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하위 수준으로 떨어진 우리나라의 죽음의 질!
이는 죽음에 대한 잘못된 이해와 성숙한 죽음 의식의 부재가 빚어낸
우리 사회의 비극적 자화상이다.
죽음의 질 향상과 바람직한 죽음 문화의 정착을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특별히 죽음의 의료화ㆍ사사화ㆍ외주화ㆍ상업화ㆍ망각화가 이루어지는 현실에서
존엄한 죽음은 어떻게 가능한가?
책소개
생로병사(生老病死), 이것이 우리 인생의 참모습이지만 우리 사회에서 죽음에 대한 터부와 거부감은 예나 지금이나 뿌리가 깊은 상황이다. 많은 사람이 죽음을 부정하는 가운데 오락과 안락, 향락과 쾌락을 즐기면서 오로지 삶에만 관심을 기울이는 경향을 보인다. 이 때문에 우리 사회에서 삶과 죽음(生死)에 관해 연구하는 죽음학 및 생사학(生死學)은 대중의 관심 영역 밖의 생소한 학문 분야로 간주된다. 또한 인생을 아름답게 마무리하기 위한 죽음교육 및 생사교육(生死敎育)도 여전히 제 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우리 사회의 죽음에 대한 무관심은 대한민국의 죽음의 질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중 최하위를 기록한다는 사실에서 단적으로 드러난다. 거의 15년째 OECD 회원국 중 1위를 차지하는 자살률도 우리 국민의 죽음의 질을 가늠할 수 있는 뼈아픈 자료다. 대단히 안타까운 현실은 우리 국민의 죽음에 대한 잘못된 이해와 성숙한 죽음 의식의 부재가 죽음의 의료화‧사사화‧외주화‧상업화‧망각화 현상과 맞물려 우리 사회에서 불행하고 비인간적인 죽음, 곧 존엄하지 못한 죽음의 급증을 야기한다는 것이다.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고귀한 생명을 소유한 인간이라면 누구나 존엄한 삶, 존엄한 죽음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 주변에는 존엄하게 삶을 영위하다가 존엄하게 생애를 마감하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 오히려 너무 많은 사람이 우리 사회 곳곳에서 불행하고 비극적인 모습으로 삶을 마감하고 있다. 이제 인간의 존엄성이 구현되는 ‘존엄한 사회’를 만드는 일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다. 죽음의 질 향상과 바람직한 죽음 문화의 정착을 위해, 삶의 존엄—죽음의 존엄—인간의 존엄을 이끌어낼 수 있는 의식 전환과 에토스(ehthos) 조성이 너무나 시급하게 요청된다. 특별히 2014년 우리 사회는 무고한 어린 생명들이 희생당했던 ‘세월호 참사’를 겪었다. 이를 통해 존엄한 사회는 생존을 위해 반드시 실현되어야 할 삶의 당위성으로 사람들 마음속에 깊이 각인되었다.
기독교 생사학(生死學)은 그 과제와 목표로서 존엄한 삶, 존엄한 죽음을 지향한다. 기독교는 인간을 ‘하나님의 형상’(창 1:26-27)대로 지음받은 하나님의 최고 창조물로 규정함으로써 모든 인간의 가치와 존엄성을 천명하기 때문이다. 『존엄한 삶, 존엄한 죽음』은 기독교 생사학의 관점에서 우리 사회의 죽음 문화의 현주소를 밝히고, 왜곡된 죽음 문화의 원인을 분석하는 동시에 존엄한 삶과 죽음을 이루어갈 방안을 구체적으로 모색한다. 생사학의 음성에 귀 기울이면서 삶과 죽음에 대한 깊은 성찰의 자리로 나아갈 때, 우리는 죽음에 대한 거부감을 극복하고 삶 속에서 죽음을 준비하면서 좀 더 존엄한 삶을 살아가는 데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또한 이 책을 통해 생명을 존중하는 에토스를 정착하는 일이 어떻게 가능한지 고민하면서, 인간으로서의 품격과 존엄성을 간직하며 아름답게 생애를 마무리하는 존엄한 죽음의 문화도 함께 구현해나갈 동력을 얻게 될 것이다.
