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공간은 언어, 문화와 함께 탈근대 담론의 중심 화두 중 하나다. 공간은 인간을 포함한 모든 존재의 정체성의 조건이기 때문이다. 달리 말해 공간을 이해하는 일은 인간과 모든 존재자를 이해하는 것이다. 인간은 공간에서 살고, 인간 사회와 역사는 공간이라는 곳에서 형성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공간의 존재론적 가치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다. 근대 과학주의적 사고는 기하학적 공간이나 객관적 공간에만 관심을 기울이고, 인간이 생활하는 실존적 공간에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20세기 현대 철학의 주된 철학적 방법론 중 하나인 현상학은 이런 공간 개념에 관심을 기울인다. 기본적으로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현상학은 “나와 너”, “나와 자연”, “나와 세계” 간의 밀접한 연관 관계를 중심으로 이 세계를 이해하기 때문에 어떤 것도 고립된 추상적인 존재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공간도 이런 의미에서 나와 무관한 객관적·물리적 공간으로서가 아니라 나에 의해 체험되고, 의미 부여된 친숙한 공간으로 이해된다.
이 책은 (1) 후설, 하이데거, 메를로-퐁티를 중심으로 현상학자들의 공간 개념을 탐구하고, (2) 그것이 어떻게 현상학적 공간 이론으로 발전했는지 그 계보를 정리한다. 그리고 한 걸음 더 나아가 (3) 현상학의 관점으로 서사 공간 해석 도구를 만들고, 신약성서 누가복음-사도행전의 해석을 통해 그 유용성을 점검해본다.
이 책은 서사 공간의 해석을 위한 이론적 토대를 세우고자 현상학의 공간 개념에 주목한다. 서사 공간의 구성은 서사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효과적인 매개가 된다. 우리는 보통 서사를 읽을 때, 등장인물의 말과 그들의 행동, 즉 사건을 통해 서사의 의미를 찾아내고자 한다. 이때 공간도 등장인물과 사건과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며 서사의 의미를 함께 전달한다. 따라서 서사가 공간을 어떻게 구성하는지 주의 깊게 살펴보면, 그 서사가 어떤 의미를 전달하는지 더 잘 알 수 있다. 같은 서사 공간이라도 텍스트의 내용과 성격에 따라 해석의 방법과 강조점이 달라질 수 있다. 이 책은 신약성서 중 누가복음과 사도행전의 서사 이해를 최종 목표로 염두에 두고 논의를 진행한다. 누가복음과 사도행전은 동일 저자가 연속해서 저술한 책들로서 하나의 통일된 이야기 세계를 형성하고 있으며, 신약성서에서 가장 긴 서사 텍스트이기도 하다. 이 책은 성서를 해석하고자 실존적 공간을 이루는 종교적 성격에도 주목한다.
이 책의 최종 목표는 성서 서사를 해석하는 데 있지만, 철학과 성서학 외에도 지리학, 교육학, 건축학, 문학, 종교학 등 다양한 분야를 논한다. 또한 성서학과 인문사회과학 여러 분야 사이에서 간학문적 대화를 시도한다. 따라서 이 책은 저자의 주 전공 분야인 성서 해석의 발전에 기여할 뿐 아니라 다양한 학문 분야에서 공간 담론을 확산하는 데도 일조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상학에 관심이 있는 독자는 현상학의 공간 개념이 다양한 분야에서 어떻게 활용되고 발전되어왔는지 이 책에서 엿볼 수 있을 것이다. 앞서 언급한 분야 외에도 사회학, 정치학, 심리학, 문화 연구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공간 담론에 참여하는 독자들에게는 그 이론들의 근거가 되는 현상학에 쉽게 접근하는 통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신학과 성서학 전공자들은 성서 서사 해석이 현상학을 통해 얼마나 더 풍성해질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지은이]
안용성
장로회신학대학교와 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예일 대학교(S.T.M.)와 버클리 연합신학대학원(GTU, Ph.D.)에서 신약성서학과 문화연구를 공부했다. 현재 그루터기교회 담임목사이며 서울여자대학교 기독교학과 겸임교수다. 신학자로서 문화적 성경 해석과 서사 공간에 대한 관심을 발전시키고 있고, 목회 경험을 기반으로 성경의 복음을 재정의하는 일에 몰두하고 있다. 저서로 The Reign of God and Rome in Luke’s Passion Narrative(Brill Academic Publishers, 2006), 『로마서와 하나님 나라』가 있다.
