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과학에 대한 적대적인 태도는 교회 안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과학적 성과를 반신앙적 가설로 매도하곤 하는 일부 교회의 확증 편향적 태도는 과학계를 비롯한 일반 시민들로 하여금 교회를 반지성적 집단으로 여기게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그런데 사실 종교와 과학 사이의 갈등은 매우 오래된 문제다. 그리스도교에 대한 과학의 도전은 고대 그리스의 자연철학에서 시작되어 과학, 철학, 신학이 분리되면서 본격화되었고, 오늘날에는 과학을 바탕으로 한 기술의 발전이 하나님의 창조 세계를 위협하고 창조주의 위엄을 훼손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그리스도교에 대한 과학과 과학기술의 도전 그리고 화해』는 이러한 갈등을 단순히 양자의 대립과 논쟁으로 보는 데서 벗어나 과학과 종교 각각의 본질을 깊이 있게 조명함으로써 과학과 종교 간의 화해를 모색하는 책이다. 과학사와 과학철학 전문가, 신학을 공부한 과학자, 과학을 연구한 신학자가 함께 저술한 이 책은, 과학과 그리스도교 신앙 간의 갈등이 성경과 신학에 대한 단편적인 이해 및 과학의 본질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되었다고 분석한다. 그러면서 개신교와 가톨릭의 전통을 아우르며 과학의 한계와 가능성을 논의하고 양측의 변증법적 화해를 추구한다.
이 책의 주요 목표는 두 가지다. 첫째, 성경 창세기의 창조 이야기와 다윈의 진화론, 빅뱅 이론 등을 단순히 비교, 대조하는 것에서 벗어나 과학의 본질적 관점에서 신학적 의미를 해석하는 것이다. 둘째, 지구 오염과 기후 변화 같은 환경 문제를 과학기술의 남용과 연결 지어 논함으로써 생태신학적 접근을 통해 과학기술의 진보가 바벨탑과 같은 교만으로 변질되지 않게 하는 것이다. 저자들은 이를 바탕으로 과학과 신학이 각자의 본질을 인정하며 서로를 바라볼 수 있도록 내용을 구성하였다. 구체적으로 1장(“그리스도교에 대한 과학의 도전”)에서는 종교에 대한 과학의 전통적인 도전과 그 과정을 자연철학, 종교와 신학, 철학과 과학철학, 과학의 관점에서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2장(“과학과 과학기술의 본질”)과 3장(“그리스도교 신학의 특성”)에서는 신학과 과학의 속성과 본성을 자세히 설명함으로써 독자들이 과학과 그리스도교 신앙 및 신학의 관계를 제대로 파악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했다. 4장(“과학 및 과학기술과 그리스도교 신앙의 화해”)에서는 “과학 대 성경”, “과학기술 대 신앙”의 틀로 현대 과학/과학기술과 그리스도교 신학의 상충관계와 상호의존적 관계에 대해 살펴봄으로써 그에 기초하여 종교와 과학의 화해 방안을 추구하는 데 도움이 되는 시각을 제시하고자 했다.
이 책은 종교와 과학의 관계에 대해 호기심을 갖고 처음 접근하려는 일반 그리스도교 신앙인과 이 분야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전문적으로 연구하고자 하는 신학자 모두에게 유익한 입문서다. 특별히 이 주제에 관한 과학적·신학적·철학적 관점을 폭넓게 다루고 있으며, 가톨릭교회의 입장을 포함한 다양한 시각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비슷한 주제를 다른 책들과 차별성을 지닌다. 신앙과 과학이 적대와 반목을 멈추고 인류의 상생과 발전을 위한 균형점이 필요하다고 믿는 신앙인이라면 이 책을 통해 이해와 숙고를 넓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지은이 소개
지은이 | 조희형
서울대학교 생물교육과를 졸업하고, 미국 퍼듀 대학교에서 박사학위(Ph.D.)를 받았다. 강원대학교 과학교육학부에서 30여 년 동안 교수로 재직하면서 과학철학, 과학의 본성, 과학교육론이 주요 내용인 과학교육학을 강의했으며, 과학교육학과 관련된 15여 권의 책을 저술하였다. 유아 세례를 받은 천주교 신자이며, 가톨릭교리신학원 통신신학 6년 교육 과정을 이수하여 교리교사 자격증을 땄다. 요즘에는 과학의 본성에 대한 관점과 성경학적 시각을 통해 인식하고 이해한 과학과 종교의 관계에 관하여 천착하고 있다.