지은이_곽혜원
이화여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한세대와 장로회신학대 대학원에서 신학을 공부했으며, 독일 튀빙겐(Tubingen) 대학에서 위르겐 몰트만(J. Moltmann) 교수의 지도로 조직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성공회대, 숭실대, 연세대 대학원, 장로회신학대에서 신학을 가르쳤으며 현재 <21세기 교회와 신학 포럼> 대표다. <21세기 교회와 신학 포럼>은 다종교(多宗敎), 다문화(多文化), 다가치(多價値), 다변화(多變化), 다원화(多元化), 개방화(開放化), 글로벌화(世界化)를 추구하는 21세기의 시대 상황 속에서 21세기 교회와 신학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하는 연구 공동체다.
■ 지은 책
Das Todesverstandnis der koreanischen Kultur (한국 문화의 죽음 이해), International Theology Vol. 11, Berlin/Bern/Bruxelles/Frankfurt am Main/New York/Oxford/Wien: Peter Lang Verlag, 2004.
『현대세계의 위기와 하나님의 나라』, 서울: 한들출판사, 2008.
『삼위일체론 전통과 실천적 삶』, 서울: 대한기독교서회, 2009. (2010년 문화체육관광부 선정 우수학술 도서)
『자살문제, 어떻게 할 것인가』, 서울: 21세기교회와신학포럼, 2011.
『한국교회와 제2종교개혁』(공저), 서울: 기독교문사, 2015.
■ 옮긴 책
J. Moltmann. 『절망의 끝에 숨어 있는 새로운 시작』(Im Ende-der Anfang), 서울: 대한기독교서회, 2006.
___________. 『세계 속에 있는 하나님』(Gott im Projekt der modernen Welt), 서울: 도서출판동연, 2009.
___________. 『하나님의 이름은 정의이다』(Sein Name ist Gerechtigkeit), 서울: 21세기교회와신학포럼, 2011.
___________. 『희망의 윤리』(Ethik der Hoffnung), 서울: 대한기독교서회, 2012.
목차
프롤로그
1강 삶과 죽음에 관한 논의를 시작하면서
2강 죽음학・생사학에 대한 기본적 이해
3강 성서의 생명 이해
4강 죽음을 넘어서는 기독교의 희망
5강 한국에 전래된 종교들의 생사관
6강 한국의 종교·문화적 전통과 성서적 전통에 나타난 생사관
7강 좋은 죽음과 아름다운 마무리
8강 죽음의 판정과 뇌사 문제
9강 안락사와 존엄사 문제
10강 호스피스 케어와 고통 완화의료
11강 고독사 및 무연사의 확산과 극복 방안
12강 급증하는 자살과 대처 방안
13강 삶과 죽음에 관한 논의를 마무리하면서: 존엄한 삶, 존엄한 죽음,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
에필로그
<부록> 셸리 케이건(S. Kagan)의 죽음 이해에 대한 비판적 고찰
참고 문헌
본문 중에서
■ 많은 사람이 삶의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는데 죽음의 문제까지 생각할 필요가 있느냐고 반문하면서 죽음에 대한 생각을 꺼린다. 더욱이 오락과 안락, 향락과 쾌락을 즐기는 현대인들은 죽음을 미리 생각하며 불필요한 슬픔에 빠질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가운데 오로지 삶에만 관심을 기울이는 경향을 보인다. 이 때문에 삶과 죽음(生死)에 관해 연구하는 죽음학 및 생사학(生死學)은 대중의 관심 영역 밖의 생소한 학문 분야로 간주된다. (“프롤로그”)
■ 현대 사회에서 사람들이 죽음을 회피하거나 점점 더 낯설어하게 된 요인에는 의학의 놀라운 발전도 빼놓을 수 없다. 과거에는 인류의 평균수명을 깎아먹던 유아 사망이 다반사였고 형제자매 중 한두 명이 죽지 않은 경우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인간의 죽음이라는 사건을 일상의 일부처럼 느끼며 살아갔다. 그런데 현대에 이르러 의학과 보건 위생술이 이전과는 비교도 안 되게 발달함으로써 인간의 평균 수명 또한 크게 연장되었다. (1강 “삶과 죽음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면서”)