[차례]
서문
서론
<제1부 현상학의 공간>
- 제1장 현상학과 후설
A. 의식과 세계
B. 지향성과 구성 작용
C. 초월론적 구성
D. 생활세계와 지평, 발생적 현상학
E. 신체와 키네스테제
F. 요약
- 제2장 하이데거의 공간
A. 들어가는 말
B. “세계-내-존재”와 실존적 공간
C. 도구의 공간성과 세계
D. 후기 하이데거의 장소 사유
E. 요약
- 제3장 메를로-퐁티의 공간
A. 지각
B. 신체와 심리 현상의 연속성
C. 고유한 신체의 공간성과 운동성
D. 공간
E. 요약
F. 추가적 논의: 상호주관성
<제2부 현상학적 공간 이론의 발전>
- 제4장 현상학에서 지리학으로
A. 볼노브의 『인간과 공간』
B. 바슐라르의 이미지의 현상학
C. 엘리아데의 종교 현상학
D. 노베르그-슐츠의 건축의 현상학
- 제5장 인문지리학의 장소 이론
A. 인문지리학과 “장소”
B. 투안
C. 렐프
D. 장소 이론의 발전과 비판
- 제6장 르페브르와 경제지리학
A. 사회적 공간
B. 르페브르의 『공간의 생산』
C. 르페브르와 현상학
- 제7장 현상학적 공간 이론
A. 장소의 3요소
B. 장소의 진정성
C. 장소의 구성
<제3부 누가-행전의 서사 공간>
- 제8장 서사 분석 도구
A. 서사 공간
B. 현상학적 이야기 공간
C. 누가-행전의 공간 연구
- 제9장 누가-행전 해석 사례
A. 예루살렘: 누가-행전 서사의 중심
B. 땅끝까지: 중심 이동
C. 누가-행전의 장소, 통로, 영역
참고문헌
추천사 중에서
안용성의 『현상학과 서사 공간』이 새물결플러스 출판사에서 출간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이 책에는 공간에 대한 현상학적 해석을 토대로 성서의 서사 공간에 대한 저자의 독창적인 생각이 체계적으로 잘 서술되어 있다. 이 책의 가치는 다양한 분야에 걸쳐서 공간 이론을 소개하고 있다는 점에도 있지만, 각 학자들의 공간 이론에 대한 분석과 이해가 매우 깊고 또 이를 저자 나름대로 충분히 소화해서 보여주고 있다는 데 있다. 이 책은 공간 이론에 관한 하나의 교과서와 같은 느낌을 준다. 그만치 이 책에 저자의 온 정성과 숨결이 담겨 있기 때문에 그렇지 않나 생각한다. 그래서 이 책은 추상적인 개념으로 쓰인 학술서라기보다는 저자의 삶과 역사가 담겨 있는 진지한 이야기로 보인다.
박인철 | 경희대학교 문과대학 철학과 교수
이 책은 서사에 담긴 장소들과 그 장소들이 어떻게 구성되는가를 현상학적 공간 및 장소 개념을 통해 밝히고자 한다. 무릇 장소는 모든 사물보다 우선적으로 존재하며, 장소성은 존재의 정체성의 조건이다. 저자는 이런 이론적 토대 위에서 성서 해석, 특히 누가복음과 사도행전의 서사 이해를 독창적으로 시도한다. 이는 현대의 지성인들과 소통할 수 있도록 성서를 새롭게 해석할 수 있는 창조적인 안목과 통찰력을 제공한다. 이 책은 오늘날 “경건과 학문”의 조화를 바라는 목회자와 신학도 및 교회 지도자들이 반드시 읽어야 할 필독서다.
