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 『한국교회와 하나님 나라를 위한 공적 신학』 출간안내

새물결플러스
2019-10-04
조회수 358

책소개

기독교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해묵은 질문과 도전은 교회의 오랜 숙제다. 특히 한국사회처럼 누적된 모순과 갈등이 많고 변동이 심한 사회일수록 교회의 공적 책임에 대한 진지한 토론과 성찰이 필수적이다. 『한국교회와 하나님 나라를 위한 공적 신학』은 경건과 학문 간의 불가분리적 관계 안에서 실천, 특히 공적 실천을 위한 기독교 신학 및 그리스도인과 교회의 책임에 초점을 맞추어 쓰였다. 공적 신학은 예수 그리스도가 선포하고 실천한 하나님 나라의 비전 아래, 다양한 차원들의 공적 영역에서 다른 학문들 및 전통들과 대화·소통하면서 하나님의 보편적 통치를 세상의 모든 공적 영역에서 구현하기 위해 행동하는 신학이다.

이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는 “한국교회를 위한 공적 신학”이다. 기독교 신학을 위한 일차적인 공적 영역은 교회다. 따라서 신학은 우선적으로 교회를 위한 공적 신학이어야 한다. 제1부는 제1장 “온전한 복음과 통전적 선교”, 제2장 “오늘의 한국교회의 도전과 과제”, 제3장 “기독교 역사 속의 교회론과 미래 한국교회의 패러다임”, 제4장 “경제난국시대의 교회와 목회의 패러다임”, 제5장 “미래 한국교회 지도자의 리더십”, 제6장 “한국교회의 남녀평등과 여성의 리더십”, 제7장 “통전적 생명신학과 한국교회의 선교적 과제”, 제8장 “하나님의 선교(missio Dei)와 교회의 선교(missio ecclesiae): 공적신학의 관점에서”로 구성되어 있다. 교회는 그 자신을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 교회는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전조이며 매개적 수단이다.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는 자신의 머리이신 예수 그리스도가 선포하고 실천한 하나님 나라를 위해 존재한다. 신학의 공적 책임은 단지 교회 안에 머물러 있지 않고 이 땅에 하나님 나라를 구현하기 위한 현실 변혁적 실천에 있다.

제2부의 주제는 “하나님 나라를 위한 공적 신학”이며, 제9장 “공적 신학의 주요 초점과 과제”, 제10장 “기독교와 문화의 관계에 대한 유형론적 고찰”, 제11장 “그리스도인의 정치적 실존”, 제12장 “오늘의 사회현실에 대한 신학적 진단과 교회의 사회 참여”, 제13장 “종말론적 하나님 나라와 현실 변혁적 교회”, 제14장 “한반도 분단 상황과 통일의 길”, 제15장 “화해의 신학”, 제16장 “차별과 평등”, 제17장 “창조와 진화”, 제18장 “21세기 탈근대적 시대의 신학의 길”로 이루어져 있다. 제1부와 제2부의 내용은 서로 분리된 별개의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한국교회의 존재 이유와 목적이 하나님 나라에 있으며, 따라서 교회를 위한 공적 신학이 하나님 나라를 위한 공적 신학이기 때문이다.

공적 신학은 사회의 다른 영역들과의 상호적인 대화를 통해 다른 영역들로부터 배움과 동시에 기독교의 진리를 이해 가능한 방식으로 변증하고자 하는 “소통적” 측면과 사회의 모든 공적 영역에 하나님 나라의 통치를 구현하기 위해서 실천적 행동을 통해 사회를 변혁시키고자 하는 “변혁적” 측면으로 구성된다. 필자는 이 책에서 오늘날 위기상황에 처해있는 한국교회의 갱신과 하나님 나라의 구현을 위한 신학의 “소통적-변혁적” 공적 과제를 제시하고자 한다. 본서는 한국의 신학자가 다룰 수 있는 공적 담론에 관한 주제들을 최대한 포괄함으로써 현재까지의 연구 성과를 집약한 동시에 미래의 과제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이 분야의 교과서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지은이 소개