■ 죽음교육은 매 순간 죽음을 의식하면서 살아가도록 독려하기 위한 교육이다. 죽음은 단지 삶의 마지막에 도래하는 사건이 아니라 이미 삶 속에 존재하는 현실, 삶과 분리될 수 없는 삶의 한 구성요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죽음을 매 순간 의식하면서 살아가는 것은 삶을 비관적으로 만들지 않을까 우려하는 이들도 있는데, 오히려 우리는 죽음을 의식함으로써 매 순간의 삶을 더욱 가치 있게 살아갈 수 있다. (2강 “죽음학・생사학에 대한 기본적 이해”)
■ 하나님은 모든 생명을 바라보시면서 흡족한 기분으로 기뻐하며 긍정하며 좋아하셨다. 이러한 기쁨과 긍정은 마치 부모가 아이를 얻었을 때 느끼는 것과 동일한 기쁨과 긍정이다. 이것은 하나님이 인간을 위시한 이 세상의 모든 만물을 귀중하고 사랑스러운 존재로 여기면서 기뻐하고 긍정하신다는 것을 의미한다. (3강 “성서의 생명 이해”)
■ 한국에는 유사 이래로 한국인들의 심성에 깊이 뿌리를 내린 무교의 기반 아래 유교・불교・도교와 여러 종류의 종교 사상, 그리고 이들과 연관된 무수히 많은 소종파가 공존한다. 이러한 종교 및 종교사상들의 터전 위에 근대 이후 한국에 전래되어 급속도로 세력을 확장한 기독교가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러므로 모든 한국인이 공유하는 공통된 가치관 혹은 사상을 발견하기란 상당히 어려운 실정이다. (5강 “한국에 전래된 종교들의 생사관”)
■ 다종교 사회에 터전을 잡은 한국 기독교─여기서는 개신교를 지칭─는 1884/5년 기독교 복음의 전래 이래로 지금까지도 한국에 이미 토착화한 다른 종교들과 심각한 갈등 상황에 놓여 있다. 여기에는 우리 민족의 종교・문화적 성향과 기독교 양편 모두에게 책임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6강 “한국의 종교・문화적 전통과 성서적 전통에 나타난 생사관”)
■ 현대 의학의 발전과 더불어 죽음에 대한 정의는 매우 난해한 문제가 되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죽음 판정의 어려움은 뇌사 문제에서 정점에 달할 것이다. 심폐운동은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만 뇌 기능 전체가 영구적으로 소실된 상태인 뇌사 문제가 대두하면서, 죽음에 대한 정의가 갈수록 난감한 상황을 맞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8강 “죽음의 판정과 뇌사 문제”)
■ 종종 안락사와 혼동되어 사용되는 존엄사를 가리키는 공식적인 용어는 ‘말기 환자의 무의미한 연명치료의 중단’이다. 즉 존엄사는 소생이 불가능한 환자에게 의미 없는 연명의료를 더는 시행하지 않는 것이다. 다시 말해 존엄사란 말기 환자가 돌이킬 수 없는 죽음에 임박했을 때 생명을 연장하거나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의학적인 행위가 의미 없다고 판단되는 경우 연명적 의료행위를 중단하는 것이다. (9강 “안락사와 존엄사 문제”)
■ 말기 환자들에게 총체적이고 전인적인 돌봄을 제공하는 것이 바로 호스피스(hospice)다. 호스피스는 죽음을 앞둔 환자들이 여생 동안 인간으로서의 품위와 존엄성을 유지하면서 삶의 마지막 순간을 평안하게 맞이하도록 신체적∙정신적∙사회적∙영적 도움을 주는 ‘총체적∙전인적 돌봄’(holistic care)이다. (10강 “호스피스 케어와 고통 완화의료”)
■ 1인 가구의 저소득∙고령화 현상도 심각해서, 2009년 기준 1인 가구 소득은 전체 가구 대비 43% 수준이고, 가구주의 평균연령도 55세로 평균보다 높은 편이다. 소득은 적고 나이는 많은 ‘나 홀로 가구’의 외로운 죽음이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이다. 게다가 1-2인 가구의 70%가 60대 이상의 가난한 노인들이라는 사실은 우리의 마음을 더욱 무겁게 한다. (11강 “고독사 및 무연사의 확산과 극복 방안”)
