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한권_아카데미] - 『내러티브로 읽는 사사기』_세번째 모임_이원혁

이원혁
2018-08-22
조회수 2128

『내러티브로 읽는 사사기』 세 번째 모임이 있는 날입니다.

카페에 가보니 맛있는 냄새가 가득했습니다. 알고 보니 새물결플러스 출판사 창립 10주년 기념이 되는 날이더라구요~^^

온라인에서도 10주년 기념으로 여러 이벤트들을 진행했는데, 저희 멤버 중 김은덕 목사님께서 새물결 아카데미 유영성 실장님이 페이스북에 올리신 이벤트에 당첨되셔서 새물결플러스로부터 세 권의 책을 선물받았습니다.ㅎㅎ 새물결 창립 10주년 축하! 그리고 이벤트 당첨도 축하드립니다.

(여기서 깨알 광고를 하나 하자면, 다음 달 책 모임은 “우리는 어떻게 선한 삶을 살 수 있는가”로 정했습니다. 김은덕 목사님께서는 당첨 기념(?)으로 다음달 책 모임도 함께 하시는 걸로 확정되었다는 소문이...ㅋㅋ)



오늘도 김은덕 목사님의 찬양인도를 시작으로 감사하게 모임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갑작스럽게 저와 듀엣을 말씀하셔서 얼떨결에 특송도 했네요^^;;;;

함께 살펴본 책 내용은 6장과 7장, 아비멜렉과 사사 입다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아비멜렉은 기드온의 아들입니다. 지난 시간에도 살펴본 바와 같이 그의 이름 뜻은 “나의 아버지는 왕이다” 입니다. 즉, 기드온은 사사로 지내면서 공식적으로 왕이 되기를 거부하기는 했지만, “아비멜렉”이라는 이름을 통해 그는 왕처럼 살았다는 것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아비멜렉은 이스라엘의 사사는 아니었지만, 사사기 속에서 꽤 비중있게 등장하는 인물 중 하나입니다. 우리는 성경을 통해 아비멜렉의 이야기를 기드온 스토리의 연장선으로 이해해야 함과 동시에, 이스라엘 백성들이 어떻게 점점 더 타락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지를 그의 등장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아비멜렉은 자신의 어머니의 집안인 세겜 사람들로부터 지지세력을 얻어 여룹바알(기드온)의 아들 70명을 죽이고 이스라엘의 왕이 됩니다. 이 과정에서 눈여겨봐야 할 것은, 그가 왕이 된 배경이 바알브릿 신전이었다는 점입니다. 그는 바알브릿 신전으로부터 은 70개를 받아 방탕하고 경박한 사람들(삿 9:4)을 사들여 기드온의 아들들을 죽입니다.


여기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여룹바알의 아들 요담이 등장하게 되는데, 그는 그리심 산(과거 모세가 이스라엘 백성들을 축복했던 장소)에서 아비멜렉을 나무들의 우화에 빗대어 저주합니다. 그리고 결국 그 저주가 임하여 세겜 사람들과 아비멜렉은 하나님 앞에 벌을 받아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사실 이 부분도 엄밀히 이야기하면 세겜이 아비멜렉을 향해 반란을 일으키게 된 원인이 하나님이 악한 영을 보내셨기 때문이라고(삿 9:23) 성경의 화자가 기술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결국 하나님의 심판으로 그들이 이 저주를 받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요담의 등장에서 우리가 한 번 생각해보아야 할 것은, 그가 과연 하나님을 위한 사람이었냐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가 목소리를 높인 이유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라기 보다는, 자신의 아버지 여룹바알의 집의 명예를 위한 것처럼 보여지기 때문입니다(삿 9:16-20). 뿐만아니라 그는 하나님과 이스라엘의 언약 관계를 나타내는 특별한 이름인 “야웨”를 부르지 않고 일반적인 신을 표현하는 “하나님”이란 호칭을 사용합니다. 그래서 저자는 이러한 이유들을 종합적으로 정리하여 요담을 아비멜렉과는 또 다른 측면에서 그 시대의 종교적 혼란스러움을 드러내는 인물이라고 평가합니다.


아비멜렉은 결국 어느 이름 모를 “한 여인”이 던진 “한 개의 돌”에 의해 죽임을 당하게 됩니다. 이 부분에서 저자는 이런 영웅적인 여성의 이름이 등장하지 않는 것은 사사 시대의 후대로 갈수록 여성의 인권이 낮아지고 여성이 기능적으로 평가되고 수단화되었다는 사실을 나타내준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그가 과거 “한 바위”에서 여룹바알의 아들 70명을 죽인 것을 기억해본다면 이것은 하나님의 심판의 증거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처럼 아비멜렉의 삶을 살펴봤을 때, 그의 스토리는 사사가 아니었으나 기드온의 폭력적 유산으로 등장한 인물이기에 기드온 이야기의 부록과도 역할을 해주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아비멜렉의 이야기가 끝남과 동시에 기드온의 이야기도 비로소 끝난다고 보아야 하며, 우리는 그의 스토리를 통해 올바른 지도자가 없는 이스라엘에는 평화가 없다는 교훈을 얻게 됩니다.