윤철호

장로회신학대학교(Th.B., M.Div.), 미국 프린스턴 신학교(Th.M.), 노스웨스턴 대학교(Ph.D.)에서 공부했다. 낙원벧엘교회 담임목사, 세계교회협의회(WCC) 신앙과 직제 위원회 상임위원, 한국조직신학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신망애 선교회 대표, 온 신학회 회장, 장로회신학대학교 조직신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목차

1부 한국교회를 위한 공적 신학

1 온전한 복음과 통전적 선교

2 오늘의 한국교회의 도전과 과제

3 기독교 역사 속의 교회론과 미래 한국교회의 패러다임

4 경제난국 시대의 교회와 목회의 패러다임

5 미래 한국교회 지도자의 리더십

6 한국교회의 남녀평등과 여성의 리더십

7 통전적 생명신학과 한국교회의 선교적 과제

8 하나님의 선교와 교회의 선교


2부 하나님 나라를 위한 공적 신학

9 공적 신학의 주요 초점과 과제

10 기독교와 문화의 관계에 대한 유형론적 고찰

11 그리스도인의 정치적 실존

12 오늘의 사회현실에 대한 신학적 진단과 교회의 사회 참여

13 종말론적 하나님 나라와 현실 변혁적 교회

14 한반도 분단 상황과 통일의 길

15 화해의 신학

16 차별과 평등

17 창조와 진화

18 21세기 탈근대적 시대의 신학의 길


색인



추천사 중에서

공공신학(public theology)은 21세기에 진행되는 신학적 논의 가운데 가장 포괄적이면서도 중요한 신학담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세기 후반부에 미국과 독일 등지에서 처음 논의되기 시작한 이래로 공공신학은 교회가 오랫동안 개인의 내면적 신앙이나 사적인 도덕성의 문제에만 집중해왔던 과거와 현재를 반성하고 세상의 공공선을 증진해야 할 공적 책임을 질 것을 일깨워 주었다. 공공신학에 대한 안내서들은 이미 한국에도 꽤 있는 편이다. 하지만 이번에 출간되는 윤철호 교수의 책은 공공신학의 이론에 대한 소개에 그치지 않고, 그리스도인들과 교회가 세상 가운데서 신앙의 여정을 계속해가는 동안 부딪히게 되는 여러 다양한 공적 주제들과 긴밀히 연결하여 논의를 전개해간다는 점에서 추상적이지 않고 구체적이며, 우리의 삶을 직접 변형시키는 힘을 담고 있다. 더군다나 이 책은 성서로부터 교회사와 포스트모던 담론에 이르기까지, 조직신학으로부터 성서신학과 선교학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목회, 정치, 경제, 여성, 통일 등 여러 다양한 분야들을 공공신학이라는 키워드로 종횡무진, 하지만 세밀하게 꿰어내고 있다. 윤철호 교수의 평생에 걸친 신학 작업이 총집결된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사적인 골방을 벗어나 대중과 소통하며 세상을 변혁시키는 넓은 광장을 향해 한 걸음 더 내딛는 힘을 얻게 될 것이다.

이용주 숭실대학교 기독교학과 조직신학 교수


본서에서 저자는 오늘의 탈근대적 상황에서 공적 신학을 하나님 나라의 온전한 복음에 기초하여 소통적-변증적 그리고 실천적-변혁적 과제를 수행하는 신학으로 정의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저자는 한국교회, 목회, 리더십, 남녀평등, 선교, 문화, 사회, 통일, 경제, 화해, 생태계, 창조와 진화 등의 다양하고 폭넓은 이슈 및 현장들과 함께 대화하고 연대하는 공공 신학함(doing public theology)의 모범적 실례를 보여주고 있다. 윤리적·영적·공적 차원에서 끝없이 추락하고 있는 한국교회의 안타까운 모습을 바라보면서, 또한 이러한 위기에 대한 통전적 차원의 신학적 대안이 제시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본서는 신학의 실천성 회복, 교회의 개혁, 사회와의 소통, 생태계의 재창조를 열망하는 신학자·목회자·신학도, 그리고 더 나아가 평신도들에게 새로운 비전과 실천의 방향성을 제시해줄 것이라 확신한다. 본서는 오늘의 “새로운 실천신학 운동” 정신과도 깊이 맞닿아 있어 실천신학자로서 감사와 존경의 마음으로 강력하게 추천하는 바다.