■ 오늘날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자살의 사회적 확산은 단순히 자살한 당사자들의 의지력 박약이나 충동적 일탈행위의 차원에서 일어난다기보다는, 오히려 급격한 사회변동 속에서 우리 사회의 결속력이 급속도로 해체되어가는 상황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사회 구성원들이 미래에 대한 확고한 비전과 희망을 발견하지 못하고 절망에 빠짐으로 인해 자살이 양산되는 것이다. (12강“급증하는 자살과 대처 방안”)
■ 존엄한 삶, 존엄한 죽음은 내가 지향하는 기독교 생사학 논의의 목표이기도 하다. 존엄한 삶과 존엄한 죽음은 일반 생사학에서도 추구하는 바이지만, 기독교 생사학에서는 그 의미가 더욱 남다르다. 기독교는 인간을 ‘하나님의 형상’(창 1:26-27)대로 지음받은 하나님의 최고 창조물로 규정함으로써 모든 인간이 가치와 존엄성을 가졌다고 천명하기 때문이다. (13강 “삶과 죽음에 관한 논의를 마무리하면서”)
세계 최하위 수준으로 떨어진 우리나라의 죽음의 질!
이는 죽음에 대한 잘못된 이해와 성숙한 죽음 의식의 부재가 빚어낸
우리 사회의 비극적 자화상이다.
죽음의 질 향상과 바람직한 죽음 문화의 정착을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특별히 죽음의 의료화ㆍ사사화ㆍ외주화ㆍ상업화ㆍ망각화가 이루어지는 현실에서
존엄한 죽음은 어떻게 가능한가?
책소개
생로병사(生老病死), 이것이 우리 인생의 참모습이지만 우리 사회에서 죽음에 대한 터부와 거부감은 예나 지금이나 뿌리가 깊은 상황이다. 많은 사람이 죽음을 부정하는 가운데 오락과 안락, 향락과 쾌락을 즐기면서 오로지 삶에만 관심을 기울이는 경향을 보인다. 이 때문에 우리 사회에서 삶과 죽음(生死)에 관해 연구하는 죽음학 및 생사학(生死學)은 대중의 관심 영역 밖의 생소한 학문 분야로 간주된다. 또한 인생을 아름답게 마무리하기 위한 죽음교육 및 생사교육(生死敎育)도 여전히 제 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우리 사회의 죽음에 대한 무관심은 대한민국의 죽음의 질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중 최하위를 기록한다는 사실에서 단적으로 드러난다. 거의 15년째 OECD 회원국 중 1위를 차지하는 자살률도 우리 국민의 죽음의 질을 가늠할 수 있는 뼈아픈 자료다. 대단히 안타까운 현실은 우리 국민의 죽음에 대한 잘못된 이해와 성숙한 죽음 의식의 부재가 죽음의 의료화‧사사화‧외주화‧상업화‧망각화 현상과 맞물려 우리 사회에서 불행하고 비인간적인 죽음, 곧 존엄하지 못한 죽음의 급증을 야기한다는 것이다.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고귀한 생명을 소유한 인간이라면 누구나 존엄한 삶, 존엄한 죽음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 주변에는 존엄하게 삶을 영위하다가 존엄하게 생애를 마감하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 오히려 너무 많은 사람이 우리 사회 곳곳에서 불행하고 비극적인 모습으로 삶을 마감하고 있다. 이제 인간의 존엄성이 구현되는 ‘존엄한 사회’를 만드는 일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다. 죽음의 질 향상과 바람직한 죽음 문화의 정착을 위해, 삶의 존엄—죽음의 존엄—인간의 존엄을 이끌어낼 수 있는 의식 전환과 에토스(ehthos) 조성이 너무나 시급하게 요청된다. 특별히 2014년 우리 사회는 무고한 어린 생명들이 희생당했던 ‘세월호 참사’를 겪었다. 이를 통해 존엄한 사회는 생존을 위해 반드시 실현되어야 할 삶의 당위성으로 사람들 마음속에 깊이 각인되었다.
