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전통적으로 한국의 개신교 신자들은 기독교 신앙을 지극히 개인적인 차원으로 이해하는 경향이 있다. 즉 예수에 대한 믿음을 통해 의로워져(구원받아, 이신칭의), 이 땅에서 복받아 성공하고 천국에 간다는 것이다. 그들은 로마서 1:17에서 “복음에는 하나님의 의가 나타나서 믿음으로 믿음에 이르게 하나니 기록된 바 오직 의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 함과 같으니라”라고 말하는 구절을 근거로 제시한다. 하지만 이런 신앙은 우리가 그 안에서 살고 있는 공동체나 창조세계에 대한 책임을 등한시하고, 구원 이후에 따라와야 할 예수의 형상을 본받기 위해 마음과 행동을 변화시킬 책임을 무시할 위험이 있다. 과연 예수를 믿고 의롭게 된다는 말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일까? 이 책은 “의로움”의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다.
저자는 우선 신약성경에 등장하는 “의로운”, “의”라는 단어가 부적절하게 번역되어 현대 독자들에게는 이 단어들이 거의 배타적으로 개인적·도덕적·종교적인 의미를 띠게 되었으며, 종종 긍정적이지 않은 의미를 지니게 되었음을 보여준다. 바울 서신에 자주 사용되며 매우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이 단어들은 라틴어에서는 유스투스(iustus)와 유스티티아(iustitia)로 옮겨졌는데, 이 단어들은 그리스어 디카이오쉬네(dikaiosynē)라는 단어와 관련이 있다. 일반적인 그리스어 용례에서 디크-(dik-)를 포함하는 단어들은 개인적인 의미와 법적·사회적·정치적 의미를 둘 다 포함했다.
특별히 로마서에서 그리스어 단어 디카이오쉬네(dikaiosynē)가 서른세 번 나오고 디크(dik-) 어간을 지닌 다른 단어들이 서른 번 이상 나온다. 이렇게 볼 때 정의는 로마서에서 핵심적이고 편만한 주제다. 로마서에는 하나님의 정의, 공정한 통치자, 공정한 사람, 인간관계와 사회와 세상에 있어서 정의의 길 등이 집중적으로 등장한다. 그러므로 로마서를 정의에 관한 논문이라고 불러도 무방할 것이다.
이처럼 저자는 로마서가 정의에 대해 깊은 관심을 기울이는 서신임을 보여주고, 바울이 선포하는 좋은 소식에 따른 정의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설명한다. 저자에 따르면, 바울은 로마서 1-11장에서 메시아 안에서 나타난 하나님의 정의는 이스라엘과 각 민족들에 대한 하나님의 자비라고 선언했다. 그것은 왜곡된 창조세계를 바로 잡기 위한 하나님의 은혜로운 행동이다. 나아가 바울은 이 복음이 메시아의 백성들 가운데서 가시적이고, 몸으로 살아내고, 공적인 새로운 삶의 형태를 만든다고 이해한다. 그리고 이러한 삶의 형태는 몸으로 드리는 살아 있는 예배와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삶의 모든 영역에서 드러나야 한다. 이것이 로마서를 관통하는 메시지다.
