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그동안 신약학계에서는 복음서가 어느 장르에 속하는지를 놓고 많은 논의가 이루어졌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복음서가 그리스-로마 시대의 전가라는 견해가 학자들 사이에 어느 정도 지배적인 견해로 자리 잡았다. 복음서가 고대 전기의 하나로 기록되었다면 각 복음서의 해석은 과연 기존의 해석과 어떻게 달라질까? 학계의 연구 결과를 처음으로 마가복음에 적용하여 이 복음서를 고대의 전기로 읽으면 어떤 새로운 해석이 가능한지를 체계적이면서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책이 바로 이 헬렌 본드의 『예수의 첫 번째 전기』다. 저자는 마가복음을 예수의 전기로 읽는 과정에서 고대 전기의 특징을 당대의 구체적인 예를 들어 세밀하게 살피고 마가복음을 기록한 저자 마가를 전기 작가로서 추적해나간다. 고대 전기로 읽는 저자의 마가복음 독법은 매우 흥미로우며 기존의 해석을 비판적으로 평가하면서 신선한 통찰력을 보여주는 그녀의 해석을 접하노라면 고개가 저절로 끄덕여지고 역사적 예수 연구와 기독교의 기원 연구에서 크게 기여하며 학문적으로 절정에 달한 영국의 탁월한 여성 신약학자의 노련미와 섬세함이 절로 느껴진다.
저자는 1장에서 지난 세기에 이루어진 마가복음 장르에 대한 학계의 논쟁을 간략하게 소개한다. 두 번째 장에서는 마가복음이 기록될 당시의 전기에 대한 확실한 이해를 돕기 위해 수 세기에 걸쳐 발전한 고대 전기의 특징을 개관한다. 사실 2장은 그 총괄적인 내용만으로도 본서의 값어치를 다할 만큼 알찬 내용으로 가득하다. 3장에서는 마가복음의 저술 방식과 관련된 주제를 다루며, 전기 작가로서의 마가와 마가의 최초기 독자들에 관해 탐구하고, 마가복음이 초기 기독교 추종자들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데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추적한다. 본드는 마가복음의 구조와 마가가 자신에게 주어진 일화를 어떻게 사용했는지를 다른 전기와 비교하며 분석하면서 그동안 양식비평가들 사이에서 널리 통용되던 일반적인 전제에 이의를 제기한다. 4장부터 5장까지는 본격적으로 마가가 묘사하는 예수와 다른 등장인물들을 고대 전기의 관점에서 세밀하게 분석하는 과정에서 마가복음의 주변 등장인물들이 전기의 주인공인 예수의 모범적인 삶과 가르침을 강화한다는 신선한 결론에 도달함으로써 마가복음이 전기라는 장르임을 확인해준다. 4장은 마가복음의 여러 주제가 예수의 정체성과 성품을 어떻게 드러내는지를 보여준다. 마가복음의 예수는 당대의 엘리트 남성들이 소중하게 여기는 다양한 자질을 보여주면서도 대중의 존경보다는 고난과 섬김의 새로운 명예 규범을 제시하고 구현한다. 이로써 전기의 특성을 살려 예수의 전기를 읽는 독자들로 하여금 그의 모범을 따를 수밖에 없도록 강력하게 초대한다. 주변 인물들을 다루는 5장에서는 마가복음을 현대 소설이 아닌 고대 전기로 읽을 때 얻을 수 있는 여러 가지 효과를 살펴본다. 본드는 마지막으로 6장에서 예수의 죽음을 따로 구별하여 다루는데, 여기서 그녀는 마가가 예수를 자신의 반문화적인 가르침을 따라 실제로 죽음의 길을 걸어가는 철학자로 소개한다고 주장한다. 즉 마가가 묘사하는 예수는 처음에는 영웅적인 자질과 삶의 업적들을 보여주나 점차 고난받는 스승의 모습을 뚜렷하게 제시하며, 종국에는 패배한 승리자로서 십자가에 처형된다. 이로써 예수의 생애는 자기부인과 섬김이라는 기독교 제자도의 본질을 구성한다. 이제 고대 전기의 관점에서 마가복음에 나타난 예수의 초상과 그의 반문화적이고 전복적인 가르침을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본드의 『예수의 첫 번째 전기』는 마가복음을 새롭게 연구하고 설교하고자 하는 목회자들은 물론, 예수의 최초기 전기인 마가복음을 사랑하는 모든 신학도와 일반 신자들에게 정말로 놀라운 선물이 될 것이다.
지은이 소개
헬렌 K. 본드(Helen K. Bond)
에든버러 왕립학회 회원이자 에든버러 대학교 신약학 교수이며 대학교 신학과 학과장을 맡고 있다. 세인트앤드루스 대학교에서 성서학(M.Theol.)을 공부했으며 더럼 대학교에서 본디오 빌라도에 대한 연구로 철학박사 학위(Ph.D.)를 받았다. 역사적 예수 연구와 기독교의 기원 연구에 크게 기여했으며, 본디오 빌라도, 대제사장 가야바, 바라바, 헤롯 대왕, 구레네 시몬 등을 연구했다. 대표적인 저서로는 Pontius Pilate in History and Interpretation, Caiaphas: High Priest and Friend of Rome, 『역사적 예수 입문』(CLC), 『예수: 한 권으로 읽는 역사』(학영) 등이 있다.
