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에스겔서의 본문을 균형 있게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저자가 말하는 에스겔서의 핵심 메시지는 “하나님의 거룩한 임재 안에 거하는 삶”이다. 저자는 이에 따라 본문의 구조를 밝히면서 각 단락이 거룩한 임재 안에 거하는 삶과 관련하여 어떤 메시지를 주는지를 세밀한 석의(釋義) 작업을 통해 논증한다.
이 책은 에스겔서 전체를 크게 전반부(1-32장)와 후반부(33-48장)로 나누어 설명한다. 책의 설명에 따르면 전반부는 유다에 대한 심판의 메시지를, 후반부는 미래에 있을 회복과 새 성전에 관한 메시지를 중심으로 한다. 전반부는 무엇보다 하나님의 임재를 훼손한 유다 백성에 대해 심판을 선고하고, 하나님의 임재에서 이탈한 모습이 언약을 배반한 행위임을 가르쳐준다. 그뿐만 아니라 유다를 유혹하여 하나님의 임재에서 떠나게 하거나 유다를 적대시하면서 하나님의 임재를 조롱하고 훼손했던 열국도 같은 맥락에서 심판받을 것이라고 선언한다. 이처럼 전반부 전체가 하나님의 임재가 얼마나 거룩한 것이며 이를 훼손하면 얼마나 큰 대가를 치르게 되는지를 강력하게 드러낸다는 것이 이 책의 주장이다.
전반부를 개략적으로 살펴보면, 유다가 하나님의 임재를 방해한 방식은 첫째로 우상숭배다. 유다는 마음이 마치 돌로 된 우상처럼 딱딱하게 굳어져서 인간성을 잃고 자신이 숭배하는 우상과 같은 존재로 전락했다. 또한 이기적인 마음으로 포악과 불의를 행하고 하나님의 형상인 인간의 피를 흘렸다. 이것이 바로 유다가 심판받고 예루살렘이 멸망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에 대해 하나님은 우상 같은 존재로 전락한 유다 백성을 파괴된 우상들 사이에 쓰러트리시고, 그들이 행한 대로 포악의 몽둥이에 맞게 하시는 등 자업자득의 심판을 내리신다. 또한 심판으로 하나님의 영광이 떠난 유다를 조롱하며 적대시한 열국, 애초에 유다가 하나님의 임재를 떠나도록 유혹한 열국 또한 하나님의 임재를 훼방한 대가로 심판받게 된다.
에스겔서의 후반부 역시 하나님의 임재라는 커다란 틀 속에서, 종말에 하나님의 임재 안에 거하는 삶을 위한 하나님의 비전을 제시한다. 유다는 하나님의 임재를 떠난 대가로 심판받고 멸망에 이르렀지만, 종말에 하나님은 새 언약을 통해 자기 백성과 언약을 맺고 그들로 하여금 하나님의 임재 안에 거하는 삶을 살도록 이끄실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이 책은 특히 에스겔 40-48장에 묘사된 종말의 성전과 예배, 그리고 땅 분배가 성전으로 지어져 가는 오늘날 새 언약 백성의 이미지와 삶을 상징한다고 이해하며, 새 언약 백성이 어떻게 하나님의 임재 안에 거해야 하는지에 대한 깊은 통찰을 준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종말의 성전 예배에서는 왕과 백성이 모두 참석하는 성회가 강조되고 있고, 화목제 제사가 크게 부각된다. 이런 특징은 오늘날 새 언약 백성인 성도들의 예배가 기본적으로 모여서 드리는 예배가 되어야 하며, 화목제와 같이 하나님과의 교제의 기쁨을 드러내는 예배의 모습을 가져야 한다는 교훈을 준다고 본다. 덧붙여 에스겔서에 언급된 종말에 지어질 성전의 완벽한 구성과 치수는 종말에 성전으로 지어져 가는 새 언약 백성에게 하나님의 완벽한 뜻을 상기시켜, 지속적으로 자신의 죄를 돌아보고 거룩한 것과 속된 것을 구별하도록 인도한다(겔 42:20; 43:10). 그래서 새 언약 백성에게 하나님이 임재하시는 완벽한 성전으로 자라가도록 동기부여를 한다고 본다.