정직하게 말하건대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는 힘과 부와 영향력이 있는 사람의 이익 보호가 정의이고, 성경이 특별히 보호하라고 명령하는 과부와 고아와 나그네로 상징되는 소외 계층을 위한 정의는 뒷전으로 팽개쳐진 일들이 비일비재하다. 하나님께서 궁극적으로 정의를 실현하시는 분임을 힘 있게 제시하는 이 책은 오늘날 우리나라 교회가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도록 하라”라는 로마서의 명령에 귀를 기울이기는 고사하고 오히려 가진 자로서의 기득권을 사수하고, 자기의 이해관계와 맞아떨어지면 우상숭배하는 세력과도 기꺼이 연합하며, 거짓의 생성자와 전파자가 되어 있는 참담한 현실을 고려할 때 참으로 적실성이 있는 책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복음이 개인의 영혼 구원이라는 협소한 테두리 안에 제한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인류와 나아가 온 창조세계에까지 구속과 영광스러운 갱신을 가져온다는 메시지는 개인주의에 함몰된 한국교회에 큰 경종을 울려줄 것이다. 이 책은 복음의 참된 의미, 하나님의 자비와 성령의 능력을 통해 이 세대의 악한 풍조를 거슬러 삶의 모든 영역에서 하나님의 주 되심과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임을 나타내기를 소원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
지은이 및 옮긴이 소개
지은이 | 더글라스 하링크
더글라스 하링크(유니버시티 오브 세인트 마이클 대학 Ph.D.)는 캐나다 앨버트주 에드먼턴 소재 킹스 대학교의 신학 교수다. 그는 『포스트자유주의자들 사이의 바울』(Paul among the Postliberals)과 브라조스 성경 신학 주석 중 『베드로전후서』(Peter 1 & 2)의 저자다. 『바울, 신학, 신정 정치 비전』(Paul, Philosophy, and the Theopolitical Vision: Critical Engagement with Agamben, Badiou, Žižek, and Others)의 편집자이기도 하다.
옮긴이 | 노동래
서울대학교 공법학과와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금융공학 MBA 과정을 졸업하고 동국대학교 경영학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기원 이론』, 『역사적 아담을 추적하다』, 『원죄와 타락에 관한 논쟁』, 『예수의 왕권 사상과 바울신학』, 『하나님은 정말 인종청소를 명하셨는가?』, 『죄의 기원』, 『아담과 게놈』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차례
서문 15
감사의 글 20
1장 정의의 용어들 23
1부 묵시적 정의 53
2장 정의의 묵시 55
3장 시스템들을 넘어서는 정의 79
4장 의로움 109
5장 의로운 존재 135
6장 의로워지기 157
7장 정의와 율법 177
8장 정의의 성령 201
9장 민족들 가운데서의 정의: 이스라엘 233
2부 메시아적 삶 271
10장 메시아 추종자들의 공적 예배 273
11장 메시아 추종자들의 자유 295
12장 메시아 추종자들의 연대 321
13장 메시아 추종자들의 확산 345
추가로 읽을 자료 365
용어 해설 368
성구 색인 374
추천사 중에서
하링크는 로마서의 핵심 주제를 “하나님의 정의”로 파악하고, “정의”라는 키워드로 로마서의 논증 전체를 풀어낸다. 교회 내에 “정의”에 대한 관심이 드문 역설의 시대에, 이 책은 현실을 살며 복음과 신앙의 의미를 묻는 이들의 좋은 대화 상대자가 될 것이다.
권연경 | 숭실대학교 기독교학과 신약학 교수
저자는 “의”를 단지 개인적 구원의 개념으로만 해석하는 전통적 견해에 도전장을 던지면서 “정의”라는 개념으로 읽을 때 로마서가 어떻게 우리의 사회적·정치적 측면에 적실하고 급진적으로 연결되는지를 선명하게 보여준다. 로마서에 대한 저자의 묵시적(apocalyptic) 읽기 방식은 로마서가 소개하는 바울의 복음이 소위 영적이라 불리는 협소한 측면을 넘어서 온 우주를 품은 하나님의 정의에 관한 복음임을 보게 만들 것이다.
김경식 |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 신약학 교수
이 책은 그동안 개인적·도덕적·종교적 의미에 갇혀 있었던 로마서의 반쪽짜리 “의”를 그 본래적 차원의 온전한 “정의”로 회복시킨다. 책을 읽으며 독자들은 로마서를 “이렇게 읽을 수도 있구나” 하는 발견에서 시작하여 “이렇게 읽어야 하겠구나” 하는 관점의 변화로 나아가게 될 것이다.