기독교 생사학(生死學)은 그 과제와 목표로서 존엄한 삶, 존엄한 죽음을 지향한다. 기독교는 인간을 ‘하나님의 형상’(창 1:26-27)대로 지음받은 하나님의 최고 창조물로 규정함으로써 모든 인간의 가치와 존엄성을 천명하기 때문이다. 『존엄한 삶, 존엄한 죽음』은 기독교 생사학의 관점에서 우리 사회의 죽음 문화의 현주소를 밝히고, 왜곡된 죽음 문화의 원인을 분석하는 동시에 존엄한 삶과 죽음을 이루어갈 방안을 구체적으로 모색한다. 생사학의 음성에 귀 기울이면서 삶과 죽음에 대한 깊은 성찰의 자리로 나아갈 때, 우리는 죽음에 대한 거부감을 극복하고 삶 속에서 죽음을 준비하면서 좀 더 존엄한 삶을 살아가는 데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또한 이 책을 통해 생명을 존중하는 에토스를 정착하는 일이 어떻게 가능한지 고민하면서, 인간으로서의 품격과 존엄성을 간직하며 아름답게 생애를 마무리하는 존엄한 죽음의 문화도 함께 구현해나갈 동력을 얻게 될 것이다.
지은이_곽혜원
이화여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한세대와 장로회신학대 대학원에서 신학을 공부했으며, 독일 튀빙겐(Tubingen) 대학에서 위르겐 몰트만(J. Moltmann) 교수의 지도로 조직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성공회대, 숭실대, 연세대 대학원, 장로회신학대에서 신학을 가르쳤으며 현재 <21세기 교회와 신학 포럼> 대표다. <21세기 교회와 신학 포럼>은 다종교(多宗敎), 다문화(多文化), 다가치(多價値), 다변화(多變化), 다원화(多元化), 개방화(開放化), 글로벌화(世界化)를 추구하는 21세기의 시대 상황 속에서 21세기 교회와 신학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하는 연구 공동체다.
■ 지은 책
Das Todesverstandnis der koreanischen Kultur (한국 문화의 죽음 이해), International Theology Vol. 11, Berlin/Bern/Bruxelles/Frankfurt am Main/New York/Oxford/Wien: Peter Lang Verlag, 2004.
『현대세계의 위기와 하나님의 나라』, 서울: 한들출판사, 2008.
『삼위일체론 전통과 실천적 삶』, 서울: 대한기독교서회, 2009. (2010년 문화체육관광부 선정 우수학술 도서)
『자살문제, 어떻게 할 것인가』, 서울: 21세기교회와신학포럼, 2011.
『한국교회와 제2종교개혁』(공저), 서울: 기독교문사, 2015.