오늘날 팬데믹 시대를 맞이해 교회 예배의 지형도가 크게 변하고 있다. 특히 비대면 예배가 시행되면서 예배에 대한 상충된 견해가 그 어느 때보다 큰 파열음을 일으키고 있다. 그런 시점에서 이 책은 에스겔서에 드러난 하나님의 임재 신학의 진수를 보여줌으로써 하나님의 임재 안에 거하는 예배와 삶이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지침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하나님의 임재처를 자처하나 실제로는 그분의 임재에 떠난 허울뿐인 세속화된 교회가 하나님 앞에서 얼마나 가증한 것인지를 일깨워주고 있다. 본서는 무엇보다도 “성진 신학”의 관점에서 에스겔서를 공부하려는 이들에게 귀중한 통찰을 줄 것이다.
지은이 소개
지은이 | 김창대
서울대 영문학과(B.A.)와 총신대 신대원(M.Div.)을 졸업한 후에, 미국 Trinity International University에서 구약학으로 신학 석사(Th.M.)와 철학 박사(Ph.D.) 학위를 취득하였다. 박사 학위 논문의 제목은 “창조 모티프의 틀에서 본 예레미야의 새 언약”(Jeremiah’s New Covenant within the Framework of the Creation Motif)이다. 현재 안양대학교 신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신학과와 신학대학원에서 구약학을 가르치고 있다.
저서로 『이사야서의 해석과 신학』(CLC), 『한 권으로 꿰뚫는 소예언서』(IVP), 『한 권으로 꿰뚫는 시편』(IVP), 『주님과 같은 분이 누가 있으리요?: 미가서 주해』(그리심), 『예레미야서의 해석과 신학: 하나님을 아는 자가 되어라』(새물결플러스)가 있다. 그 외에 다수의 경건 서적을 번역하였다.
차례
서문
서론
1. 에스겔서의 역사적 배경
2. 에스겔의 활동
3. 에스겔서의 저작과 구조
4. 에스겔서의 신학적 주제들
전반부(1-32장)
I. 유다에 대한 심판(1-24장)
1. 유다의 멸망(1-11장)
2. 예루살렘이 바빌로니아에게 멸망하는 구체적 이유(12-24장)
II. 열국을 향한 심판 신탁(25-32장)
1. 네 나라에 대한 심판(25장)
2. 두로에 대한 심판(26:1-28:19)
3. 시돈에 대한 심판과 이스라엘의 회복(28:20-26)
4. 이집트에 대한 심판(29-32장)
후반부(33-48장)
I. 새 언약을 통한 이스라엘의 회복(33-39장)
1. 예루살렘 멸망 예언의 성취와 하나님의 말씀(33장)
2. 메시아를 통한 땅의 회복과 백성의 변형(34-37장)
3. 땅의 안전: 종말에 곡과의 전쟁에서 승리(38-39장)
II. 종말에 있을 성전의 변형(40-48장)
1. 성전 구역에 여호와의 영광이 임함(40:1-43:12)
2. 성전 예배와 성전 구역 주위의 땅에 관한 규례(43:13-46:24)
3. 땅의 변형과 지파별 땅 분배(47-48장)
참고문헌
추천사 중에서
급변하는 기후 상황, 환경 파괴의 위협, 팬데믹이 전 세계의 정치, 경제, 사회뿐 아니라 급기야 기독교의 핵심인 예배에까지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혼돈의 시대다. 말세가 아닐까 싶은 징조를 목도하는 이와 같은 때에, 묵시적 종말론의 종합 편인 에스겔서에 관한 책이 나오게 된 것은 반가운 일이다. 목사님과 신학도뿐 아니라 에스겔서를 깊고 진지하게 공부하며 다가올 미래의 상징적 의미까지 알아보고 싶은 모든 분에게 권한다. 에스겔은 “하나님이 강하게 하신다”는 뜻인데, 에스겔서를 공부하는 모든 독자를 “하나님이 강하게 해주셔서” 난세를 극복하는 지혜를 배우기를 축원하는 바이다.
김윤희 | 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학교 총장, FWIA 대표
에스겔서는 여러모로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책이다. 에스겔서 자체의 서술이 논리적 순서를 따르지 않을 뿐 아니라, 상징과 환상으로 가득 차 있어서 그렇다. 그래서 에스겔서를 올바로 읽으려면 반드시 제대로 된 길잡이가 필요하다. 예언서 최종 형태 본문의 구성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풀어서 한국 신학계와 교계에 찬찬히 펴내는 일에 매진하고 있는 저자는 본서에서 이 에스겔서를 주석하였다. 벌써 저자는 전작인 이사야, 예레미야, 소예언서는 물론 시편 저서에서 본문 분석과 주석의 탁월함을 보여주었다. 이 책에서도 저자의 말대로 에스겔서의 문자적 해석과 상징적 해석을 병행하려는 노력을 여실히 체감할 수 있다. 에스겔서 본문의 수사적 구조를 꼼꼼히 분석한 뒤 한 구절 한 구절 세심하게 주석한 이 책은 에스겔서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서 “하나님의 거룩한 임재”를 경험하려 하는 독자들에게 훌륭한 길잡이가 될 것이다.