안용성 | 그루터기교회 담임목사
로마서 해석의 전(前) 역사가 주로 “구원론”에 치중했다면, 이 책은 “메시아이신 예수 중심의 삶과 행동”이라는 중차대한 명제 앞으로 독자를 호출한다. 이 책을 손에 쥔 채 “정의”에 관한 새로운 읽기에 참여한다면, 바울이 선포한 복음의 내용과 “정의”가 얼마나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지 속속들이 파악함으로써 그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독서의 희열을 맛보게 될 것이다.
윤철원 | 서울신학대학교 신약학 교수
이 책은 본문을 통해 바울이 바라본 정의로운 예수를 어떻게 이해하고 우리 삶에 반영할지 함께 고민하고 이를 독자가 함께 나누는 데 도움을 준다. 저자는 온 세상을 바로잡을 하나님의 정의의 능력을 본문에서 발견하고 있다.
이민규 | 한국성서대학교 신약학 교수
그리스도인이라면, 나라와 민족과 언어와 정치 성향의 차이가 있을지라도, 성경(로마서)이 말하는 “복음의 정의”에 기초하여 자신과 자신이 속한 공동체의 정의 개념을 새롭고도 진지하게 재고할 것을 요청받는다. “칭의/성화의 성령”이라 쓰고 “정의의 성령”으로 읽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의의 성령”이 오늘의 독자에게 증언하는 의로운 말씀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다. 로마서를 사랑하는 독자라면 말이다.
허주 | 아신대학교 신약학 교수
나는 이 책을 강력하게 추천한다. 그리스도 사건에 대한 바울의 급진적인 이해가 이전에도 중요한 인물들에 의해 설명되었지만, 아직 완전히 전용되지는 않았다. 지금은 그것이 필요한 때이며, 이 책은 그 점에서 우리를 도울 수 있다.
플레밍 러틀리지 | 『예수와 십자가 처형』(The Crucifixion)과 『복음을 부끄러워하지 아니하노니』(Not Ashamed of the Gospel) 저자
이 도발적인 책은 많은 독자를 놀라게 하겠지만, 독자들은 이 책이 중요함에도 소홀히 취급되어온 주제를 다루고 있음을 발견하고 이 책을 통해 우리의 정신을 자극하는 질문들을 숙고하게 될 것이다. 이 책은 하나님의 특별한 메시아적 정의를 이해하고, 선포하고, 그것에 참여할 필요가 있는 오늘날의 그리스도인들에게 특히 중요하다.
마이클 J. 고먼 | 볼티모어 소재 세인트메리 대학원대학교 성경 연구와 신학 레이먼드 E. 브라운 석좌교수
나는 처음에는 로마서를 정의에 관한 논문으로 읽기를 주저하고 그런 해석을 의심했지만, 이 책을 다 읽고 난 뒤에는 그 해석의 신봉자가 되었다!
니제이 K. 굽타 | 노던 신학교 신약학 교수
하링크의 로마서 재해석은 환영할 만하고, 시의적절하며 신학교와 교회에서 접근 가능한 연구다.
칼라 스와포드 | 워크스 웨슬리 신학교
바울과 오랫동안 씨름한 결실인 이 책은 복음의 핵심, 즉 하나님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만물을 올바르게 하심에 대한 접근하기 쉽고 교훈적이며, 교화하는 연구다.
필립 G. 지글러 | 애버딘 대학교
본문 중에서
이 책은 로마서 해설(reading)로 이해되는 것이 가장 좋다. 이 책은 로마서에 수록된 모든 단어와 구절에 대한 기술적인 주석이 아니라(그런 주석이 많이 있으며,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바울이 정의를 예수와 관련하여 생각하는 것처럼 그를 따르려고 하는 시도다. 로마서 해설은 기술적인 주석보다 좀 더 유동적이고, 좀 더 모험적이며, 해석상의 자세한 언어적·역사적 문제들을 덜 강조하고, 텍스트가 우리의 현재의 이해를 어떻게 형성하는지에 좀 더 주의를 기울인다.