옮긴이 소개
이형일
부에노스아이레스 국립대학교 회계학과(B.A.)와 싱가포르 비블리칼 신학대학원(M.Div., summa cum laude)을 졸업했고, 영국 아버딘 대학교에서 하워드 마샬(I. Howard Marshall) 교수의 지도하에 초기 기독론의 기원과 발전에 대한 연구로 박사학위(Ph.D.)를 받았다. 싱가포르 비블리칼 신학대학원에서 신약학 교수를 역임했으며, 싱가포르 바이블칼리지에서 객원교수로 섬겼다. 저서로는 『예수와 하나님 아들 기독론』(새물결플러스, 2016), From Messiah to Preexistent Son (WUNT 2/192; Mohr Siebeck, 2005), God and the Faithfulness of Paul: A Critical Examination of the Pauline Theology of N. T. Wright (WUNT 2/413; Mohr Siebeck, 2016, 공저) 등이 있으며, “예수의 ‘아바’ 사용과 그의 하나님 아들 자의식에 관한 연구”(신약연구) 등 다수의 학술 논문이 있다. 역서로는 『예수와 이스라엘의 하나님』, 『네 권의 복음서, 하나의 복음 이야기』, 『죽음의 세력과 싸우는 예수』, 『요한복음의 신학과 역사』, 『하나님은 누구신가』(이상 새물결플러스) 등이 있다.
차례
감사의 말
약어
서론
1장 전기로서의 마가복음
2장 고대 전기
3장 전기 작가 마가
4장 예수의 전기
5장 다른 등장인물들
6장 예수의 죽음
마지막 소감
참고문헌
고대 문헌 색인
본문 중에서
복음서를 고대 전기로 읽는다는 것은 우리가 복음서를 이해하는 방식에 커다란 차이를 가져다준다고 나는 생각한다. 존 프로우(John Frow)는 문학 비평가로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장르는 단순히 ‘문체적’ 장치가 아니라 현실과 진실, 권위와 타당성이라는 효과를 만들어내는데, 이는 역사나 철학이나 과학책에서 혹은 그림이나 일상 대화에서 이 세계를 이해하는 다양한 방법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다시 말해 장르는 자의적이거나 우발적이지 않다. 내용은 의미의 손실 없이 단순히 한 장르에서 다른 장르로 옮겨질 수 없다. 작가는 특정 장르를 신중하게 선택하는 과정에서 생각을 정리하고, 사건 간의 인과 관계와 패턴을 만들고, 자신이 표현하는 세계를 형성하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선택한다. 복음서 저자들이(최고의 수준은 아니더라도) 문학적 열망을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을 우리가 인정하는 순간, 장르는 중요해진다. 우리가 전기 문학을 다루고 있다는 사실은 모든 복음서 논의의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우리가 고대 전기에 대해 무언가를 이해할 때만 비로소 복음서 저자들이 무엇을 전달하고자 했는지, 그리고 왜 특정한 문학 장르를 선택했는지 이해할 수 있다.
_서론
복음서를 전기로 분류하는 데 반대하는 일반적인 주장에는 복음서(특히 마가복음)에서 예수의 죽음에 할애한 지면과 중요성이 포함되지만, 버릿지는 여러 전기에서 영웅의 죽음을 똑같이 강조했음을 보여주었다. 플루타르코스는 아티쿠스에 관한 기사에서 코르넬리우스 네포스가 그랬던 것처럼 카토의 죽음을 길게 묘사했고, 필로스트라토스는 전기의 사 분의 일을 티아나의 아폴로니우스의 재판과 죽음에 할애했다. 고대 전기 작가들의 작업 방식에는 분명 상당한 유연성이 있었으며,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복음서는 한 장르에서 허용하는 변수의 범위 내에 편안하게 들어맞는다.
_1장 전기로서의 마가복음
본 연구에서 특히 관심을 끄는 것은 철학자들의 죽음인데, 일반적으로 좋은 죽음은 철학자들의 삶의 방식에 대한 지지를 의미했다. 디오게네스 라에르티오스의 기념비적인 저작을 자세히 분석한 세르기 그라우는 “전투에 임하는 영웅처럼 현명한 사람은 죽는 순간까지 완전히 확인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철학자들은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실질적인 지침을 제시했고, 그 원칙을 자신의 삶에서 잘 활용해야 한다는 것은 당연한 이치였다. 따라서 철학자는 자신의 가르침에서 최고의 모범이 되었다. 엘레니 케차기아의 말처럼 “그들의 삶과 삶의 중요한 마지막 행위, 즉 죽음은 정당하게 그들의 이론을 대표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철학자에게 중요한 것은 자신의 최후가 자신의 가르침과 일치해야 한다는 것, 즉 죽음은 단순히 자신이 살아온 원칙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것이었다. 좋은 죽음, 즉 극도의 노년기에 행복하고 즐겁게 떠나는 것은 철학자의 진실성뿐만 아니라 그의 가르침의 진실성과 일관성을 강조하는 것이었다. 반대로 질병이나 어처구니없는 사고로 인한 나쁜 죽음은 철학자와 그의 가르침의 진정성을 모두 훼손했다. 루키아노스의 작품에는 두 가지 극단이 잘 드러나 있다. 그의 스승 데모낙스는 자신의 죽음을 스스로 통제하고 끝까지 지혜와 유머를 유지한 채 노년에 평화롭게 죽었다(Demonax 65). 이와는 대조적으로 그의 저서 『페레그리누스의 죽음』은 무의미한 철학적 죽음, 즉 개인적인 명성과 영광을 얻는 데에만 몰두한 한 사람의 화려한 최후를 풍자한다(The Passing of Peregrinus 35-39).