지은이 | 임창세
한신대학교 신학과와 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재독 총회파송 선교사로 독일에서 사역하였다. 독일에서 사역하면서 보훔 대학교의 저명한 교리신학자이자 과학신학 전문가인 크리스티안 링크의 지도하에 교리신학을 연구하고, 존 폴킹혼의 과학신학과 토마스 아퀴나스 신학의 관계를 규명하는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총회직영 목회신학대학 주임교수로 재직하였고 한신대학교, 성공회대학교 등에서 겸임교수와 외래교수로 강의하였다. 현재는 용산제일교회 담임목사로 섬기면서 칼바르트와 공공신학센터 소장으로 일하고 있으며, 다른 두 지은이와 함께 ‘과학신학연구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지은이 | 최승언
서울대학교 천문학과에서 이학사와 이학석사를 마치고, 미국 미네소타 대학교에서 천체물리학으로 박사학위(Ph.D.)를 받았다.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지구과학교육과에서 35년 동안 교수로 재직하면서 천문학, 천체물리학, 과학영재교육론과 관련된 내용을 강의하고 연구했으며, 이 내용과 관련된 15여 권의 책을 저술하였다. 1980년 부활절에 세례를 받고 기독교 신자가 된 이후에 과학과 신학에 대한 공부를 하다 장로회신학대학교 신대원에 입학하여 104기로 졸업하였고, 정년퇴임 후 KAICAM에서 목사 안수를 받았다. 과학과 신학 포럼인 ‘이수포럼’을 섬겼으며, 현재 ‘낮은교회’ 담임목사이자 ‘과학신학연구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차례
머리말
제1장 그리스도교에 대한 과학의 도전
1. 철학과 과학철학
2. 문예부흥과 인문주의
3. 과학혁명과 자연주의 및 과학주의
제2장 과학과 과학기술의 본질
1. 과학과 철학의 관계와 과학철학
2. 과학지식의 상대성과 가변성
3. 과학적 사고의 본성
4. 과학적 방법의 다양성
5. 과학의 목적과 한계
6. 과학기술의 본성과 인간에 대한 도전
제3장 그리스도교 신학의 특성
1. 종교와 그리스도교 그리고 과학
2. 그리스도교 교회와 그리스도교 신학
3. 성경과 창조론과 계시 및 섭리
제4장 과학 및 과학기술과 그리스도교 신앙의 화해
1. 하나님의 작품 자연과 성경
2. 그리스도교에 영향을 미치는 과학과 환경생태학
3. 과학과 과학기술 시대의 그리스도교 신앙
참고문헌
본문 중에서
“Science only goes so far, then comes God”(과학의 역할은 여기까지, 그다음은 신의 차례다). 영화 「노트북」(The Notebook)에 나오는 대화의 한 구절이다. 자기 아내가 죽기 하루 전 아내의 치매를 더 이상 낫게 할 수 없다는 의사의 설명을 들은 남편이 한 말이다. 자막은 “과학 영역 밖에는 신이 계신다”지만, 과학 너머 과학자가 하지 못하는 것은 신이 할 수 있다는 말이리라. 그런데 이 대화 구절을 곰곰이 따져보면 전지전능하고 영원한 하나님을 폄훼하는 말로 들릴 수도 있다. 종교와 과학의 영역과 기능이 분명하게 구분되며 과학이 발달할수록 과학의 영역은 넓어지고 그만큼 하나님의 역할이 줄어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 저자들은 믿는다. 우리의 무소부재하고 자비한 사랑의 하나님은 홀로, 자유로이, 직접 세상의 모든 것을 창조하였고, 지금도 그 모든 것 안에서 모든 것이 되고자(고전 15:28) 창조하고 있으며, 종말에 우리를 하늘나라로 데려갈 때까지 창조를 이어가 새 하늘과 새 땅의 종말론적인 창조를 이룰 것이다.