_서문 중에서
바울 연구에서 정의의 부재와 그리스도인의 정의에 관한 사고에서 바울의 부재를 설명하는 것이 이 서론의 한 가지 과제다. 바울의 기본적인 어휘 몇 개를 다시 배워 바울의 메시지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바꾸고 정의라는 중요한 주제가 다시 떠오르게 하는 것이 또 다른 과제다. 이 책의 나머지에서 나는 바울이 로마의 메시아 추종자들에게 보낸 편지를 정의의 메시지로 설명하고 그 메시지를 통해 정의에 대한 우리의 개념들이 얼마나 급진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는지 보여줄 것이다.
_1장 정의의 용어들 중에서
바울은 인사말에서 즉시 정의에 관한 근본적인 질문을 다룬다. 정의의 토대는 무엇인가? 그것은 어디에서 오는가? 바울은 하나님의 실재를 선언함으로써 그 질문에 대답한다. 정의는 하나님, 즉 복음의 하나님 안에서 발견된다. 바울은 가정과 일터, 논밭과 전쟁터, 도시와 제국을 망라하여 삶의 모든 영역에 영향을 주고 있는 크고 작은 신이 넘쳐나는 세상을 향해 좋은 소식을 선포한다.
_2장 정의의 묵시 중에서
하나님의 정의는 예수 메시아로서 도래한다. 그러나 바울에 따르면 하나님의 정의의 묵시적 좋은 소식은 동시에 인간의 우상숭배와 부정의에 대한 하나님의 분노의 묵시적 좋은 소식이기도 하다. 바울이 좋은 소식에 “하나님의 정의[dikaiosynē theou]가 나타나고[apokalyptetai]”(롬 1:17), “하나님의 진노[orgē theou]가 나타난다[apokalyptetai]”(롬 1:18)라고 말하기 때문이다.
_3장 시스템들을 넘어서는 정의 중에서
예수 메시아가 하나님의 정의시다. 이는 이방 민족들이 스스로 도달할 수 있었던 진리가 아니다. 오히려 그들이 많은 신과 주를 공경하는 것은 그 진리에 반한다. 그러나 유데아인들은 모세의 율법을 통한 정의를 추구했기 때문에 그들 역시 그들의 성경 자료로부터 이 진리에 도달하지 못했다. 하나님의 묵시만이 예수가 하나님의 정의임을 드러내고 확립한다. 그러나 진리에 대한 이 특별한 신적 묵시가 바로 그것을 유데아인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을 위한 좋은 소식이 되게 만드는 요소다.
_4장 의로움 중에서
로마서 5:12-21에서 바울은 인간의 행동, 즉 메시아의 완전하고 진정 한 인간의 행동으로서의 정의에 초점을 맞춘다. 그분 안에서 신적 행동과 인간의 행동이 결합하고 동시에 발생하여 완벽한 정의를 이룬다. 예수 메시아는 의롭다고 여겨지심으로써가 아니라, 그의 삶과 죽음 전체에서 정의로우심으로써 정의로운 존재이시다. 하나님은 메시아를 죽은 자 가운데서 일으키심으로써 그의 인간적 정의를 옹호하시는데(vindicates) 이는 메시아를 향한 하나님의 정의를 보여준다.
_5장 의로운 존재 중에서
책소개
전통적으로 한국의 개신교 신자들은 기독교 신앙을 지극히 개인적인 차원으로 이해하는 경향이 있다. 즉 예수에 대한 믿음을 통해 의로워져(구원받아, 이신칭의), 이 땅에서 복받아 성공하고 천국에 간다는 것이다. 그들은 로마서 1:17에서 “복음에는 하나님의 의가 나타나서 믿음으로 믿음에 이르게 하나니 기록된 바 오직 의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 함과 같으니라”라고 말하는 구절을 근거로 제시한다. 하지만 이런 신앙은 우리가 그 안에서 살고 있는 공동체나 창조세계에 대한 책임을 등한시하고, 구원 이후에 따라와야 할 예수의 형상을 본받기 위해 마음과 행동을 변화시킬 책임을 무시할 위험이 있다. 과연 예수를 믿고 의롭게 된다는 말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일까? 이 책은 “의로움”의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다.