_2장 고대 전기
전반적으로 마가의 글은 더할 나위 없이 능숙하다. 코르넬리우스 네포스, 『아이소포스의 생애』, 그리스-로마 소설, 위에서 언급한 여러 비정경 자료의 작가처럼 그는 청중에게 맞춰 산문을 썼으며, 듣는 청중에게 적합한 활기차고 재미있는 방식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구성했다. 마가는 유대 성경을 인용하여 이스라엘의 이야기를 아는 사람들이 예수의 모습과 그의 메시지를 더 깊이 성찰할 수 있게 했다. 우리는 마가의 문학적 능력을 과대평가해서는 안된다. 하지만 그는 전기라는 문학 양식으로 자기 생각을 완벽하게 전달할 수 있는 유능하고 상당히 숙련된 작가임이 분명하다.
_3장 전기 작가 마가
하지만 마가의 청중들은 이것을 어느 수준까지 문자적으로 받아들여야 할까? 우리는 위인의 전기는 독자가 모든 면에서 영웅을 따르기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을 이미 보았다. 즉 전기에서 기대하는 것은 존경하는 사람들이 전투나 정치 활동에 함께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이러한 상황에서 영웅이 보여준 자질을 추려내어 본받는 것이다. 테레사 모건(Teresa Morgan)이 관찰한 바와 같이 플루타르코스는 독자들이 로마로 진군하거나 도시를 건설하는 것을 통해 그들의 영웅을 본받도록 한 것이 아니라 그의 이야기에서 시대를 초월한 미덕을 도출해내도록 했다. 독자들은 구체적인 행동 프로그램보다는 적용 가능한 이상이 필요했다. 이와 비슷한 방식으로 우리는 마가복음에서 자기 십자가를 지라는 말씀을 누가복음에서 이 말씀을 날마다(kath hēmeran; 9:23) 자기 십자가를 지라는 의미로 바꾼 것처럼 은유적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아마도 누가복음의 경우처럼) 청중들의 삶은 자기부인이라는 작은 사례들로 가득 차 있고, 그들의 자세는 세상의 부와 명예를 지속적으로 거부하고, 다른 사람들을 우선시하며, 가족과 예수를 따르는 데 장애물이 되는 것은 모두 버려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마가복음은 지금까지 성서학자와 윤리학자 모두에게 이런 식으로 이해되어왔다.
_4장 예수의 전기
나는 여기에 요약된 해석 전략이 현대 독자들에게 무조건 매력적이지만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현대의 독자들은 부족한 부분을 채우거나,심리적으로 읽거나, 결을 따라가는 데 익숙해져 있다. 우리는 더 이상 “위인들”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에 익숙하지 않으며, 여성이나 기타 소외된 인물 등 다른 사람들의 숨겨진 이야기를 적극적으로 찾아내려고 한다.이제 우리 가운데 그 누구도 우리 문학이 도덕적 모범으로 넘쳐나기를 원하지 않는다(빅토리아 시대의 전기가 더 이상 유행하지 않는 데는 이유가 있다). 물론 저자의 손을 떠나(고대 세계에서는 오늘날보다 다소 더 어수선한 과정이었을 것이다) 다른 문화적 환경으로 이동하면 그 텍스트는 독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읽힐 수 있으며, 우리는 아주 자유롭게 그 의미를 만들어낼 수 있다. 이장에서 내가 의도한 것은 다른 읽기 방식을 “차단”하려는 것이 아니라 1세기 독자가 마가의 전기를 접했을 개연성이 가장 높은 독법을 제안하려는 것이다.
_5장 다른 등장인물들
그렇다면 결국 마가는 예수의 죽음을 “고귀”하거나 통상적으로 “명예로운” 것으로 묘사하는 것이 아니라 반문화적인 가르침에 완벽하게 부합하는 죽음이라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예수의 죽음을 만회한다. 훌륭한 철학자답게 예수는 자신의 이전의 삶의 방식과 연장선상에 있는 적절한 죽음을 맞이한다. 아마도 이것은 마가가 전기를 계획하는 가운데 예수가 예루살렘으로 향하는 가장 중요한 중간 부분에서 그의 가르침 중 어떤 측면을 강조할지 결정해야 할 때에도 처음부터 마가의 전략이었을 것이다. 우리는 그의 이야기가 기꺼이 납득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만 설득력이 있었다고 의심할 수 있다. 하지만 예수의 죽음을 그의 초기 생애 및 가르침과 일치시키려는 마가의 시도는 향후 2천 년 동안 기독교 교회가 창시자를 기억하는 방식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_6장 예수의 죽음
결국에는 문학적 인물이 그에 상응하는 역사적 인물을 따라잡기 마련이다. 아무리 노력해도 우리는 마가의 기록을 따라잡을 수 없다. 왜냐하면 역사적 예수와 마가의 창조물 간의 소통은 너무 혼란스럽고 모순적이며 취약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우리는 마가의 기록 외에 다른 것을 원하는 걸까? 역사적 예수를 재구성하는 것은 훌륭한 학문적 작업이며, 그에 대한왜곡된 주장에 대응하는 측면에서도 고무적일 수 있지만, 역사적 인물은(아무리 재구성한다 하더라도) 마가복음이 지난 2천 년 동안 해온 방식처럼 수 백만 명의 신자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는 없을 것이며, 당연히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다. 마가의 전기는 예수의 이야기를 어떻게 전달해야 하는지에 대한 윤곽을 영원히 설정해놓았다. 따라서 좋든 싫든 예수의 이야기는 마가의 예수 이야기다.