장신근 장로회신학대학교 기독교교육학 교수


신학자의 일차적 임무는 교회를 위한, 교회에 의한, 교회의 신학을 하는 일이다. 교회를 위한 신학을 한다는 것은 또한 하나님 나라의 신학을 한다는 것이며 동시에 세상을 포괄하는 신학을 한다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통치하시는 큰 왕국은 언제나 세상의 작은 왕국들을 포함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윤철호 교수는 국내 장자 교단의 대표적 신학자답게 세상과 소통하는 신학의 정립에 앞장서왔다. 이번에 출간된 이 저서 역시 그답게, 성경과 교회사에 대한 관심에서부터 시작해 정치, 경제, 과학, 문화, 여성, 생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세속 영역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그의 균형 감각이다. 교회의 역사와 전통에 충실하려 애쓰면서도 늘 오늘의 세속인들의 목소리와 관심에 귀 기울이며 소통하려는 시도를 포기하지 않기 때문이다. 추천자는 이런 책을 대할 때마다 조금씩 배가 아프기 시작한다. 내가 이미 기획하고 있던 책을 먼저 펴내셨기 때문이다. 축하드리고 많은 독자들의 일독을 권한다.

장왕식 감리교신학대학교 종교철학 교수



본문 중에서

공적 신학은 두 가지 측면으로 이루어진다. 하나는 사회의 다른 영역과의 상호 대화를 통해 각 영역에서 배움을 얻음과 동시에 기독교의 진리를 최대한 이해 가능한 방식으로 소통하고 변증하는 것이다. 이것은 “소통적(communicative) 공적 신학”이라고 할 수 있다. 다른 하나는 사회의 모든 공적 영역에서 하나님 나라의 통치를 구현하는 것을 목적으로 실천적 행동을 통해 사회를 변혁시키는 것이다. 이것은 “변혁적(transformative) 공적 신학”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두 가지 공적 신학의 측면은 구별될 수 있지만 분리될 수는 없으며, 둘이 함께 통전적인 “소통적-변혁적(communicative-transformative) 공적 신학”을 구성한다. 필자는 이 책에서 오늘날 위기 상황에 처해 있는 한국교회의 갱신과 하나님 나라의 구현을 위한 신학의 “소통적-변혁적” 공적 과제를 조명하고 제시하고자 한다

서문


이 글은 온전한(whole) 복음이 어떤 것이며, 이러한 온전한 복음에 기초한 통전적(holistic) 선교란 어떤 것인가를 밝혀보려는 글이다. “온전하다”의 사전적 정의는 “본바탕 그대로 고스란하다”는 뜻이다. 즉 온전함은 왜곡되거나 변질되지 않은 “본래 그대로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온전함이란 일면적인 것이 아니라, 부분적인 것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져서 전체를 이루는 것, 즉 통전적(統全的)인 것이다. 이러한 왜곡되지 않은 본래 그대로의 복음, 일면적이지 않은 통전적인 복음은 어디서 발견될 수 있는가? 그것은 예수 그리스도가 전하셨고, 그분을 따르던 사람들에게도 전하라고 하셨던 복음, 그리고 그분을 그리스도와 주로 고백하고 따르던 사도들이 전했던 복음에서 발견될 수 있다.