저자는 우선 신약성경에 등장하는 “의로운”, “의”라는 단어가 부적절하게 번역되어 현대 독자들에게는 이 단어들이 거의 배타적으로 개인적·도덕적·종교적인 의미를 띠게 되었으며, 종종 긍정적이지 않은 의미를 지니게 되었음을 보여준다. 바울 서신에 자주 사용되며 매우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이 단어들은 라틴어에서는 유스투스(iustus)와 유스티티아(iustitia)로 옮겨졌는데, 이 단어들은 그리스어 디카이오쉬네(dikaiosynē)라는 단어와 관련이 있다. 일반적인 그리스어 용례에서 디크-(dik-)를 포함하는 단어들은 개인적인 의미와 법적·사회적·정치적 의미를 둘 다 포함했다.
특별히 로마서에서 그리스어 단어 디카이오쉬네(dikaiosynē)가 서른세 번 나오고 디크(dik-) 어간을 지닌 다른 단어들이 서른 번 이상 나온다. 이렇게 볼 때 정의는 로마서에서 핵심적이고 편만한 주제다. 로마서에는 하나님의 정의, 공정한 통치자, 공정한 사람, 인간관계와 사회와 세상에 있어서 정의의 길 등이 집중적으로 등장한다. 그러므로 로마서를 정의에 관한 논문이라고 불러도 무방할 것이다.
이처럼 저자는 로마서가 정의에 대해 깊은 관심을 기울이는 서신임을 보여주고, 바울이 선포하는 좋은 소식에 따른 정의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설명한다. 저자에 따르면, 바울은 로마서 1-11장에서 메시아 안에서 나타난 하나님의 정의는 이스라엘과 각 민족들에 대한 하나님의 자비라고 선언했다. 그것은 왜곡된 창조세계를 바로 잡기 위한 하나님의 은혜로운 행동이다. 나아가 바울은 이 복음이 메시아의 백성들 가운데서 가시적이고, 몸으로 살아내고, 공적인 새로운 삶의 형태를 만든다고 이해한다. 그리고 이러한 삶의 형태는 몸으로 드리는 살아 있는 예배와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삶의 모든 영역에서 드러나야 한다. 이것이 로마서를 관통하는 메시지다.
정직하게 말하건대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는 힘과 부와 영향력이 있는 사람의 이익 보호가 정의이고, 성경이 특별히 보호하라고 명령하는 과부와 고아와 나그네로 상징되는 소외 계층을 위한 정의는 뒷전으로 팽개쳐진 일들이 비일비재하다. 하나님께서 궁극적으로 정의를 실현하시는 분임을 힘 있게 제시하는 이 책은 오늘날 우리나라 교회가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도록 하라”라는 로마서의 명령에 귀를 기울이기는 고사하고 오히려 가진 자로서의 기득권을 사수하고, 자기의 이해관계와 맞아떨어지면 우상숭배하는 세력과도 기꺼이 연합하며, 거짓의 생성자와 전파자가 되어 있는 참담한 현실을 고려할 때 참으로 적실성이 있는 책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복음이 개인의 영혼 구원이라는 협소한 테두리 안에 제한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인류와 나아가 온 창조세계에까지 구속과 영광스러운 갱신을 가져온다는 메시지는 개인주의에 함몰된 한국교회에 큰 경종을 울려줄 것이다. 이 책은 복음의 참된 의미, 하나님의 자비와 성령의 능력을 통해 이 세대의 악한 풍조를 거슬러 삶의 모든 영역에서 하나님의 주 되심과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임을 나타내기를 소원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
지은이 및 옮긴이 소개
지은이 | 더글라스 하링크
더글라스 하링크(유니버시티 오브 세인트 마이클 대학 Ph.D.)는 캐나다 앨버트주 에드먼턴 소재 킹스 대학교의 신학 교수다. 그는 『포스트자유주의자들 사이의 바울』(Paul among the Postliberals)과 브라조스 성경 신학 주석 중 『베드로전후서』(Peter 1 & 2)의 저자다. 『바울, 신학, 신정 정치 비전』(Paul, Philosophy, and the Theopolitical Vision: Critical Engagement with Agamben, Badiou, Žižek, and Others)의 편집자이기도 하다.