김정훈 | 부산장신대학교 구약학 교수
본서는 한국인 학자가 자세히 풀어 쓴 에스겔 주석서이다. 원전을 일대일로 읽고 주해한 책은 아닐지라도 에스겔서의 짜임새와 구조를 자세히 연구하여 에스겔서의 신학적 메시지를 잘 드러내고 있다. 저자는 에스겔서를 큰 단원으로 나눠 읽을 뿐만 아니라 각 장의 연결성을 잘 주목하고 에스겔서를 해석하고 있다. 본서는 에스겔서가 그동안 낯설었던 독자들에게는 친절한 안내서가 될 것이다. 세 가지 이유를 들어 이 책의 일독을 추천한다. 첫째, 이 책은 에스겔서의 개별 본문에 맞게 다양한 해석 방법을 활용하여 전체적으로 균형감각을 잘 유지하고 있다. 묵시록적인 비유와 난해한 난수표 같은 동물, 나무 메타포 등에 대해서는 당대의 역사적 의미 파악에 충실하면서도 그것이 가리키는 종말론적인 차원까지도 잘 다루고 있다. 둘째, 에스겔서를 아침에 큐티할 때 읽을 성도나 설교 본문으로 삼는 설교자 모두에게 유용한 본문 해석과 정보를 잘 제공하고 있다. 저자는 설교자적인 감정의 격앙을 전혀 의도하지 않으며 건조한 학술체를 유지하지만, 전체적인 해석에는 설교자들이 원용할 통찰이 여러 군데서 발견된다. 셋째, 에스겔서를 새 언약과 요한계시록의 종말론과 잘 연동시켜줌으로써 신앙의 책으로 에스겔서를 읽는 그리스도인들에게 위로와 소망을 안겨준다. 불건전하고 퇴폐적인 종말 열광주의자들이 무분별하게 취사선택하며 에스겔서를 농단하는 사태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건강한 신학이 본서의 에스겔 해석을 이끌고 있다.
김회권 | 숭실대학교 기독교학과 구약학 교수
에스겔서 전체를 바라볼 수 있는 최상의 전망대가 김창대 박사의 설계와 시공으로 세워졌다. 탁 트인 전망대에 올라서면 에스겔서 숲 전체를 볼 수 있다. 시원시원하다. 안목이 넓어지는 것을 느낀다. 바벨론 유배지에서 사역했던 에스겔의 메시지는 무엇이었을까? 저자는 에스겔서의 메시지를 두 가지 질문으로 요약한다. “왜 유배를 당해야만 했는가?” “유배가 하나님의 마지막 말이 아니라면 그 후에 어떤 일을 기대할 수 있는가?” 전반부가 죄와 형벌을 다룬다면 후반부는 용서와 회복을 다룬다고 한다. 우상숭배의 치명적 죄는 바빌로니아 유배라는 형벌로 귀착되어 민족적 고난을 겪게 되지만, 은혜로우시고 긍휼이 풍성하신 하나님은 선물로 “새로움”(newness)을 주신다. 새 영, 새 언약, 새 다윗, 새 목자, 새 마음, 새 민족, 새 성전을 말이다. 에스겔서는 무엇보다 신약의 요한복음과 요한계시록 안에서 메아리친다. 저자의 에스겔서 해설은 읽는 사람의 속을 시원하게 해준다. 역사 속에서 일하시는 하나님에 대한 신학적 안목을 넓혀준다. 이 책은 친절한 안내서다. 에스겔서를 옆에 펼쳐놓고 이 책을 읽으면 하나님의 말씀이 쏙쏙 눈에 들어오고 마음 깊이 새겨질 것이다. 예언서 해설 권위자의 손에서 나온 명품이기 때문이다. 에스겔서를 공부하려는 목회자와 신학도에겐 놓칠 수 없는 기회다. 이 책을 잡으라, 읽으라, 공부하라, 깨달으라,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하라. 절대 실망하게 하지 않을 것이다.