_“머리말” 중에서
신의 의미는 철학·신학·과학과 함께 변해왔다. 과학과 신학은 하나님의 존재에 대한 가정을 전제로 종교와 과학간의 관계를 설명하였다. 신학에서는 신 존재 증명(proofs for the existence of God) 방법으로 임마누엘 칸트(Immanuel Kant, 1724-1804)도 거론한 우주론적 논증, 도덕적 논증, 목적론적 논증, 존재론적 논증을 해설한다. 칸트는 순수이성 비판에서 기존의 신 존재 증명을 비판하면서 실천이성 비판에서 도덕론적 신 존재 증명을 제시하고, 판단력 비판에서는 우주론적 증명을 긍정한다. 토마스 아퀴나스(Thomas Aquinas, 1224?-1274)는 신 존재 증명 방법으로 운동, 능동인, 우연과 필연, 완전성, 설계를 적용한 다섯 가지 길을 제시하였다. 그리스도교 신학에서는 신 존재 증명 방법을 이성, 경험, 신앙에 의거한 방법으로 분류하며, 『가톨릭 교회 교리서』(한국천주교주교회의)에서는 그것을 ‘일관성과 설득력을 가진 논증’이라는 의미의 ‘하느님의 존재 증명’이라고 부른다. 리지 헨더슨(Lizzie Henderson)과 스테프 브라이언트(Steph Bryant)는 그들의 저서 『하느님과 과학에 대한 101가지 질문』에서 예수 그리스도가 하느님이 있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라고 밝힌다.
_제1장 “그리스도교에 대한 과학의 도전” 중에서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근대 과학 이전까지 현대적 의미의 과학으로 볼 수 있는 자연철학은 제1장에서 기술하였다. 그러므로 제2장에서는 현대의 과학자들과 과학철학자들 특히 실증주의자들이 규정한 과학의 본성에 관해 기술한다. 실증주의자들이 밝히는 과학관에서 종교적·신학적 관점을 배제하고, 신앙으로부터 중립적 입장에서 그들이 제시한 과학의 본성을 기술한다. 한편 오늘날 하나님 보기에 좋게 만든 지구의 오염과 환경 파괴 및 그에 수반되는 기후 위기와 같은 문제는 인간의 생존과 생명의 존엄을 위협할 뿐만 아니라 하나님의 권위에 도전하고 있다. 이러한 생태적 문제는 순수과학보다 과학기술에 의해 야기되고 있기 때문에, 이 장에서는 과학의 본성과 더불어 과학기술의 본성에 관해서도 기술한다.
_제2장 “과학과 과학기술의 본질” 중에서
철학은 과학과 신학을 연결하는 가교역할을 한다. 과학과 철학은 논리적 도구, 개념적 분석, 논증을 공유한다. 신학적 탐구는 과학에서 과학적 방법을, 철학에서 통찰을 빌려와 사용하며, 종교와 과학이 융합된 간학문적 접근법을 적용하여 두 영역 사이에서 나타나는 공명을 찾아 그 결과를 기반으로 두 영역 사이의 상호관계를 확인하고, 그에 바탕을 둔 상호보완적 관계를 추구한다. 그러나 일반인들은 물론이고 일부 신학자와 과학자들조차도 과학과 종교를 서로 화해하기 어려운 상호 적대적 관계로 인식한다. 종교와 과학의 관계에 관해 개신교와 가톨릭교는 사소한 부분이기는 하지만 조금 다른 입장을 나타낸다. 이 장에서는 종교와 그리스도교, 종교신학과 종교철학, 종교와 신학과 과학의 관계에 대해 기술한다.