강학순 | 안양대학교 기독교문화학과 철학 교수
이 책에서 성서학자 안용성은 후설과 하이데거, 메를로-퐁티와 같은 현상학자들의 공간 이해를 살펴본 후에 현상학적 공간 이론이 지리학, 특히 인문지리학과 경제지리학에서 이룬 발전을 살펴보고, 그 이론이 누가-행전의 서사 공간을 이해하는 도구로도 사용될 수 있음을 보이고자 한다. 누가-행전에서 복음이 “예루살렘에서 땅 끝까지” 전파되는 과정이 인문학적 도구를 통해 좀 더 명료해진다는 점에 이 책의 독특한 의의가 있다. 이는 “오직 성경”이 성경만 읽고 상황과 현실은 읽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 아님을 환히 밝혀준다.
이경직 | 백석대학교 신학대학원 조직신학 교수, 한국기독교철학회 회장
[본문 중에서]
“생활세계”(Lebenswelt)란 일상생활에서 언제나 눈앞에 주어져 있어서 직관적으로 경험되는 세계로서 객관적인 사유의 이면에 숨어 있는 근원적인 그리고 아직 이성적 언어로 서술되지 않은 삶의 영역이다. 인간의 모든 경험이 그런 것처럼 우리의 공간 경험도 이성적 언어로 객관화되기 전에 이 생활세계의 영역에서 이루어진다. 우리가 앞으로 다루게 될 하이데거와 메를로‐퐁티의 공간 논의는 이 “생활세계” 그리고 “신체를 가진 의식”이라는 개념의 토대 위에서 이루어질 것이다.
_제1장 현상학과 후설
하이데거는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 먼저 인간 존재를 탐구한다. 인간은 그 존재 안에 이미 세계를 품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세계와 공속 관계에 있는 인간 현존재를 잘 보여주는 말이 “세계‐내‐존재”(In-der-Welt-sein)다. 이것은 문자 그대로 인간은 세계 “안”에 존재한다는 의미다. 하이데거는 이 어구에서 인간과 세계의 관계를 보여주는 “안”(in)이라는 말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데, 바로 여기에 하이데거의 실존적 공간 개념이 녹아 있다.
_제2장 하이데거의 공간
다른 현상학자들처럼, 메를로‐퐁티의 궁극적인 관심은 어떠한 이론적 가공도 이루어지기 전에 우리에게 근원적으로 경험되는 생활세계, 즉 지각된 세계에 있다. 이 근원적인 지각의 세계에서 우리에게 경험되는 공간이란 무엇일까? 메를로‐퐁티는 이미 앞서 진행한 신체의 공간성에 대한 논의를 기반으로 해서 공간을 바라보는 상반된 관점인 경험주의와 지성주의의 한계를 비판하며 현상학적 공간에 관한 논의를 진행한다.
_제3장 메를로-퐁티의 공간
인간이 공간과 관계를 맺는다는 것은, 마치 인간과 공간이 별개로 존재하여 인간이 처음에는 공관과 무관한 상태로 존재하다가 나중에 공간과 관계를 맺게 된다는 그런 뜻이 아니다. 인간의 삶은 근원적으로 공간적인 관계 속에 존재하며 그래서 인간은 생각에서조차 공간과 떨어질 수 없는 존재라는 뜻이다. 그는 이것이 하이데거가 말하는 “내‐존재”(Ins-sein), 즉 인간의 존재가 세계와 서로 공속되어 있음을 말하는 방식과 동일한 것임을 확인해준다. 그런 점에서 “공간에 대한 물음은 결국 인간의 선험적 구성 틀에 관한 물음이다.