류호준 | 백석대학교 신학대학원 구약학 은퇴 교수
『에스겔서의 해석과 신학』의 저자 김창대 박사는 왕성한 저술 활동을 통하여 예언서의 이해에 대한 우리의 저변을 확대해오고 있다. 그중 또 하나가 바로 이 책이다. 저자가 지적한 대로 에스겔서는 신학적으로 난해함은 물론 시간의 프레임 속에 공교하게 수놓인 수수께끼와 같은 책이다. 그래서 학자적인 언어로 이 복잡한 신학의 실타래를 풀어내는 것은 실로 봉사의 열망과 끈기 있는 수고가 없이는 불가능하다. 저자는 예루살렘 성전 파괴를 기점으로 심판(전반부)과 회복(후반부)이라는 메시지의 절단면을 반복된 언어와 신학적 유비를 통하여, 이스라엘의 변화된 삶을 통한 희망의 미래로 연결하며 공시적으로 엮어가고 있다. 마땅하게 읽을 만한 한 권의 에스겔 신학서를 찾는 목회자와 성도들에게 기쁜 마음으로 일독을 권한다.
박영복 | 서울성경신학대학원대학교 구약학 조교수
저자는 예레미야서를 연구하여 박사 학위를 마친 탁월하고 성실한 예언서 전문가이다. 저자는 그동안 꾸준하게 『한 권으로 꿰뚫는 소예언서』(2013), 『이사야서의 해석과 신학』(2019), 『예레미야서의 해석과 신학』(2020) 등 예언서 관련 전문 저술들을 발표했다. 이 책으로 엄청난 분량의 구약 예언서를 집대성하게 되었다. 에스겔서는 환상과 비유와 상징 행동이 대부분을 이루고 있어 해석하기가 여간 까다로운 책이 아니다. 또한 에스겔서는 예언 신학과 더불어 묵시 신학도 포함하고 있어서 또 하나의 해석학적 장벽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이 책은 예언 본문에 대해서는 역사적으로 해석하고, 묵시 본문에 대해서는 종말론으로 해석하면서 그 의미를 설득력 있게 풀이하고 있다. 더 나아가 에스겔서와 유사한 내용을 공유하는 요한복음과 요한계시록의 내용을 상호 연결하여 그 의미를 보다 풍성하게 드러내고 있다. 또한 에스겔서의 중심 주제를 “하나님의 거룩한 임재”로 이해하고 이 기반 위에서 에스겔의 신학을 참신하게 해석하고 있다. “까다로운 에스겔서”를 “친근한 에스겔서”로 조련한 저자의 매직에 박수를 보낸다.
차준희 | 한세대학교 구약학 교수, 한국구약학연구소 소장
에스겔서는 분량과 내용 면에서 흥미롭지만 부담스러운 책이다. 환상가(1-3장, 8-11장, 37장, 40-48장)이면서도 율법 해석가(14장, 18장, 33장)의 이중적인 면모를 보여주는 에스겔과 에스겔서를 제대로 이해하기란 절대 쉽지 않다. 그러나 이 책은 그러한 부담과 우려를 잊게 한다. 이 책에는 에스겔서의 주요 내용이 잘 간추려져 있다. 내용만 간추려진 것이 아니라 본문의 함의가 저자의 명쾌한 설명으로 잘 드러난다. 특별히 이 책은 신약성경과의 관련성 속에서 에스겔서를 새롭게 보게 한다. 에스겔서가 구약성경의 맥락에서 잘 이해되도록 도우면서도 신약 본문과의 연결을 통해 기독교인들이 읽어내야 할 에스겔서의 의미를 잘 풀어주고 있다. “하나님의 거룩한 임재”를 갈망하는 독자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하경택 | 장로회신학대학교 구약학 교수
본문 중에서
에스겔서의 구조는 하나님의 형상이라는 주제를 돋보이게 함으로써, 백성이 심판받는 이유가 하나님의 형상으로서 하나님의 임재 안에 살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교훈을 준다. 이런 심판은 열국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어, 열국도 하나님의 형상으로서 살지 않았기 때문에 유다처럼 심판받게 됨을 드러낸다. 그러면서 종말에 일어날 회복이 백성을 하나님의 형상으로 변형시켜 하나님의 임재 안에 온전히 거하는 자들로 만드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준다.
_서론
하나님이 우상을 파괴하고 우상숭배자들을 우상과 같은 운명으로 만들 때, 백성은 하나님이 여호와임을 알게 될 것이다(6:7). 이 말은 여호와로서의 하나님의 속성을 깨닫게 된다는 뜻이다. 여호와의 이름은 원래 백성과 함께 거하기를 원하시는 하나님의 속성을 알려 주는 칭호다(출 3:14). 그러므로 백성이 하나님께서 여호와임을 알게 된다는 말은 그들이 하나님의 임재를 훼손하여 심판을 받게 된 것을 깨닫고, 하나님의 임재가 얼마나 거룩한 것인지 알게 될 것을 뜻하는 말이다.