_제3장 “그리스도교 신학의 특성” 중에서
『기원 이론』(노동래 옮김)에도 언급되어 있듯이, 창세기 1장은 인간이 처음부터 창조세계가 새 창조를 향하여 나아가는 데 참여하도록 부름받았다는 것을 알려준다. 성부는 새 창조를 통해 세상이 그리스도 안에서 온전해지고 완성되도록 계획하였다. 창조세계가 새 창조를 향해 나아가는 것은 하나님 안에 있는 영원한 생명을 향한 이동이다. 그리스도 안에서 이루어지는 새 창조는 우리의 궁극적 목적지인 하늘나라를 말한다. 그래서 주님의 기도인 “나라가 임하시오며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마 6:10)를 늘 간청하면서 새 창조를 요청하는 신앙생활을 해야 한다
_제4강 “과학 및 과학기술과 그리스도교 신앙의 화해” 중에서
추천하는 글
이 책의 논의가 세계의 기원 문제에 얽매이지 않고 기후 생태 문제는 물론 우주과학 기술의 도전 등 현대 이슈들을 다루면서 그리스도교 창조론의 넓은 지평을 아우르고 있다는 점에서 많은 독자의 주목을 받을 가치가 있다.
김정형|연세대학교 연합신학대학원 종교철학 전공 교수
신앙과 과학의 화해는 생각만 해도 가슴이 벅차오른다. 이 책의 저자들은 개신교와 가톨릭의 전통을 아우르며 과학의 본성과 한계를 논하고, 결과적으로 양자의 변증법적 화해를 도모한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인류 지성사의 두 거대 담론이 서로 손을 맞잡는 놀라운 비전을 보게 될 것이다.
김태섭|장로회신학대학교 신약학 교수
오랫동안 과학과 종교의 관계 향상을 위해 애써온 세 분 저자의 노력에 경의를 표한다. 이 책의 제목처럼 과학과 종교 간 갈등 해결의 마침표가 아니라 종교와 과학의 화해를 향한 의미 있는 출발이 되기를 바란다.
배정훈|장로회신학대학교 구약학 교수
이 책은 과학 시대에 그리스도교 신앙의 방향성을 심도 있게 다루고 있는 책이다. 과학, 과학철학, 신학, 종교학이 어떤 관계를 맺고 있으며, 앞으로 도래할 과학기술 시대에 그리스도교 신앙이 어떻게 과학 및 과학기술과 조화를 이뤄야 하는지에 대해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 이 책을 적극 추천한다.
장재호|감리교신학대학교 교수, 유튜브 ‘과학과신학연구소’ 운영자
한 신학자와 두 과학자가 공저한 이 책이 공공신학과 과학의 소명의 차원을 열어주는 훌륭한 저술로 자리매김하길 원한다. 이와 더불어 교회와 공공신학은 공론장에서 자연과학과 기술발전이 미치는 막강한 영향력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그렇게 할 때 공공선 거버넌스와 시민사회의 민주주의와 인정정치 그리고 생명을 새롭게 이해하고 품는 이해를 기반으로 과학의 소명이 뿌리를 내릴 수 있을 것이다.
정승훈|시카고 루터 대학교 석학교수, 버클리 인터내셔널 공공신학 포럼 센터 원장
이 책은 과학자들과 목사들이 포럼을 열어 10여 년 동안 함께 공부하고 토론하며 쌓아온 내용을 담은 결실로서, 과학과 종교의 대결과 대화의 역사에 관심 있는 독자들은 물론 이런 주제를 오래 공부해온 독자들에게도 소중한 길잡이가 될 것이다.