_제4장 현상학에서 지리학으로
성서 텍스트의 해석을 주 임무로 하는 성서학의 본분에 비추어볼 때, 새로운 해석 방법의 유용성은 과연 그 방법이 성서 해석에 새로운 빛을 비추어줄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다시 말해서, 그동안 다른 방법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던 텍스트의 의미가 그 해석 방법을 통해 새로이 드러날 때, 그 방법은 유용성을 인정받는다. 그 방법이 한 텍스트에만 해당되지 않고 그와 유사한 장르나 주제의 다른 텍스트에도 일반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것이라면 그 가치는 더 높아질 것이다. 그러한 유용성의 입증을 위해서는 우선 그동안 기존 성서학계에서 누가‐행전의 공간에 대한 연구가 어떻게 이루어져왔는지를 제시하고, 그런 연구와 비교해서 현상학의 관점이 성서학계에 어떤 새로운 기여를 할 수 있는지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
_제8장 서사 분석 도구
예루살렘의 정체성이 이렇게 복합적이라면, 그러한 장소가 이야기의 중심이 될 수 있을까? 엘리아데의 관찰에 비추어볼 때, 세계의 축이자 코스모스의 중심이 되는 그 공간은 성스러운 공간이다. 그렇다면 세계의 중심이란 이런 모든 갈등과 대립을 초월한 곳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만일 중심이 이렇게 불안하다면, 어떻게 그 중심에 토대해서 새로운 세계가 만들어질 수 있을까? 결론을 먼저 말하자면, 누가‐행전의 예루살렘은 이미 정립된 중심이 아니라 이제 바야흐로 중심으로 세워져 가는 과정에 있는 공간이다. 누가‐행전은 예루살렘 주변에 펼쳐진 혼돈의 세계(카오스)를 뚫고, 그곳에 상징적인 세계 축을 창건함으로써 그곳으로부터 새로운 코스모스를 건설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_제9장 누가-행전 해석 사례
[책소개]
공간은 언어, 문화와 함께 탈근대 담론의 중심 화두 중 하나다. 공간은 인간을 포함한 모든 존재의 정체성의 조건이기 때문이다. 달리 말해 공간을 이해하는 일은 인간과 모든 존재자를 이해하는 것이다. 인간은 공간에서 살고, 인간 사회와 역사는 공간이라는 곳에서 형성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공간의 존재론적 가치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다. 근대 과학주의적 사고는 기하학적 공간이나 객관적 공간에만 관심을 기울이고, 인간이 생활하는 실존적 공간에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20세기 현대 철학의 주된 철학적 방법론 중 하나인 현상학은 이런 공간 개념에 관심을 기울인다. 기본적으로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현상학은 “나와 너”, “나와 자연”, “나와 세계” 간의 밀접한 연관 관계를 중심으로 이 세계를 이해하기 때문에 어떤 것도 고립된 추상적인 존재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공간도 이런 의미에서 나와 무관한 객관적·물리적 공간으로서가 아니라 나에 의해 체험되고, 의미 부여된 친숙한 공간으로 이해된다.
이 책은 (1) 후설, 하이데거, 메를로-퐁티를 중심으로 현상학자들의 공간 개념을 탐구하고, (2) 그것이 어떻게 현상학적 공간 이론으로 발전했는지 그 계보를 정리한다. 그리고 한 걸음 더 나아가 (3) 현상학의 관점으로 서사 공간 해석 도구를 만들고, 신약성서 누가복음-사도행전의 해석을 통해 그 유용성을 점검해본다.