한국교회를 포함한 전통적인 개신교회의 문제점 가운데 하나는 복음에 대한 이해가 지나치게 일면적이며, 이러한 복음의 이해에 기초한 선교 이해도 지나치게 일면적이라는 사실에 있다. 교회가 전도해야 할 사명을 부여받은 것으로 믿는 전통적인 복음의 내용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모든 인간의 죄를 대신하여 죽으심으로써 인간의 죄를 용서하시고 구원하셨으며, 따라서 누구든지 예수 그리스도를 믿으면 죄 용서와 구원을 받고 천국에 간다는 것이다. 이 복음은 구속(救贖, 또는 대속[代贖]) 교리로 대표된다. 구속이란 예수 그리스도가 모든 인간의 죄를 대신 지고 죽으심으로써 인간의 죄를 용서하시고 구원하심을 의미한다. 이 구속 교리는 개인의 구원에 집중한다. 과연 이와 같은 복음과 선교에 대한 이해가 온전한 것일까? 이 글에서는 성서에 나타난 복음을 두 관점, 즉 하나님 나라의 복음으로서의 “예수의(of) 복음”과 구속의 복음으로서의 “예수에 관한(about) 복음”의 관점에서 설명하고, 전통적인 교회의 예수에 관한 복음, 즉 구속의 복음의 문제점을 지적한 후에, 이 두 복음을 통전(integrate)하는 온전한 복음과 이러한 온전한 복음 이해에 근거 통전적 선교의 비전을 제시하고자 한다.

제1장 온전한 복음과 통전적 선교


교회의 존재 목적은 이 세상의 역사적 현실을 하나님 나라의 종말론적 현실로 변혁시켜 나아가는 데 있다. 따라서 교회는 세상의 역사적 현실과 괴리되어 홀로 존재할 수 없으며, 역사의 흐름을 민감하게 파악하고 그에 상응하는 구원론적 비전과 변혁적 능력을 보여주어야 한다. 하나님의 말씀은 단순히 보편적인 원리나 고정된 진리의 반복이 아니다. 본회퍼의 말을 빌리면, “교회는 지금 여기서 상황을 잘 파악해서 가능한 한 구체적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전할 수 있어야 한다.…교회는 말하자면 오늘도 내일도 진리인 그런 원칙들을 선포해서는 안 된다.…‘언제나’ 진리인 것은 바로 ‘오늘’을 위해서는 진리가 아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언제나’ 바로 ‘오늘’ 하나님이다.” 참된 하나님 말씀의 선포는 변화하는 세상의 역사 속에 참여하는 교회 공동체 안에서만 가능하다. 교회는 세상에 속하지 않은 종말론적 실재이면서 동시에 세상 안에 존재하는 역사적 실재로서 초월과 내재의 변증법 안에 살아간다.

제2장 오늘의 한국교회의 도전과 과제


이 글에서는 제목 그대로 기독교 역사 속에서의 교회론에 대하여 고찰하고 미래 한국교회의 패러다임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글에서 제시하고자 하는 미래 한국교회의 패러다임은 “하나님 나라의 비전을 품고 세상(문화)과의 역동적인 상관관계 속에서 세상을 변혁시키는 삼위일체적 교회”다. 이와 같은 주제와 논지를 전개하기 위하여 이 글에서는 먼저 신약성서의 교회, 즉 예수의 하나님 나라 운동과 제자 공동체, 그리고 신약성서 시대의 교회 공동체의 중요한 특징들에 관해서 고찰할 것이며, 그다음 고대, 중세, 종교개혁시대, 그리고 현대에 이르기까지의 기독교의 역사 속에서의 교회론의 주요 흐름들을 살펴보고, 그 후에 교회의 모델들을 유형별로 분석하고 삼위일체론적 교회와 교회의 표지를 제시할 것이다. 이어서 “하나님 나라의 비전을 품고 세상(문화)과의 상호적이고 역동적인 상관관계 속에서 세상을 변혁시키는 삼위일체적 교회”로서의 21세기 한국교회의 패러다임을 제안하고, 마지막으로 오늘날의 가장 중요한 한국교회의 주제의 하나인 21세기 한국교회 지도자의 리더십을 예수의 리더십을 따르는 통전적인 변혁적 리더십의 관점에서 고찰하고 제시할 것이다.