_전반부(1-32장) · I-1. 유다의 멸망(1-11장)
14장의 의미론적 초점(semantic focus)은 하나님과 성도의 관계에서 중요한 잣대가 어떤 지도자를 따르느냐가 아니라 개인의 올바른 결단이라는 것이다. 하나님과 올바른 관계를 맺는 문제는 전적으로 개인의 책임이라는 신학이다. 그러므로 이 본문은 거짓 예언자를 의지하며 복을 받으려는 기복적 신앙은 잘못된 것이고, 하나님과의 개인적 관계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교훈을 준다. 이런 점에서 14장은 노아, 다니엘, 욥과 같은 의인의 중보 기도보다 개인적 회심과 하나님의 뜻을 행하는 결단이 더 중요함을 역설한다
_전반부(1-32장) · I-2. 예루살렘이 바빌로니아에게 멸망하는 구체적 이유(12-24장)
파라오는 자신을 나일강의 악어라고 칭하며 본인이 그 강을 창조하였다고 선언한다. 여기서 “악어”로 번역된 히브리어는 고대 근동의 무질서의 세력을 대표하는 바다 괴물(타닌)을 가리킨다.…이 대목에서 이집트의 파라오는 고대 근동의 무질서 세력처럼 하나님의 창조 질서를 대적할 뿐 아니라 강을 만든 창조자를 자처하면서 창조주 하나님을 직접적으로 대적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확실히 이런 파라오의 모습은 직접적인 차원에서 무질서인 죄의 세력임을 보여주는 것으로써 두로 왕보다 더 악한 모습이다.…열국이 스올로 내려가는 것은 하나님의 임재를 훼손했기 때문이다. 이런 차원에서 이집트도 하나님의 임재를 방해한 데다 설상가상으로 하나님의 백성을 유혹했기 때문에 스올로 내려간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_전반부(1-32장) · II-4. 이집트에 대한 심판(29-32장)
전천년설을 주장하는 이들은 요한계시록 20장의 곡의 군대가 그리스도의 재림으로 천년왕국이 세워지고 그 천년왕국이 끝날 때 나타나는 군대라고 말한다(계 20:2, 7-8). 하지만 요한계시록 19-20장을 에스겔 39장과 비교해서 읽으면 요한계시록 20장의 곡 군대는 그리스도의 재림 전에 나타나는 짐승의 군대로 드러나기 때문에 곡 군대의 출현을 그리스도의 재림 이후로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다. 그러므로 전천년주의자들의 말처럼 그리스도의 재림 이후에 천년왕국이 이루어지고 그 이후에 곡 군대의 침입이 있다는 주장은 수정되어야 한다.
_후반부(33-48장) · I-3. 땅의 안전: 종말에 곡과의 전쟁에서 승리(38-39장)
종말의 성전에는 언약궤가 없고 떡 상인 나무 제단만 있다. 이것은 종말에 하나님이 지성소의 언약궤에서 성소의 나무 제단으로 임재하신다는 것을 가르쳐준다. 하나님이 내전(지성소)에 나와 직접 외전(성소)에서 임재하여 백성과 만나실 것이라는 뜻이다. 떡 상은 이스라엘 백성을 상징하는 것이므로 이런 모습은 종말에 새 언약 백성이 하나님이 임재하시는 장소로 변형될 것이라는 의미를 내포한다.
_후반부(33-48장) · II-1. 성전 구역에 여호와의 영광이 임함(40:1-43:12)
레위기에서 지방은 콩팥과 함께 이기적인 욕구를 상징한다(레 3:3-5; 시 17:10; 73:7; 119:70; 욥 15:27; 사 6:10). 그리고 레위기 17:11은 피에 “욕구”(네페쉬)를 뜻하는 생명이 있다고 말하여 피가 이기적인 욕구를 대표함을 알려준다. 그런 의미에서 동물 제사에서 지방과 콩팥은 반드시 태워야 했고 피로 상징되는 이기적인 욕구는 제단 사면에 뿌리거나 제단 밑에 쏟는 방식으로 처리해야 했다(레 3:4-5, 13; 4:7-8; 7:2-5). 이렇게 할 때 이기적인 욕구가 제거되고 속죄가 이루어지게 된다. 이런 레위기의 속죄 신학을 고려할 때 에스겔 44장에서 사독계 제사장이 지방과 피를 드린다는 말은 종말에 새 언약 백성이 계속해서 사함을 받고 거룩해지는 존재임을 깨닫게 한다.
_후반부(33-48장) · II-2. 성전 예배와 성전 구역 주위의 땅에 관한 규례(43:13-4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