채수일|크리스챤 아카데미 이사장
책소개
과학에 대한 적대적인 태도는 교회 안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과학적 성과를 반신앙적 가설로 매도하곤 하는 일부 교회의 확증 편향적 태도는 과학계를 비롯한 일반 시민들로 하여금 교회를 반지성적 집단으로 여기게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그런데 사실 종교와 과학 사이의 갈등은 매우 오래된 문제다. 그리스도교에 대한 과학의 도전은 고대 그리스의 자연철학에서 시작되어 과학, 철학, 신학이 분리되면서 본격화되었고, 오늘날에는 과학을 바탕으로 한 기술의 발전이 하나님의 창조 세계를 위협하고 창조주의 위엄을 훼손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그리스도교에 대한 과학과 과학기술의 도전 그리고 화해』는 이러한 갈등을 단순히 양자의 대립과 논쟁으로 보는 데서 벗어나 과학과 종교 각각의 본질을 깊이 있게 조명함으로써 과학과 종교 간의 화해를 모색하는 책이다. 과학사와 과학철학 전문가, 신학을 공부한 과학자, 과학을 연구한 신학자가 함께 저술한 이 책은, 과학과 그리스도교 신앙 간의 갈등이 성경과 신학에 대한 단편적인 이해 및 과학의 본질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되었다고 분석한다. 그러면서 개신교와 가톨릭의 전통을 아우르며 과학의 한계와 가능성을 논의하고 양측의 변증법적 화해를 추구한다.
이 책의 주요 목표는 두 가지다. 첫째, 성경 창세기의 창조 이야기와 다윈의 진화론, 빅뱅 이론 등을 단순히 비교, 대조하는 것에서 벗어나 과학의 본질적 관점에서 신학적 의미를 해석하는 것이다. 둘째, 지구 오염과 기후 변화 같은 환경 문제를 과학기술의 남용과 연결 지어 논함으로써 생태신학적 접근을 통해 과학기술의 진보가 바벨탑과 같은 교만으로 변질되지 않게 하는 것이다. 저자들은 이를 바탕으로 과학과 신학이 각자의 본질을 인정하며 서로를 바라볼 수 있도록 내용을 구성하였다. 구체적으로 1장(“그리스도교에 대한 과학의 도전”)에서는 종교에 대한 과학의 전통적인 도전과 그 과정을 자연철학, 종교와 신학, 철학과 과학철학, 과학의 관점에서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2장(“과학과 과학기술의 본질”)과 3장(“그리스도교 신학의 특성”)에서는 신학과 과학의 속성과 본성을 자세히 설명함으로써 독자들이 과학과 그리스도교 신앙 및 신학의 관계를 제대로 파악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했다. 4장(“과학 및 과학기술과 그리스도교 신앙의 화해”)에서는 “과학 대 성경”, “과학기술 대 신앙”의 틀로 현대 과학/과학기술과 그리스도교 신학의 상충관계와 상호의존적 관계에 대해 살펴봄으로써 그에 기초하여 종교와 과학의 화해 방안을 추구하는 데 도움이 되는 시각을 제시하고자 했다.
이 책은 종교와 과학의 관계에 대해 호기심을 갖고 처음 접근하려는 일반 그리스도교 신앙인과 이 분야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전문적으로 연구하고자 하는 신학자 모두에게 유익한 입문서다. 특별히 이 주제에 관한 과학적·신학적·철학적 관점을 폭넓게 다루고 있으며, 가톨릭교회의 입장을 포함한 다양한 시각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비슷한 주제를 다른 책들과 차별성을 지닌다. 신앙과 과학이 적대와 반목을 멈추고 인류의 상생과 발전을 위한 균형점이 필요하다고 믿는 신앙인이라면 이 책을 통해 이해와 숙고를 넓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지은이 소개
지은이 | 조희형
서울대학교 생물교육과를 졸업하고, 미국 퍼듀 대학교에서 박사학위(Ph.D.)를 받았다. 강원대학교 과학교육학부에서 30여 년 동안 교수로 재직하면서 과학철학, 과학의 본성, 과학교육론이 주요 내용인 과학교육학을 강의했으며, 과학교육학과 관련된 15여 권의 책을 저술하였다. 유아 세례를 받은 천주교 신자이며, 가톨릭교리신학원 통신신학 6년 교육 과정을 이수하여 교리교사 자격증을 땄다. 요즘에는 과학의 본성에 대한 관점과 성경학적 시각을 통해 인식하고 이해한 과학과 종교의 관계에 관하여 천착하고 있다.