추천사 중에서
학자들의 오랜 논의 끝에 복음서의 장르가 그리스-로마 시대의 전기라는 것은 이제 어느 정도 확립되었다. 본서는 마가복음을 전기로 이해할 때 그 해석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최고의 작품이라 할 수 있다.
김동수, 평택대학교 신약학 교수
이 책에서 본드는 복음서의 목적, 구조, 도덕적 권면, 초기 교회의 정체성 형성과 마가복음의 ‘부차적인 인물의 역할’과 같은 다양한 주제를 파악하는 데 있어서 전기로서 복음서의 장르에 대한 이해가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는지를 예리하고도 섬세하게 때로는 성공적으로 보여준다.
박윤만, 대신대학교 신약학 교수
이 책은 ‘당시의 문화를 뒤엎는 방식’으로 ‘남자다운 덕목에 근거한 위대성을 추구하는 로마 제국의 관습’에 이의(異意)를 제기함으로써, 제자도의 행동을 철저히 보이라고 요구한 마가복음의 신학을 정교하게 밝혀낸다. 성서 연구자들은 본서의 흥미로운 읽기를 통해 마가복음 해석의 새로운 돌파구를 찾게 될 것이다.
윤철원, 서울신학대학교 부총장, 신약학 교수
저자는 마가복음의 저자가 예수의 죽음과 부활에 관한 이전의 초점에서 그의 삶의 방식을 본받으라는 급진적 제자도를 요청하기 위해 예수의 첫 번째 전기를 집필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녀의 견해와 동의하든 하지 않든 마가복음의 장르와 이를 적용한 해석에 관한 도발적인 내용과 통찰력을 보고 싶은 이에게 이 책을 적극적으로 추천하는 바이다.
이민규, 한국성서대학교 신약학 교수, 한국신약학회 회장
신약비평학에 기반한 복음서 연구, 역사적 예수 연구에 관심이 있는 목회자와 신약학 연구자들에게 복음서를 고대 전기물로 첫 번째로 읽어낸 『예수의 첫 번째 전기』를 획기적이며 필수적인 책으로 강력하게 추천한다.
이상일, 총신대학교 신약학 교수
헬렌 본드의 이 성실한 저서는 그동안 이 주제와 관련하여 펼쳐진 신약성서 학계의 논의를 적절하게 요약, 정리하고 마가복음을 예수의 첫 번째 전기로 자리매김하고자 하는 시도이다. 이를 위해 그는 마가복음의 구조와 구성, 등장인물, 소주제, 문학적 특징 등을 상세하게 분석하여 전기로서 마가복음이 갖는 문화사적 의미와 기독교 역사상의 의의를 적절하게 조명한다. 특히 “독서 공동체” “책 문화” 등의 신선한 개념으로 마가복음의 탄생 저변에 깔린 역동적인 맥락을 짚어내는 재능은 20세기 양식비평과 편집비평의 한계를 멀찌감치 넘어서고 있으며 기존의 역사비평과 문학비평의 방법을 조화롭게 통섭하는 방향으로 마가의 예수 이야기를 성공적으로 재창조하기에 이른다.
차정식, 한일장신대학교 신약학 교수
흥미롭다. 도전적이면서 전복적이다. 뜻밖에도 교훈적이다. 마가복음을 고대 그리스-로마 당대의 전기 장르로 읽겠다는 본드의 입장은 기존 학자들의 견해와 거리 두기를 분명히 한다. 동의 여부를 떠나 전기로 읽는 마가복음 접근에 학문적 진일보를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주목 받아 마땅하다.
허주, 아신대학교 신약학 교수
이 책은 마가복음을 건전하게 탐구하고 그 의미를 파헤치는 아름다운 연구서로서 세계적으로 이 분야에서 가장 저명한 학자 중 한 사람이 집필했다.
조앤 테일러, 킹스 칼리지 런던
마가복음이 고대 전기라는 견해가 널리 퍼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장르의 서사비평적 함의를 탐구한 마가 학자는 거의 없었다. 헬렌 본드는 신선한 통찰력으로 가득 찬 이 획기적인 연구서에서 이러한 결함을 능숙하게 보완하고, 고대 전기로서 마가복음을 읽는 것이 어떻게 그 메시지를 이해하는 데 유익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크레이그 키너, 애즈버리 신학교
본드의 이러한 탁월한 업적은 복음서의 내러티브 세계와 1세기 독자들의 사회적, 역사적 상황을 모두 긴장 상태로 유지하면서 마가복음을 단순히 어떻게 전기로 읽어야 하는지, 그리고 그것이 어떤 차이를 만들어냈고, 또 어떤 차이를 만들어내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크리스 키스, 세인트메리대학교, 트위크넘
이 연구서는 이전 학계의 덜 유용한 대안을 극복하고 마가복음을 새롭게 읽을 수 있는 길을 열어준다.