제3장 기독교 역사 속의 교회론과 미래 한국교회의 패러다임


그러나 상황이 그렇게 고무적인 것만은 아니다. 아직도 한국교회의 목회자들과 평신도들이 여교역자에 대해 갖고 있는 인식은 매우 왜곡되어 있거나 낮으며, 여교역자의 실제적인 활동 기회와 가능성 또한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남성 목회자들 가운데 여전도사를 목회자로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 없지 않으며, 평신도들도 여전도사를 가정 심방자 정도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교회 여전도회의 실제적인 일들을 여전도사가 담당하지만 공식적인 지도책임자는 남자 부목사라는 것이다. 얼마 전 전국여교역자연합회에서 조사한 설문에 응답한 내용을 살펴보면 일반 평신도들은 여전도사를 48.0%가 목회자로 생각하고, 35.9%가 목회보조자로 보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여전도사 자신도 스스로 목회자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50.0%, 목회보조자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37.1%로 나타났다. 그러므로 여교역자 자신의 의식전환과 아울러 여성 목회자에 대한 남성 목회자들과 평신도들의 인식 변화가 무엇보다도 시급하게 요청된다. 여성 목사 안수가 통과된 이후, 어떤 교회들에서는 여성 전도사마저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왜냐하면 여전도사로부터 여성목사 청빙 요청을 받을 것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의식의 전환과 더불어 법제화된 여성 교역자의 활동 기회가 실제적으로 남성과 동등하게 부여될 수 있는 보다 구체적이고 합리적인 제도의 보완이 절실히 요청된다.

제6장 한국교회의 남녀평등과 여성 리더십


그렇다면 하나님의 선교의 목표는 무엇인가? 그것은 하나님 나라다. 하나님 나라는 하나님의 사랑과 정의의 통치가 온전히 이루어지는 평화(샬롬)의 나라다. 선교는 복음을 전하는 것이다. 복음이란 무엇인가? 복음은 본래적으로 예수 그리스도가 선포하고 실천한 하나님 나라의 복음이다(막 1:15; 눅 4:43). 예수 그리스도가 선포한 복음의 핵심은 하나님 나라, 즉 하나님의 통치가 이 세상에 임박했으며 종말론적 미래의 하나님 나라가 자신의 인격과 사역 안에서 선취적으로 도래했다는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는 제자들에게 이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전할 것을 명했다(마 10:7). 신약성서 시대의 초기 그리스도인들은 예수 그리스도가 선포한 하나님 나라의 복음에 기초하여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복음을 선포했다. 즉 그들은 예수가 그리스도, 주, 하나님의 아들 되심을 선포했다. 예수 그리스도가 선포한 하나님 나라의 복음과 예수 그리스도를 선포한 초기 교회의 복음은 서로 다른 복음이 아니라 본질적으로 동일한 복음이다. 왜냐하면 예수 그리스도가 선포한 하나님 나라가 바로 그분의 인격과 사역, 그리고 십자가와 부활(이를 통해 예수는 주와 그리스도가 되었다[행 2:36])을 통해 이 땅에 선취적으로 도래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기독교의 복음은 예수 그리스도의(of) 하나님 나라 복음인 동시에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about) 복음이다. 따라서 예수 그리스도의 하나님 나라의 복음이자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복음인 기독교의 복음을 위해 보냄을 받은 교회의 선교는 종말론적 미래의 하나님 나라에 대한 소망을 가지고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과 성령의 능력 안에서 이 땅에 하나님 나라를 구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어야 한다.

제8장 하나님의 선교와 교회의 선교: 공적 신학의 관점에서


신학자는 공적 담론을 위한 책임을 지닌다. 진실한 공공성의 추구는 모든 신학자에게 부여된 책임이다.2 마찬가지로 스택하우스는 신학이 비판적이고 건설적인 학문으로서, 공공의 삶의 중요한 영역들을 해석하는 동시에 시민 사회를 위한 윤리적 규범을 제시하는 공적 담론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글의 주제는 제목 그대로 공적 신학의 주요 초점과 과제다. 공적 신학의 주요 초점과 과제는 두 가지 차원에서 이해될 수 있다. 하나는 세상과의 소통이며, 다른 하나는 세상을 향한 섬김이다. 전자가 소통적·변증적이라면 후자는 실천적·변혁적이다. 트레이시가 분류한 세 공적 영역의 관점에서 말하자면, 교회는 학계와 사회라는 공적 영역들과의 관계 안에서 소통적-변증적, 실천적-변혁적 과제를 수행해야 한다. 따라서 공적 신학은 교회와 신학의 소통적-변증적, 실천적-변혁적 과제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공적 신학은 기독교 신앙이 교회 안의 신자들에게만 아니라 교회 밖의 사람들에게도 말해져야 하며, 세속적인 시민사회의 모든 영역에 선한 영향을 미쳐야 한다고 믿는다.