지은이 | 임창세
한신대학교 신학과와 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재독 총회파송 선교사로 독일에서 사역하였다. 독일에서 사역하면서 보훔 대학교의 저명한 교리신학자이자 과학신학 전문가인 크리스티안 링크의 지도하에 교리신학을 연구하고, 존 폴킹혼의 과학신학과 토마스 아퀴나스 신학의 관계를 규명하는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총회직영 목회신학대학 주임교수로 재직하였고 한신대학교, 성공회대학교 등에서 겸임교수와 외래교수로 강의하였다. 현재는 용산제일교회 담임목사로 섬기면서 칼바르트와 공공신학센터 소장으로 일하고 있으며, 다른 두 지은이와 함께 ‘과학신학연구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지은이 | 최승언
서울대학교 천문학과에서 이학사와 이학석사를 마치고, 미국 미네소타 대학교에서 천체물리학으로 박사학위(Ph.D.)를 받았다.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지구과학교육과에서 35년 동안 교수로 재직하면서 천문학, 천체물리학, 과학영재교육론과 관련된 내용을 강의하고 연구했으며, 이 내용과 관련된 15여 권의 책을 저술하였다. 1980년 부활절에 세례를 받고 기독교 신자가 된 이후에 과학과 신학에 대한 공부를 하다 장로회신학대학교 신대원에 입학하여 104기로 졸업하였고, 정년퇴임 후 KAICAM에서 목사 안수를 받았다. 과학과 신학 포럼인 ‘이수포럼’을 섬겼으며, 현재 ‘낮은교회’ 담임목사이자 ‘과학신학연구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차례
머리말
제1장 그리스도교에 대한 과학의 도전
1. 철학과 과학철학
2. 문예부흥과 인문주의
3. 과학혁명과 자연주의 및 과학주의
제2장 과학과 과학기술의 본질
1. 과학과 철학의 관계와 과학철학
2. 과학지식의 상대성과 가변성
3. 과학적 사고의 본성
4. 과학적 방법의 다양성
5. 과학의 목적과 한계
6. 과학기술의 본성과 인간에 대한 도전
제3장 그리스도교 신학의 특성
1. 종교와 그리스도교 그리고 과학
2. 그리스도교 교회와 그리스도교 신학
3. 성경과 창조론과 계시 및 섭리
제4장 과학 및 과학기술과 그리스도교 신앙의 화해
1. 하나님의 작품 자연과 성경
2. 그리스도교에 영향을 미치는 과학과 환경생태학
3. 과학과 과학기술 시대의 그리스도교 신앙
참고문헌
본문 중에서
“Science only goes so far, then comes God”(과학의 역할은 여기까지, 그다음은 신의 차례다). 영화 「노트북」(The Notebook)에 나오는 대화의 한 구절이다. 자기 아내가 죽기 하루 전 아내의 치매를 더 이상 낫게 할 수 없다는 의사의 설명을 들은 남편이 한 말이다. 자막은 “과학 영역 밖에는 신이 계신다”지만, 과학 너머 과학자가 하지 못하는 것은 신이 할 수 있다는 말이리라. 그런데 이 대화 구절을 곰곰이 따져보면 전지전능하고 영원한 하나님을 폄훼하는 말로 들릴 수도 있다. 종교와 과학의 영역과 기능이 분명하게 구분되며 과학이 발달할수록 과학의 영역은 넓어지고 그만큼 하나님의 역할이 줄어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 저자들은 믿는다. 우리의 무소부재하고 자비한 사랑의 하나님은 홀로, 자유로이, 직접 세상의 모든 것을 창조하였고, 지금도 그 모든 것 안에서 모든 것이 되고자(고전 15:28) 창조하고 있으며, 종말에 우리를 하늘나라로 데려갈 때까지 창조를 이어가 새 하늘과 새 땅의 종말론적인 창조를 이룰 것이다.