옌스 슈뢰터, 훔볼트 대학교 베를린
책소개
그동안 신약학계에서는 복음서가 어느 장르에 속하는지를 놓고 많은 논의가 이루어졌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복음서가 그리스-로마 시대의 전가라는 견해가 학자들 사이에 어느 정도 지배적인 견해로 자리 잡았다. 복음서가 고대 전기의 하나로 기록되었다면 각 복음서의 해석은 과연 기존의 해석과 어떻게 달라질까? 학계의 연구 결과를 처음으로 마가복음에 적용하여 이 복음서를 고대의 전기로 읽으면 어떤 새로운 해석이 가능한지를 체계적이면서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책이 바로 이 헬렌 본드의 『예수의 첫 번째 전기』다. 저자는 마가복음을 예수의 전기로 읽는 과정에서 고대 전기의 특징을 당대의 구체적인 예를 들어 세밀하게 살피고 마가복음을 기록한 저자 마가를 전기 작가로서 추적해나간다. 고대 전기로 읽는 저자의 마가복음 독법은 매우 흥미로우며 기존의 해석을 비판적으로 평가하면서 신선한 통찰력을 보여주는 그녀의 해석을 접하노라면 고개가 저절로 끄덕여지고 역사적 예수 연구와 기독교의 기원 연구에서 크게 기여하며 학문적으로 절정에 달한 영국의 탁월한 여성 신약학자의 노련미와 섬세함이 절로 느껴진다.
저자는 1장에서 지난 세기에 이루어진 마가복음 장르에 대한 학계의 논쟁을 간략하게 소개한다. 두 번째 장에서는 마가복음이 기록될 당시의 전기에 대한 확실한 이해를 돕기 위해 수 세기에 걸쳐 발전한 고대 전기의 특징을 개관한다. 사실 2장은 그 총괄적인 내용만으로도 본서의 값어치를 다할 만큼 알찬 내용으로 가득하다. 3장에서는 마가복음의 저술 방식과 관련된 주제를 다루며, 전기 작가로서의 마가와 마가의 최초기 독자들에 관해 탐구하고, 마가복음이 초기 기독교 추종자들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데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추적한다. 본드는 마가복음의 구조와 마가가 자신에게 주어진 일화를 어떻게 사용했는지를 다른 전기와 비교하며 분석하면서 그동안 양식비평가들 사이에서 널리 통용되던 일반적인 전제에 이의를 제기한다. 4장부터 5장까지는 본격적으로 마가가 묘사하는 예수와 다른 등장인물들을 고대 전기의 관점에서 세밀하게 분석하는 과정에서 마가복음의 주변 등장인물들이 전기의 주인공인 예수의 모범적인 삶과 가르침을 강화한다는 신선한 결론에 도달함으로써 마가복음이 전기라는 장르임을 확인해준다. 4장은 마가복음의 여러 주제가 예수의 정체성과 성품을 어떻게 드러내는지를 보여준다. 마가복음의 예수는 당대의 엘리트 남성들이 소중하게 여기는 다양한 자질을 보여주면서도 대중의 존경보다는 고난과 섬김의 새로운 명예 규범을 제시하고 구현한다. 이로써 전기의 특성을 살려 예수의 전기를 읽는 독자들로 하여금 그의 모범을 따를 수밖에 없도록 강력하게 초대한다. 주변 인물들을 다루는 5장에서는 마가복음을 현대 소설이 아닌 고대 전기로 읽을 때 얻을 수 있는 여러 가지 효과를 살펴본다. 본드는 마지막으로 6장에서 예수의 죽음을 따로 구별하여 다루는데, 여기서 그녀는 마가가 예수를 자신의 반문화적인 가르침을 따라 실제로 죽음의 길을 걸어가는 철학자로 소개한다고 주장한다. 즉 마가가 묘사하는 예수는 처음에는 영웅적인 자질과 삶의 업적들을 보여주나 점차 고난받는 스승의 모습을 뚜렷하게 제시하며, 종국에는 패배한 승리자로서 십자가에 처형된다. 이로써 예수의 생애는 자기부인과 섬김이라는 기독교 제자도의 본질을 구성한다. 이제 고대 전기의 관점에서 마가복음에 나타난 예수의 초상과 그의 반문화적이고 전복적인 가르침을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본드의 『예수의 첫 번째 전기』는 마가복음을 새롭게 연구하고 설교하고자 하는 목회자들은 물론, 예수의 최초기 전기인 마가복음을 사랑하는 모든 신학도와 일반 신자들에게 정말로 놀라운 선물이 될 것이다.
지은이 소개
헬렌 K. 본드(Helen K. Bond)
에든버러 왕립학회 회원이자 에든버러 대학교 신약학 교수이며 대학교 신학과 학과장을 맡고 있다. 세인트앤드루스 대학교에서 성서학(M.Theol.)을 공부했으며 더럼 대학교에서 본디오 빌라도에 대한 연구로 철학박사 학위(Ph.D.)를 받았다. 역사적 예수 연구와 기독교의 기원 연구에 크게 기여했으며, 본디오 빌라도, 대제사장 가야바, 바라바, 헤롯 대왕, 구레네 시몬 등을 연구했다. 대표적인 저서로는 Pontius Pilate in History and Interpretation, Caiaphas: High Priest and Friend of Rome, 『역사적 예수 입문』(CLC), 『예수: 한 권으로 읽는 역사』(학영) 등이 있다.