이 책은 서사 공간의 해석을 위한 이론적 토대를 세우고자 현상학의 공간 개념에 주목한다. 서사 공간의 구성은 서사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효과적인 매개가 된다. 우리는 보통 서사를 읽을 때, 등장인물의 말과 그들의 행동, 즉 사건을 통해 서사의 의미를 찾아내고자 한다. 이때 공간도 등장인물과 사건과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며 서사의 의미를 함께 전달한다. 따라서 서사가 공간을 어떻게 구성하는지 주의 깊게 살펴보면, 그 서사가 어떤 의미를 전달하는지 더 잘 알 수 있다. 같은 서사 공간이라도 텍스트의 내용과 성격에 따라 해석의 방법과 강조점이 달라질 수 있다. 이 책은 신약성서 중 누가복음과 사도행전의 서사 이해를 최종 목표로 염두에 두고 논의를 진행한다. 누가복음과 사도행전은 동일 저자가 연속해서 저술한 책들로서 하나의 통일된 이야기 세계를 형성하고 있으며, 신약성서에서 가장 긴 서사 텍스트이기도 하다. 이 책은 성서를 해석하고자 실존적 공간을 이루는 종교적 성격에도 주목한다.
이 책의 최종 목표는 성서 서사를 해석하는 데 있지만, 철학과 성서학 외에도 지리학, 교육학, 건축학, 문학, 종교학 등 다양한 분야를 논한다. 또한 성서학과 인문사회과학 여러 분야 사이에서 간학문적 대화를 시도한다. 따라서 이 책은 저자의 주 전공 분야인 성서 해석의 발전에 기여할 뿐 아니라 다양한 학문 분야에서 공간 담론을 확산하는 데도 일조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상학에 관심이 있는 독자는 현상학의 공간 개념이 다양한 분야에서 어떻게 활용되고 발전되어왔는지 이 책에서 엿볼 수 있을 것이다. 앞서 언급한 분야 외에도 사회학, 정치학, 심리학, 문화 연구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공간 담론에 참여하는 독자들에게는 그 이론들의 근거가 되는 현상학에 쉽게 접근하는 통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신학과 성서학 전공자들은 성서 서사 해석이 현상학을 통해 얼마나 더 풍성해질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지은이]
안용성
장로회신학대학교와 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예일 대학교(S.T.M.)와 버클리 연합신학대학원(GTU, Ph.D.)에서 신약성서학과 문화연구를 공부했다. 현재 그루터기교회 담임목사이며 서울여자대학교 기독교학과 겸임교수다. 신학자로서 문화적 성경 해석과 서사 공간에 대한 관심을 발전시키고 있고, 목회 경험을 기반으로 성경의 복음을 재정의하는 일에 몰두하고 있다. 저서로 The Reign of God and Rome in Luke’s Passion Narrative(Brill Academic Publishers, 2006), 『로마서와 하나님 나라』가 있다.
[차례]
서문
서론
<제1부 현상학의 공간>
- 제1장 현상학과 후설
A. 의식과 세계
B. 지향성과 구성 작용
C. 초월론적 구성
D. 생활세계와 지평, 발생적 현상학
E. 신체와 키네스테제
F. 요약
- 제2장 하이데거의 공간
A. 들어가는 말
B. “세계-내-존재”와 실존적 공간
C. 도구의 공간성과 세계
D. 후기 하이데거의 장소 사유
E. 요약
- 제3장 메를로-퐁티의 공간
A. 지각
B. 신체와 심리 현상의 연속성
C. 고유한 신체의 공간성과 운동성
D. 공간
E. 요약
F. 추가적 논의: 상호주관성