_“머리말” 중에서
신의 의미는 철학·신학·과학과 함께 변해왔다. 과학과 신학은 하나님의 존재에 대한 가정을 전제로 종교와 과학간의 관계를 설명하였다. 신학에서는 신 존재 증명(proofs for the existence of God) 방법으로 임마누엘 칸트(Immanuel Kant, 1724-1804)도 거론한 우주론적 논증, 도덕적 논증, 목적론적 논증, 존재론적 논증을 해설한다. 칸트는 순수이성 비판에서 기존의 신 존재 증명을 비판하면서 실천이성 비판에서 도덕론적 신 존재 증명을 제시하고, 판단력 비판에서는 우주론적 증명을 긍정한다. 토마스 아퀴나스(Thomas Aquinas, 1224?-1274)는 신 존재 증명 방법으로 운동, 능동인, 우연과 필연, 완전성, 설계를 적용한 다섯 가지 길을 제시하였다. 그리스도교 신학에서는 신 존재 증명 방법을 이성, 경험, 신앙에 의거한 방법으로 분류하며, 『가톨릭 교회 교리서』(한국천주교주교회의)에서는 그것을 ‘일관성과 설득력을 가진 논증’이라는 의미의 ‘하느님의 존재 증명’이라고 부른다. 리지 헨더슨(Lizzie Henderson)과 스테프 브라이언트(Steph Bryant)는 그들의 저서 『하느님과 과학에 대한 101가지 질문』에서 예수 그리스도가 하느님이 있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라고 밝힌다.
_제1장 “그리스도교에 대한 과학의 도전” 중에서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근대 과학 이전까지 현대적 의미의 과학으로 볼 수 있는 자연철학은 제1장에서 기술하였다. 그러므로 제2장에서는 현대의 과학자들과 과학철학자들 특히 실증주의자들이 규정한 과학의 본성에 관해 기술한다. 실증주의자들이 밝히는 과학관에서 종교적·신학적 관점을 배제하고, 신앙으로부터 중립적 입장에서 그들이 제시한 과학의 본성을 기술한다. 한편 오늘날 하나님 보기에 좋게 만든 지구의 오염과 환경 파괴 및 그에 수반되는 기후 위기와 같은 문제는 인간의 생존과 생명의 존엄을 위협할 뿐만 아니라 하나님의 권위에 도전하고 있다. 이러한 생태적 문제는 순수과학보다 과학기술에 의해 야기되고 있기 때문에, 이 장에서는 과학의 본성과 더불어 과학기술의 본성에 관해서도 기술한다.
_제2장 “과학과 과학기술의 본질” 중에서
철학은 과학과 신학을 연결하는 가교역할을 한다. 과학과 철학은 논리적 도구, 개념적 분석, 논증을 공유한다. 신학적 탐구는 과학에서 과학적 방법을, 철학에서 통찰을 빌려와 사용하며, 종교와 과학이 융합된 간학문적 접근법을 적용하여 두 영역 사이에서 나타나는 공명을 찾아 그 결과를 기반으로 두 영역 사이의 상호관계를 확인하고, 그에 바탕을 둔 상호보완적 관계를 추구한다. 그러나 일반인들은 물론이고 일부 신학자와 과학자들조차도 과학과 종교를 서로 화해하기 어려운 상호 적대적 관계로 인식한다. 종교와 과학의 관계에 관해 개신교와 가톨릭교는 사소한 부분이기는 하지만 조금 다른 입장을 나타낸다. 이 장에서는 종교와 그리스도교, 종교신학과 종교철학, 종교와 신학과 과학의 관계에 대해 기술한다.