옮긴이 소개
이형일
부에노스아이레스 국립대학교 회계학과(B.A.)와 싱가포르 비블리칼 신학대학원(M.Div., summa cum laude)을 졸업했고, 영국 아버딘 대학교에서 하워드 마샬(I. Howard Marshall) 교수의 지도하에 초기 기독론의 기원과 발전에 대한 연구로 박사학위(Ph.D.)를 받았다. 싱가포르 비블리칼 신학대학원에서 신약학 교수를 역임했으며, 싱가포르 바이블칼리지에서 객원교수로 섬겼다. 저서로는 『예수와 하나님 아들 기독론』(새물결플러스, 2016), From Messiah to Preexistent Son (WUNT 2/192; Mohr Siebeck, 2005), God and the Faithfulness of Paul: A Critical Examination of the Pauline Theology of N. T. Wright (WUNT 2/413; Mohr Siebeck, 2016, 공저) 등이 있으며, “예수의 ‘아바’ 사용과 그의 하나님 아들 자의식에 관한 연구”(신약연구) 등 다수의 학술 논문이 있다. 역서로는 『예수와 이스라엘의 하나님』, 『네 권의 복음서, 하나의 복음 이야기』, 『죽음의 세력과 싸우는 예수』, 『요한복음의 신학과 역사』, 『하나님은 누구신가』(이상 새물결플러스) 등이 있다.
차례
감사의 말
약어
서론
1장 전기로서의 마가복음
2장 고대 전기
3장 전기 작가 마가
4장 예수의 전기
5장 다른 등장인물들
6장 예수의 죽음
마지막 소감
참고문헌
고대 문헌 색인
본문 중에서
복음서를 고대 전기로 읽는다는 것은 우리가 복음서를 이해하는 방식에 커다란 차이를 가져다준다고 나는 생각한다. 존 프로우(John Frow)는 문학 비평가로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장르는 단순히 ‘문체적’ 장치가 아니라 현실과 진실, 권위와 타당성이라는 효과를 만들어내는데, 이는 역사나 철학이나 과학책에서 혹은 그림이나 일상 대화에서 이 세계를 이해하는 다양한 방법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다시 말해 장르는 자의적이거나 우발적이지 않다. 내용은 의미의 손실 없이 단순히 한 장르에서 다른 장르로 옮겨질 수 없다. 작가는 특정 장르를 신중하게 선택하는 과정에서 생각을 정리하고, 사건 간의 인과 관계와 패턴을 만들고, 자신이 표현하는 세계를 형성하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선택한다. 복음서 저자들이(최고의 수준은 아니더라도) 문학적 열망을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을 우리가 인정하는 순간, 장르는 중요해진다. 우리가 전기 문학을 다루고 있다는 사실은 모든 복음서 논의의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우리가 고대 전기에 대해 무언가를 이해할 때만 비로소 복음서 저자들이 무엇을 전달하고자 했는지, 그리고 왜 특정한 문학 장르를 선택했는지 이해할 수 있다.
_서론
복음서를 전기로 분류하는 데 반대하는 일반적인 주장에는 복음서(특히 마가복음)에서 예수의 죽음에 할애한 지면과 중요성이 포함되지만, 버릿지는 여러 전기에서 영웅의 죽음을 똑같이 강조했음을 보여주었다. 플루타르코스는 아티쿠스에 관한 기사에서 코르넬리우스 네포스가 그랬던 것처럼 카토의 죽음을 길게 묘사했고, 필로스트라토스는 전기의 사 분의 일을 티아나의 아폴로니우스의 재판과 죽음에 할애했다. 고대 전기 작가들의 작업 방식에는 분명 상당한 유연성이 있었으며,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복음서는 한 장르에서 허용하는 변수의 범위 내에 편안하게 들어맞는다.
_1장 전기로서의 마가복음
본 연구에서 특히 관심을 끄는 것은 철학자들의 죽음인데, 일반적으로 좋은 죽음은 철학자들의 삶의 방식에 대한 지지를 의미했다. 디오게네스 라에르티오스의 기념비적인 저작을 자세히 분석한 세르기 그라우는 “전투에 임하는 영웅처럼 현명한 사람은 죽는 순간까지 완전히 확인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철학자들은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실질적인 지침을 제시했고, 그 원칙을 자신의 삶에서 잘 활용해야 한다는 것은 당연한 이치였다. 따라서 철학자는 자신의 가르침에서 최고의 모범이 되었다. 엘레니 케차기아의 말처럼 “그들의 삶과 삶의 중요한 마지막 행위, 즉 죽음은 정당하게 그들의 이론을 대표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철학자에게 중요한 것은 자신의 최후가 자신의 가르침과 일치해야 한다는 것, 즉 죽음은 단순히 자신이 살아온 원칙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것이었다. 좋은 죽음, 즉 극도의 노년기에 행복하고 즐겁게 떠나는 것은 철학자의 진실성뿐만 아니라 그의 가르침의 진실성과 일관성을 강조하는 것이었다. 반대로 질병이나 어처구니없는 사고로 인한 나쁜 죽음은 철학자와 그의 가르침의 진정성을 모두 훼손했다. 루키아노스의 작품에는 두 가지 극단이 잘 드러나 있다. 그의 스승 데모낙스는 자신의 죽음을 스스로 통제하고 끝까지 지혜와 유머를 유지한 채 노년에 평화롭게 죽었다(Demonax 65). 이와는 대조적으로 그의 저서 『페레그리누스의 죽음』은 무의미한 철학적 죽음, 즉 개인적인 명성과 영광을 얻는 데에만 몰두한 한 사람의 화려한 최후를 풍자한다(The Passing of Peregrinus 35-39).