다음으로 입다 이야기입니다. 입다는 무엇보다도 그의 딸을 자신의 잘못된 서원으로 인해 제물로 바치게 된 사건이 가장 유명합니다. 사실 이 부분이 책모임에서 가장 큰 이슈가 되어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오갔습니다. 이 사건에 관하여는 극단적인 두 견해가 있으나(입다가 정말로 자신의 딸을 인신제사로 바쳤다는 견해와, 그렇지 않고 죽을 때까지 처녀로 살았다는 견해) 여기서는 이 책을 중심으로 저자의 견해와 관점에서 정리하고자 합니다.


성경은 입다의 소개와 그의 등장에서부터 그를 긍정적인 인물로 묘사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는 “기생”(신명기 23:18에서 설명하고 있는 가증스러운 직업인 창녀)의 아들로, 첩의 아들이었던 아비멜렉보다 출생 신분이 더 좋지 않습니다. 사사기 11:3은 “잡류”가 그에게로 모여 와서 그와 함께 출입하였다고 말하고 있는데, 이들은 아비멜렉 이야기에 나오는 용병들을 가리킬 때도 동일한 단어가 사용됩니다. 


또 입다는 지금까지의 사사들과는 달리 사람들의 손에 의해 세워진 사사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제껏 사사들은 하나님께서 직접 세우셨으나, 입다의 경우는 이스라엘의 부르짖음에 대하여 하나님의 응답이 늦어지자 그들 스스로가 세운 사사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하나님께서 “야웨의 영”이 그에게 임하게 하심으로써(삿 11:29), 그가 하나님께로부터 인정받은 사사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그의 별명과 같이 그가 “말의 사람”이었다는 것입니다. 그는 암몬 왕과의 말싸움에서 볼 수 있는 것과 같이 유려한 화술의 소유자였으나, 하나님 앞에 잘못된 서원을 합니다. 사실 하나님의 영이 임했다는 자체가 전쟁의 승리를 약속받은 것이나 다름없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하나님께 “누구든지 내 집 문에서 나와서 나를 영접하는 그는(히브리어 “요체”, 나오는 사람을 뜻한다) 여호와께 돌릴 것이니 내가 그를 번제물로 드리겠나이다”라는 잘못된 서원을 합니다. 이는 그가 온전히 하나님을 의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드러내주며, 길르앗의 우두머리가 되고 싶은 강렬한 욕망에 이끌려 하나님을 움직이게 할 만한 수단을 동원하려 했음을 의미합니다. 인신 제사는 하나님께서 금하시는 것이었으나(신 18:10), 당시 사람을 번제로 바치는 것은 이교적 제의였음을 고려해볼 때, 그의 서원은 그만큼 그 시대가 타락했음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모습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결국 하나님을 향한 바른 지식을 갖지 못했던 입다의 잘못된 서원은 딸을 희생자로 만들어 버립니다. 그리고 이러한 딸의 억울한 죽음에 이스라엘 처녀들은 그녀의 죽음을 애도하였는데(삿 11:40), 이를 통해 이스라엘의 처녀들은 입다의 딸이 억울하게 맞은 죽음을 널리 알리고 다시는 인신 제사와 같은 비극이 이스라엘 안에서 일어나면 안 된다는 사실을 사람들에게 각인시켜주었습니다. 



이렇게 아비멜렉과 입다의 이야기를 통하여 우리는 사사기 시대의 이스라엘 민족이 점점 더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져가고 있으며, 그들의 신앙이 이방 민족들에 의해 희미해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책모임 멤버들은 저마다 자신의 의견과 궁금증을 나누며 유익한 시간을 보냈는데, 개인적으로 사사기를 통해 오늘날의 한국 교회와 목회자들을 향한 경종의 메시지가 담겨있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이런 나선형 구조의 타락해가는 이스라엘의 모습은 지금 우리의 모습과 유사하다고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오늘 책모임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을 위해 또 이덕승 집사님께서 함께 공부할 자료를 프린트해주시고, 이렇게 덤으로 화장품과 바디워시까지 선물로 챙겨주셨습니다. 늘 풍성한 교제가 오가는 책모임이 기대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이제 다음 주가 마지막이네요!


한반도를 정통으로 관통하는 태풍 솔릭으로 인해 피해가 크지 않을까 많이 우려가 됩니다. 

함께 기도해 주세요! 건강한 모습으로 다음 주에 봽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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