제9장 공적 신학의 주요 초점과 과제


전후 오늘에 이르기까지의 개신교 교회의 정치와 사회윤리에 대한 현격한 입장 차이도 이러한 두 상이한 개념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핵무장 문제, 낙태 문제, 사유재산 통제문제, 인종차별 문제, 성차별 문제, 자연환경 파괴문제, 후진국 발전을 위한 원조문제 등에 대하여 두 입장 간의 차이가 오늘날도 뚜렷하다. 한편으로 두 왕국론 진영에서는 이런 문제들이 비신학적인 것으로서 “세상 왕국”의 영역으로 넘겨져 오직 정치적 이성과 합목적성의 관점에서 다루어져야 할 것으로 규정된다. 다른 진영에서는 그러한 정치적 결정들을 그리스도의 주권 아래서의 제자도의 의미 안에 위치시키려고 노력한다. 또한 이와 같은 두 가지 상이한 기독교의 정치적 실존과 입장을 극복하기 위한 제3의 대안으로서, 로마 가톨릭과 개신교 일각에서는 “정치신학적 윤리”가 대두, 발전되고 있다. 이처럼 상반되는 신학적 윤리의 모델들은 근본적으로 복음과 신앙 자체에 대한 서로 다른 이해에서 비롯된다. 따라서 서로 다른 신학적 입장들을 검증하고 살펴봄으로써만 우리는 교회와 신앙이 취할 올바른 정치적 방향의 수립을 위한 변화를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해 신앙과 정치와의 관계는 단지 윤리의 문제가 아니라 근본적으로 신학 자체의 문제다. 진정한 기독교 신앙이 무엇인지 알아야 우리는 그것을 정치적인 문제들에 올바로 연관시킬 수 있으며, 참된 교회가 무엇인지 알아야 우리는 교회와 국가의 관계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나갈 수 있다.

제11장 그리스도인의 정치적 실존


또한 한국교회는 자신을 하나님 나라와 동일시하고 자신을 절대시하는 오류를 벗어나야 한다. 양적인 성장과 제도화와 더불어 성령의 능력을 상실해가는 한국교회는 통전적인 종말론적 하나님 나라의 비전, 즉 예언자적-묵시적 하나님 나라의 비전을 자신 안에 새롭게 회복하여야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한국교회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도래한 종말론적 하나님 나라를 선취적으로 경험하면서, 이 세상 한 가운데서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파하고 하나님 나라를 구현하는 선교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 한국교회는 복음을 단지 사적이고 개인적인 차원이나 피안적이고 미래적인 차원으로 환원시켜온 전통적인 종말론을 비판적으로 반성함과 아울러, 자신을 하나님 나라와 동일시하는 배타적인 교회 중심성과 교회 절대주의를 벗어버리고, 하나님의 통치가 인간 실존의 모든 상황, 즉 모든 사회적·정치적·경제적·문화적·자연적 현실 속에서 구현되도록 하기 위해 부름 받은 현실변혁적 공동체로서의 자기 정체성을 회복해야 한다.