_2장 고대 전기
전반적으로 마가의 글은 더할 나위 없이 능숙하다. 코르넬리우스 네포스, 『아이소포스의 생애』, 그리스-로마 소설, 위에서 언급한 여러 비정경 자료의 작가처럼 그는 청중에게 맞춰 산문을 썼으며, 듣는 청중에게 적합한 활기차고 재미있는 방식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구성했다. 마가는 유대 성경을 인용하여 이스라엘의 이야기를 아는 사람들이 예수의 모습과 그의 메시지를 더 깊이 성찰할 수 있게 했다. 우리는 마가의 문학적 능력을 과대평가해서는 안된다. 하지만 그는 전기라는 문학 양식으로 자기 생각을 완벽하게 전달할 수 있는 유능하고 상당히 숙련된 작가임이 분명하다.
_3장 전기 작가 마가
하지만 마가의 청중들은 이것을 어느 수준까지 문자적으로 받아들여야 할까? 우리는 위인의 전기는 독자가 모든 면에서 영웅을 따르기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을 이미 보았다. 즉 전기에서 기대하는 것은 존경하는 사람들이 전투나 정치 활동에 함께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이러한 상황에서 영웅이 보여준 자질을 추려내어 본받는 것이다. 테레사 모건(Teresa Morgan)이 관찰한 바와 같이 플루타르코스는 독자들이 로마로 진군하거나 도시를 건설하는 것을 통해 그들의 영웅을 본받도록 한 것이 아니라 그의 이야기에서 시대를 초월한 미덕을 도출해내도록 했다. 독자들은 구체적인 행동 프로그램보다는 적용 가능한 이상이 필요했다. 이와 비슷한 방식으로 우리는 마가복음에서 자기 십자가를 지라는 말씀을 누가복음에서 이 말씀을 날마다(kath hēmeran; 9:23) 자기 십자가를 지라는 의미로 바꾼 것처럼 은유적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아마도 누가복음의 경우처럼) 청중들의 삶은 자기부인이라는 작은 사례들로 가득 차 있고, 그들의 자세는 세상의 부와 명예를 지속적으로 거부하고, 다른 사람들을 우선시하며, 가족과 예수를 따르는 데 장애물이 되는 것은 모두 버려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마가복음은 지금까지 성서학자와 윤리학자 모두에게 이런 식으로 이해되어왔다.
_4장 예수의 전기
나는 여기에 요약된 해석 전략이 현대 독자들에게 무조건 매력적이지만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현대의 독자들은 부족한 부분을 채우거나,심리적으로 읽거나, 결을 따라가는 데 익숙해져 있다. 우리는 더 이상 “위인들”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에 익숙하지 않으며, 여성이나 기타 소외된 인물 등 다른 사람들의 숨겨진 이야기를 적극적으로 찾아내려고 한다.이제 우리 가운데 그 누구도 우리 문학이 도덕적 모범으로 넘쳐나기를 원하지 않는다(빅토리아 시대의 전기가 더 이상 유행하지 않는 데는 이유가 있다). 물론 저자의 손을 떠나(고대 세계에서는 오늘날보다 다소 더 어수선한 과정이었을 것이다) 다른 문화적 환경으로 이동하면 그 텍스트는 독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읽힐 수 있으며, 우리는 아주 자유롭게 그 의미를 만들어낼 수 있다. 이장에서 내가 의도한 것은 다른 읽기 방식을 “차단”하려는 것이 아니라 1세기 독자가 마가의 전기를 접했을 개연성이 가장 높은 독법을 제안하려는 것이다.
_5장 다른 등장인물들
그렇다면 결국 마가는 예수의 죽음을 “고귀”하거나 통상적으로 “명예로운” 것으로 묘사하는 것이 아니라 반문화적인 가르침에 완벽하게 부합하는 죽음이라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예수의 죽음을 만회한다. 훌륭한 철학자답게 예수는 자신의 이전의 삶의 방식과 연장선상에 있는 적절한 죽음을 맞이한다. 아마도 이것은 마가가 전기를 계획하는 가운데 예수가 예루살렘으로 향하는 가장 중요한 중간 부분에서 그의 가르침 중 어떤 측면을 강조할지 결정해야 할 때에도 처음부터 마가의 전략이었을 것이다. 우리는 그의 이야기가 기꺼이 납득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만 설득력이 있었다고 의심할 수 있다. 하지만 예수의 죽음을 그의 초기 생애 및 가르침과 일치시키려는 마가의 시도는 향후 2천 년 동안 기독교 교회가 창시자를 기억하는 방식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_6장 예수의 죽음
결국에는 문학적 인물이 그에 상응하는 역사적 인물을 따라잡기 마련이다. 아무리 노력해도 우리는 마가의 기록을 따라잡을 수 없다. 왜냐하면 역사적 예수와 마가의 창조물 간의 소통은 너무 혼란스럽고 모순적이며 취약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우리는 마가의 기록 외에 다른 것을 원하는 걸까? 역사적 예수를 재구성하는 것은 훌륭한 학문적 작업이며, 그에 대한왜곡된 주장에 대응하는 측면에서도 고무적일 수 있지만, 역사적 인물은(아무리 재구성한다 하더라도) 마가복음이 지난 2천 년 동안 해온 방식처럼 수 백만 명의 신자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는 없을 것이며, 당연히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다. 마가의 전기는 예수의 이야기를 어떻게 전달해야 하는지에 대한 윤곽을 영원히 설정해놓았다. 따라서 좋든 싫든 예수의 이야기는 마가의 예수 이야기다.