<제2부 현상학적 공간 이론의 발전>
- 제4장 현상학에서 지리학으로
A. 볼노브의 『인간과 공간』
B. 바슐라르의 이미지의 현상학
C. 엘리아데의 종교 현상학
D. 노베르그-슐츠의 건축의 현상학
- 제5장 인문지리학의 장소 이론
A. 인문지리학과 “장소”
B. 투안
C. 렐프
D. 장소 이론의 발전과 비판
- 제6장 르페브르와 경제지리학
A. 사회적 공간
B. 르페브르의 『공간의 생산』
C. 르페브르와 현상학
- 제7장 현상학적 공간 이론
A. 장소의 3요소
B. 장소의 진정성
C. 장소의 구성
<제3부 누가-행전의 서사 공간>
- 제8장 서사 분석 도구
A. 서사 공간
B. 현상학적 이야기 공간
C. 누가-행전의 공간 연구
- 제9장 누가-행전 해석 사례
A. 예루살렘: 누가-행전 서사의 중심
B. 땅끝까지: 중심 이동
C. 누가-행전의 장소, 통로, 영역
참고문헌
추천사 중에서
안용성의 『현상학과 서사 공간』이 새물결플러스 출판사에서 출간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이 책에는 공간에 대한 현상학적 해석을 토대로 성서의 서사 공간에 대한 저자의 독창적인 생각이 체계적으로 잘 서술되어 있다. 이 책의 가치는 다양한 분야에 걸쳐서 공간 이론을 소개하고 있다는 점에도 있지만, 각 학자들의 공간 이론에 대한 분석과 이해가 매우 깊고 또 이를 저자 나름대로 충분히 소화해서 보여주고 있다는 데 있다. 이 책은 공간 이론에 관한 하나의 교과서와 같은 느낌을 준다. 그만치 이 책에 저자의 온 정성과 숨결이 담겨 있기 때문에 그렇지 않나 생각한다. 그래서 이 책은 추상적인 개념으로 쓰인 학술서라기보다는 저자의 삶과 역사가 담겨 있는 진지한 이야기로 보인다.
박인철 | 경희대학교 문과대학 철학과 교수
이 책은 서사에 담긴 장소들과 그 장소들이 어떻게 구성되는가를 현상학적 공간 및 장소 개념을 통해 밝히고자 한다. 무릇 장소는 모든 사물보다 우선적으로 존재하며, 장소성은 존재의 정체성의 조건이다. 저자는 이런 이론적 토대 위에서 성서 해석, 특히 누가복음과 사도행전의 서사 이해를 독창적으로 시도한다. 이는 현대의 지성인들과 소통할 수 있도록 성서를 새롭게 해석할 수 있는 창조적인 안목과 통찰력을 제공한다. 이 책은 오늘날 “경건과 학문”의 조화를 바라는 목회자와 신학도 및 교회 지도자들이 반드시 읽어야 할 필독서다.
강학순 | 안양대학교 기독교문화학과 철학 교수
이 책에서 성서학자 안용성은 후설과 하이데거, 메를로-퐁티와 같은 현상학자들의 공간 이해를 살펴본 후에 현상학적 공간 이론이 지리학, 특히 인문지리학과 경제지리학에서 이룬 발전을 살펴보고, 그 이론이 누가-행전의 서사 공간을 이해하는 도구로도 사용될 수 있음을 보이고자 한다. 누가-행전에서 복음이 “예루살렘에서 땅 끝까지” 전파되는 과정이 인문학적 도구를 통해 좀 더 명료해진다는 점에 이 책의 독특한 의의가 있다. 이는 “오직 성경”이 성경만 읽고 상황과 현실은 읽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 아님을 환히 밝혀준다.
이경직 | 백석대학교 신학대학원 조직신학 교수, 한국기독교철학회 회장
[본문 중에서]
“생활세계”(Lebenswelt)란 일상생활에서 언제나 눈앞에 주어져 있어서 직관적으로 경험되는 세계로서 객관적인 사유의 이면에 숨어 있는 근원적인 그리고 아직 이성적 언어로 서술되지 않은 삶의 영역이다. 인간의 모든 경험이 그런 것처럼 우리의 공간 경험도 이성적 언어로 객관화되기 전에 이 생활세계의 영역에서 이루어진다. 우리가 앞으로 다루게 될 하이데거와 메를로‐퐁티의 공간 논의는 이 “생활세계” 그리고 “신체를 가진 의식”이라는 개념의 토대 위에서 이루어질 것이다.