_제3장 “그리스도교 신학의 특성” 중에서
『기원 이론』(노동래 옮김)에도 언급되어 있듯이, 창세기 1장은 인간이 처음부터 창조세계가 새 창조를 향하여 나아가는 데 참여하도록 부름받았다는 것을 알려준다. 성부는 새 창조를 통해 세상이 그리스도 안에서 온전해지고 완성되도록 계획하였다. 창조세계가 새 창조를 향해 나아가는 것은 하나님 안에 있는 영원한 생명을 향한 이동이다. 그리스도 안에서 이루어지는 새 창조는 우리의 궁극적 목적지인 하늘나라를 말한다. 그래서 주님의 기도인 “나라가 임하시오며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마 6:10)를 늘 간청하면서 새 창조를 요청하는 신앙생활을 해야 한다
_제4강 “과학 및 과학기술과 그리스도교 신앙의 화해” 중에서
추천하는 글
이 책의 논의가 세계의 기원 문제에 얽매이지 않고 기후 생태 문제는 물론 우주과학 기술의 도전 등 현대 이슈들을 다루면서 그리스도교 창조론의 넓은 지평을 아우르고 있다는 점에서 많은 독자의 주목을 받을 가치가 있다.
김정형|연세대학교 연합신학대학원 종교철학 전공 교수
신앙과 과학의 화해는 생각만 해도 가슴이 벅차오른다. 이 책의 저자들은 개신교와 가톨릭의 전통을 아우르며 과학의 본성과 한계를 논하고, 결과적으로 양자의 변증법적 화해를 도모한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인류 지성사의 두 거대 담론이 서로 손을 맞잡는 놀라운 비전을 보게 될 것이다.
김태섭|장로회신학대학교 신약학 교수
오랫동안 과학과 종교의 관계 향상을 위해 애써온 세 분 저자의 노력에 경의를 표한다. 이 책의 제목처럼 과학과 종교 간 갈등 해결의 마침표가 아니라 종교와 과학의 화해를 향한 의미 있는 출발이 되기를 바란다.
배정훈|장로회신학대학교 구약학 교수
이 책은 과학 시대에 그리스도교 신앙의 방향성을 심도 있게 다루고 있는 책이다. 과학, 과학철학, 신학, 종교학이 어떤 관계를 맺고 있으며, 앞으로 도래할 과학기술 시대에 그리스도교 신앙이 어떻게 과학 및 과학기술과 조화를 이뤄야 하는지에 대해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 이 책을 적극 추천한다.
장재호|감리교신학대학교 교수, 유튜브 ‘과학과신학연구소’ 운영자
한 신학자와 두 과학자가 공저한 이 책이 공공신학과 과학의 소명의 차원을 열어주는 훌륭한 저술로 자리매김하길 원한다. 이와 더불어 교회와 공공신학은 공론장에서 자연과학과 기술발전이 미치는 막강한 영향력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그렇게 할 때 공공선 거버넌스와 시민사회의 민주주의와 인정정치 그리고 생명을 새롭게 이해하고 품는 이해를 기반으로 과학의 소명이 뿌리를 내릴 수 있을 것이다.
정승훈|시카고 루터 대학교 석학교수, 버클리 인터내셔널 공공신학 포럼 센터 원장
이 책은 과학자들과 목사들이 포럼을 열어 10여 년 동안 함께 공부하고 토론하며 쌓아온 내용을 담은 결실로서, 과학과 종교의 대결과 대화의 역사에 관심 있는 독자들은 물론 이런 주제를 오래 공부해온 독자들에게도 소중한 길잡이가 될 것이다.
채수일|크리스챤 아카데미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