추천사 중에서
학자들의 오랜 논의 끝에 복음서의 장르가 그리스-로마 시대의 전기라는 것은 이제 어느 정도 확립되었다. 본서는 마가복음을 전기로 이해할 때 그 해석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최고의 작품이라 할 수 있다.
김동수, 평택대학교 신약학 교수
이 책에서 본드는 복음서의 목적, 구조, 도덕적 권면, 초기 교회의 정체성 형성과 마가복음의 ‘부차적인 인물의 역할’과 같은 다양한 주제를 파악하는 데 있어서 전기로서 복음서의 장르에 대한 이해가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는지를 예리하고도 섬세하게 때로는 성공적으로 보여준다.
박윤만, 대신대학교 신약학 교수
이 책은 ‘당시의 문화를 뒤엎는 방식’으로 ‘남자다운 덕목에 근거한 위대성을 추구하는 로마 제국의 관습’에 이의(異意)를 제기함으로써, 제자도의 행동을 철저히 보이라고 요구한 마가복음의 신학을 정교하게 밝혀낸다. 성서 연구자들은 본서의 흥미로운 읽기를 통해 마가복음 해석의 새로운 돌파구를 찾게 될 것이다.
윤철원, 서울신학대학교 부총장, 신약학 교수
저자는 마가복음의 저자가 예수의 죽음과 부활에 관한 이전의 초점에서 그의 삶의 방식을 본받으라는 급진적 제자도를 요청하기 위해 예수의 첫 번째 전기를 집필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녀의 견해와 동의하든 하지 않든 마가복음의 장르와 이를 적용한 해석에 관한 도발적인 내용과 통찰력을 보고 싶은 이에게 이 책을 적극적으로 추천하는 바이다.
이민규, 한국성서대학교 신약학 교수, 한국신약학회 회장
신약비평학에 기반한 복음서 연구, 역사적 예수 연구에 관심이 있는 목회자와 신약학 연구자들에게 복음서를 고대 전기물로 첫 번째로 읽어낸 『예수의 첫 번째 전기』를 획기적이며 필수적인 책으로 강력하게 추천한다.
이상일, 총신대학교 신약학 교수
헬렌 본드의 이 성실한 저서는 그동안 이 주제와 관련하여 펼쳐진 신약성서 학계의 논의를 적절하게 요약, 정리하고 마가복음을 예수의 첫 번째 전기로 자리매김하고자 하는 시도이다. 이를 위해 그는 마가복음의 구조와 구성, 등장인물, 소주제, 문학적 특징 등을 상세하게 분석하여 전기로서 마가복음이 갖는 문화사적 의미와 기독교 역사상의 의의를 적절하게 조명한다. 특히 “독서 공동체” “책 문화” 등의 신선한 개념으로 마가복음의 탄생 저변에 깔린 역동적인 맥락을 짚어내는 재능은 20세기 양식비평과 편집비평의 한계를 멀찌감치 넘어서고 있으며 기존의 역사비평과 문학비평의 방법을 조화롭게 통섭하는 방향으로 마가의 예수 이야기를 성공적으로 재창조하기에 이른다.
차정식, 한일장신대학교 신약학 교수
흥미롭다. 도전적이면서 전복적이다. 뜻밖에도 교훈적이다. 마가복음을 고대 그리스-로마 당대의 전기 장르로 읽겠다는 본드의 입장은 기존 학자들의 견해와 거리 두기를 분명히 한다. 동의 여부를 떠나 전기로 읽는 마가복음 접근에 학문적 진일보를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주목 받아 마땅하다.
허주, 아신대학교 신약학 교수
이 책은 마가복음을 건전하게 탐구하고 그 의미를 파헤치는 아름다운 연구서로서 세계적으로 이 분야에서 가장 저명한 학자 중 한 사람이 집필했다.
조앤 테일러, 킹스 칼리지 런던
마가복음이 고대 전기라는 견해가 널리 퍼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장르의 서사비평적 함의를 탐구한 마가 학자는 거의 없었다. 헬렌 본드는 신선한 통찰력으로 가득 찬 이 획기적인 연구서에서 이러한 결함을 능숙하게 보완하고, 고대 전기로서 마가복음을 읽는 것이 어떻게 그 메시지를 이해하는 데 유익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크레이그 키너, 애즈버리 신학교
본드의 이러한 탁월한 업적은 복음서의 내러티브 세계와 1세기 독자들의 사회적, 역사적 상황을 모두 긴장 상태로 유지하면서 마가복음을 단순히 어떻게 전기로 읽어야 하는지, 그리고 그것이 어떤 차이를 만들어냈고, 또 어떤 차이를 만들어내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크리스 키스, 세인트메리대학교, 트위크넘
이 연구서는 이전 학계의 덜 유용한 대안을 극복하고 마가복음을 새롭게 읽을 수 있는 길을 열어준다.
옌스 슈뢰터, 훔볼트 대학교 베를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