■ 옮긴 책
J. Moltmann. 『절망의 끝에 숨어 있는 새로운 시작』(Im Ende-der Anfang), 서울: 대한기독교서회, 2006.
___________. 『세계 속에 있는 하나님』(Gott im Projekt der modernen Welt), 서울: 도서출판동연, 2009.
___________. 『하나님의 이름은 정의이다』(Sein Name ist Gerechtigkeit), 서울: 21세기교회와신학포럼, 2011.
___________. 『희망의 윤리』(Ethik der Hoffnung), 서울: 대한기독교서회, 2012.
목차
프롤로그
1강 삶과 죽음에 관한 논의를 시작하면서
2강 죽음학・생사학에 대한 기본적 이해
3강 성서의 생명 이해
4강 죽음을 넘어서는 기독교의 희망
5강 한국에 전래된 종교들의 생사관
6강 한국의 종교·문화적 전통과 성서적 전통에 나타난 생사관
7강 좋은 죽음과 아름다운 마무리
8강 죽음의 판정과 뇌사 문제
9강 안락사와 존엄사 문제
10강 호스피스 케어와 고통 완화의료
11강 고독사 및 무연사의 확산과 극복 방안
12강 급증하는 자살과 대처 방안
13강 삶과 죽음에 관한 논의를 마무리하면서: 존엄한 삶, 존엄한 죽음,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
에필로그
<부록> 셸리 케이건(S. Kagan)의 죽음 이해에 대한 비판적 고찰
참고 문헌
본문 중에서
■ 많은 사람이 삶의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는데 죽음의 문제까지 생각할 필요가 있느냐고 반문하면서 죽음에 대한 생각을 꺼린다. 더욱이 오락과 안락, 향락과 쾌락을 즐기는 현대인들은 죽음을 미리 생각하며 불필요한 슬픔에 빠질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가운데 오로지 삶에만 관심을 기울이는 경향을 보인다. 이 때문에 삶과 죽음(生死)에 관해 연구하는 죽음학 및 생사학(生死學)은 대중의 관심 영역 밖의 생소한 학문 분야로 간주된다. (“프롤로그”)
■ 현대 사회에서 사람들이 죽음을 회피하거나 점점 더 낯설어하게 된 요인에는 의학의 놀라운 발전도 빼놓을 수 없다. 과거에는 인류의 평균수명을 깎아먹던 유아 사망이 다반사였고 형제자매 중 한두 명이 죽지 않은 경우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인간의 죽음이라는 사건을 일상의 일부처럼 느끼며 살아갔다. 그런데 현대에 이르러 의학과 보건 위생술이 이전과는 비교도 안 되게 발달함으로써 인간의 평균 수명 또한 크게 연장되었다. (1강 “삶과 죽음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면서”)
■ 죽음교육은 매 순간 죽음을 의식하면서 살아가도록 독려하기 위한 교육이다. 죽음은 단지 삶의 마지막에 도래하는 사건이 아니라 이미 삶 속에 존재하는 현실, 삶과 분리될 수 없는 삶의 한 구성요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죽음을 매 순간 의식하면서 살아가는 것은 삶을 비관적으로 만들지 않을까 우려하는 이들도 있는데, 오히려 우리는 죽음을 의식함으로써 매 순간의 삶을 더욱 가치 있게 살아갈 수 있다. (2강 “죽음학・생사학에 대한 기본적 이해”)
■ 하나님은 모든 생명을 바라보시면서 흡족한 기분으로 기뻐하며 긍정하며 좋아하셨다. 이러한 기쁨과 긍정은 마치 부모가 아이를 얻었을 때 느끼는 것과 동일한 기쁨과 긍정이다. 이것은 하나님이 인간을 위시한 이 세상의 모든 만물을 귀중하고 사랑스러운 존재로 여기면서 기뻐하고 긍정하신다는 것을 의미한다. (3강 “성서의 생명 이해”)
■ 한국에는 유사 이래로 한국인들의 심성에 깊이 뿌리를 내린 무교의 기반 아래 유교・불교・도교와 여러 종류의 종교 사상, 그리고 이들과 연관된 무수히 많은 소종파가 공존한다. 이러한 종교 및 종교사상들의 터전 위에 근대 이후 한국에 전래되어 급속도로 세력을 확장한 기독교가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러므로 모든 한국인이 공유하는 공통된 가치관 혹은 사상을 발견하기란 상당히 어려운 실정이다. (5강 “한국에 전래된 종교들의 생사관”)