제13장 종말론적 하나님나라와 현실변혁적 교회


기독교 신학은 교회 안의 신자들을 위한 내적 담론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교회 밖의 사람들과 이해 가능한 방식으로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 오늘날 화해에 관한 담론은 종교적 영역뿐만 아니라 사회정치적 영역에서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종교적 화해와 사회정치적 화해는 분리시켜 생각될 수 없다. 기독교 신앙은 구체적인 사회정치적 현실에서 폭력을 거부하고 화해와 평화를 구현해야 하는 공적 과제를 갖는다. 화해는 함께 공존하는 것 이상의 것이다. 화해란 조화로운 관계의 회복을 의미한다. 화해는 가해자와 피해자가 더 이상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서로를 용납하고 상호 신뢰를 회복함으로써 조화로운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다. 화해는 하나님과의 수직적 관계에서의 개인의 구원만이 아니라, 이웃과 세상과의 수평적 관계에서의 조화와 하나 됨의 문제다. 즉 화해는 단지 개인적 영역에서의 사적인 주제가 아니라 사회정치적 영역에서의 공적인 주제다. 사회정치적 영역을 포함한 모든 인간의 공적 영역은 하나님의 보편적 화해의 섭리 안에 있다. 따라서 하나님과의 관계에서의 화해는 세상의 사회정치적 관계에서의 화해로 구체화되어야 한다.

제15장 화해의 신학


인간의 평등에 대한 계몽주의적인 철학적 인간학이나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을 받은 모든 인간이 평등하다는 신학적 인간학의 수립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이러한 것들 이상의 그 무엇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이와 같은 인간학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갖가지 인간 차별의 현실이 감소하거나 근절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개념적 이해나 이론적 깨달음보다 더욱 필요한 것은 공감적 사랑, 포용적 영성, 변혁적인 삶의 방식, 지속적인 투쟁의 용기, 그리고 변혁적 실천에 뒤따르는 희생과 고통을 끝까지 견디는 인내이다. 우리가 모든 인간의 근본적인 평등성에 대한 신학적 확신과 도덕적 명령을 차별과 배제의 현실 속에서 실천하고자 할 때, 개인적 차원에서의 희생과 사회적 차원에서의 갈등은 불가피하다. 그러나 희생과 갈등 없이 평등을 실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우리가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는 이 땅의 모든 차별을 타파하고 평등을 실현함으로써 이 땅에 하나님의 통치를 실현하기 위해 우리 자신을 드릴 수 있는 힘과 용기를 공급받는 예배가 될 때 진정한 영적 예배가 될 것이다(롬 12:1). 하나님 나라, 즉 만인평등적인 사랑의 공동체를 건설하는 일에 참여한다는 것은 무엇보다 우리가 다른 사람의 고통을 함께 나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배제되고 차별받는 이웃을 향한 공감적 사랑이 포용적이고 평등한 사회의 구현을 위한 가장 근본적인 전제조건이다.

제16장 차별과 평등


우리의 신학은 21세기 탈근대적 상황 속에서 공적 신학을 지향해야 한다. 오늘날 한국교회(개신교)의 위기 상황을 보여주는 주요 지표들 가운데 하나는 한국교회가 사회적 기여를 하지 못하고 있다는 부정적인 인식이 한국 사회에 확산되어간다는 사실이다. 최근에 실시된 인식 조사에서 높은 비율의 비신자들과 다른 종교인들이 한국교회가 사회에서 긍정적인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으며(79.3%), 또한 지역사회에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62.2%)고 응답했다.28 한국교회가 사회로부터 신뢰를 잃게 된 원인 가운데 하나는 교회가 폐쇄적인 울타리 안에 갇혀서 열린 자세로 사회와 소통하지 못하고 또한 사회적 약자를 위한 공적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집단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어느 때보다 교회의 공적 책임을 위한 공적 신학에 대한 관심이 요구된다. 공적 신학은 예수 그리스도의 하나님 나라 복음에 기초하여 교회의 공공성과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신학이다. “공적 신학은 예수 그리스도가 선포하고 실천한 하나님 나라의 비전 아래, 세상의 다원적 차원의 공적 영역에서 다른 학문분야, 이념집단, 종교 전통들과 대화하면서 보편적 하나님의 통치를 세상의 모든 공적 영역에 서 구현하기 위해 실천하는 신학이다.”

제18장 21세기 탈근대적 시대의 신학의 길

1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