_제1장 현상학과 후설
하이데거는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 먼저 인간 존재를 탐구한다. 인간은 그 존재 안에 이미 세계를 품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세계와 공속 관계에 있는 인간 현존재를 잘 보여주는 말이 “세계‐내‐존재”(In-der-Welt-sein)다. 이것은 문자 그대로 인간은 세계 “안”에 존재한다는 의미다. 하이데거는 이 어구에서 인간과 세계의 관계를 보여주는 “안”(in)이라는 말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데, 바로 여기에 하이데거의 실존적 공간 개념이 녹아 있다.
_제2장 하이데거의 공간
다른 현상학자들처럼, 메를로‐퐁티의 궁극적인 관심은 어떠한 이론적 가공도 이루어지기 전에 우리에게 근원적으로 경험되는 생활세계, 즉 지각된 세계에 있다. 이 근원적인 지각의 세계에서 우리에게 경험되는 공간이란 무엇일까? 메를로‐퐁티는 이미 앞서 진행한 신체의 공간성에 대한 논의를 기반으로 해서 공간을 바라보는 상반된 관점인 경험주의와 지성주의의 한계를 비판하며 현상학적 공간에 관한 논의를 진행한다.
_제3장 메를로-퐁티의 공간
인간이 공간과 관계를 맺는다는 것은, 마치 인간과 공간이 별개로 존재하여 인간이 처음에는 공관과 무관한 상태로 존재하다가 나중에 공간과 관계를 맺게 된다는 그런 뜻이 아니다. 인간의 삶은 근원적으로 공간적인 관계 속에 존재하며 그래서 인간은 생각에서조차 공간과 떨어질 수 없는 존재라는 뜻이다. 그는 이것이 하이데거가 말하는 “내‐존재”(Ins-sein), 즉 인간의 존재가 세계와 서로 공속되어 있음을 말하는 방식과 동일한 것임을 확인해준다. 그런 점에서 “공간에 대한 물음은 결국 인간의 선험적 구성 틀에 관한 물음이다.
_제4장 현상학에서 지리학으로
성서 텍스트의 해석을 주 임무로 하는 성서학의 본분에 비추어볼 때, 새로운 해석 방법의 유용성은 과연 그 방법이 성서 해석에 새로운 빛을 비추어줄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다시 말해서, 그동안 다른 방법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던 텍스트의 의미가 그 해석 방법을 통해 새로이 드러날 때, 그 방법은 유용성을 인정받는다. 그 방법이 한 텍스트에만 해당되지 않고 그와 유사한 장르나 주제의 다른 텍스트에도 일반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것이라면 그 가치는 더 높아질 것이다. 그러한 유용성의 입증을 위해서는 우선 그동안 기존 성서학계에서 누가‐행전의 공간에 대한 연구가 어떻게 이루어져왔는지를 제시하고, 그런 연구와 비교해서 현상학의 관점이 성서학계에 어떤 새로운 기여를 할 수 있는지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
_제8장 서사 분석 도구
예루살렘의 정체성이 이렇게 복합적이라면, 그러한 장소가 이야기의 중심이 될 수 있을까? 엘리아데의 관찰에 비추어볼 때, 세계의 축이자 코스모스의 중심이 되는 그 공간은 성스러운 공간이다. 그렇다면 세계의 중심이란 이런 모든 갈등과 대립을 초월한 곳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만일 중심이 이렇게 불안하다면, 어떻게 그 중심에 토대해서 새로운 세계가 만들어질 수 있을까? 결론을 먼저 말하자면, 누가‐행전의 예루살렘은 이미 정립된 중심이 아니라 이제 바야흐로 중심으로 세워져 가는 과정에 있는 공간이다. 누가‐행전은 예루살렘 주변에 펼쳐진 혼돈의 세계(카오스)를 뚫고, 그곳에 상징적인 세계 축을 창건함으로써 그곳으로부터 새로운 코스모스를 건설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_제9장 누가-행전 해석 사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