■ 다종교 사회에 터전을 잡은 한국 기독교─여기서는 개신교를 지칭─는 1884/5년 기독교 복음의 전래 이래로 지금까지도 한국에 이미 토착화한 다른 종교들과 심각한 갈등 상황에 놓여 있다. 여기에는 우리 민족의 종교・문화적 성향과 기독교 양편 모두에게 책임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6강 “한국의 종교・문화적 전통과 성서적 전통에 나타난 생사관”)
■ 현대 의학의 발전과 더불어 죽음에 대한 정의는 매우 난해한 문제가 되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죽음 판정의 어려움은 뇌사 문제에서 정점에 달할 것이다. 심폐운동은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만 뇌 기능 전체가 영구적으로 소실된 상태인 뇌사 문제가 대두하면서, 죽음에 대한 정의가 갈수록 난감한 상황을 맞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8강 “죽음의 판정과 뇌사 문제”)
■ 종종 안락사와 혼동되어 사용되는 존엄사를 가리키는 공식적인 용어는 ‘말기 환자의 무의미한 연명치료의 중단’이다. 즉 존엄사는 소생이 불가능한 환자에게 의미 없는 연명의료를 더는 시행하지 않는 것이다. 다시 말해 존엄사란 말기 환자가 돌이킬 수 없는 죽음에 임박했을 때 생명을 연장하거나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의학적인 행위가 의미 없다고 판단되는 경우 연명적 의료행위를 중단하는 것이다. (9강 “안락사와 존엄사 문제”)
■ 말기 환자들에게 총체적이고 전인적인 돌봄을 제공하는 것이 바로 호스피스(hospice)다. 호스피스는 죽음을 앞둔 환자들이 여생 동안 인간으로서의 품위와 존엄성을 유지하면서 삶의 마지막 순간을 평안하게 맞이하도록 신체적∙정신적∙사회적∙영적 도움을 주는 ‘총체적∙전인적 돌봄’(holistic care)이다. (10강 “호스피스 케어와 고통 완화의료”)
■ 1인 가구의 저소득∙고령화 현상도 심각해서, 2009년 기준 1인 가구 소득은 전체 가구 대비 43% 수준이고, 가구주의 평균연령도 55세로 평균보다 높은 편이다. 소득은 적고 나이는 많은 ‘나 홀로 가구’의 외로운 죽음이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이다. 게다가 1-2인 가구의 70%가 60대 이상의 가난한 노인들이라는 사실은 우리의 마음을 더욱 무겁게 한다. (11강 “고독사 및 무연사의 확산과 극복 방안”)
■ 오늘날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자살의 사회적 확산은 단순히 자살한 당사자들의 의지력 박약이나 충동적 일탈행위의 차원에서 일어난다기보다는, 오히려 급격한 사회변동 속에서 우리 사회의 결속력이 급속도로 해체되어가는 상황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사회 구성원들이 미래에 대한 확고한 비전과 희망을 발견하지 못하고 절망에 빠짐으로 인해 자살이 양산되는 것이다. (12강“급증하는 자살과 대처 방안”)
■ 존엄한 삶, 존엄한 죽음은 내가 지향하는 기독교 생사학 논의의 목표이기도 하다. 존엄한 삶과 존엄한 죽음은 일반 생사학에서도 추구하는 바이지만, 기독교 생사학에서는 그 의미가 더욱 남다르다. 기독교는 인간을 ‘하나님의 형상’(창 1:26-27)대로 지음받은 하나님의 최고 창조물로 규정함으로써 모든 인간이 가치와 존엄성을 가졌다고 천명하기 때문이다. (13강 “삶과 죽음에 관한 논의를 마무리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