옮긴이 | 노동래
서울대학교 공법학과와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금융공학 MBA 과정을 졸업하고 동국대학교 경영학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기원 이론』, 『역사적 아담을 추적하다』, 『원죄와 타락에 관한 논쟁』, 『예수의 왕권 사상과 바울신학』, 『하나님은 정말 인종청소를 명하셨는가?』, 『죄의 기원』, 『아담과 게놈』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차례
서문 15
감사의 글 20
1장 정의의 용어들 23
1부 묵시적 정의 53
2장 정의의 묵시 55
3장 시스템들을 넘어서는 정의 79
4장 의로움 109
5장 의로운 존재 135
6장 의로워지기 157
7장 정의와 율법 177
8장 정의의 성령 201
9장 민족들 가운데서의 정의: 이스라엘 233
2부 메시아적 삶 271
10장 메시아 추종자들의 공적 예배 273
11장 메시아 추종자들의 자유 295
12장 메시아 추종자들의 연대 321
13장 메시아 추종자들의 확산 345
추가로 읽을 자료 365
용어 해설 368
성구 색인 374
추천사 중에서
하링크는 로마서의 핵심 주제를 “하나님의 정의”로 파악하고, “정의”라는 키워드로 로마서의 논증 전체를 풀어낸다. 교회 내에 “정의”에 대한 관심이 드문 역설의 시대에, 이 책은 현실을 살며 복음과 신앙의 의미를 묻는 이들의 좋은 대화 상대자가 될 것이다.
권연경 | 숭실대학교 기독교학과 신약학 교수
저자는 “의”를 단지 개인적 구원의 개념으로만 해석하는 전통적 견해에 도전장을 던지면서 “정의”라는 개념으로 읽을 때 로마서가 어떻게 우리의 사회적·정치적 측면에 적실하고 급진적으로 연결되는지를 선명하게 보여준다. 로마서에 대한 저자의 묵시적(apocalyptic) 읽기 방식은 로마서가 소개하는 바울의 복음이 소위 영적이라 불리는 협소한 측면을 넘어서 온 우주를 품은 하나님의 정의에 관한 복음임을 보게 만들 것이다.
김경식 |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 신약학 교수
이 책은 그동안 개인적·도덕적·종교적 의미에 갇혀 있었던 로마서의 반쪽짜리 “의”를 그 본래적 차원의 온전한 “정의”로 회복시킨다. 책을 읽으며 독자들은 로마서를 “이렇게 읽을 수도 있구나” 하는 발견에서 시작하여 “이렇게 읽어야 하겠구나” 하는 관점의 변화로 나아가게 될 것이다.
안용성 | 그루터기교회 담임목사
로마서 해석의 전(前) 역사가 주로 “구원론”에 치중했다면, 이 책은 “메시아이신 예수 중심의 삶과 행동”이라는 중차대한 명제 앞으로 독자를 호출한다. 이 책을 손에 쥔 채 “정의”에 관한 새로운 읽기에 참여한다면, 바울이 선포한 복음의 내용과 “정의”가 얼마나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지 속속들이 파악함으로써 그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독서의 희열을 맛보게 될 것이다.
윤철원 | 서울신학대학교 신약학 교수
이 책은 본문을 통해 바울이 바라본 정의로운 예수를 어떻게 이해하고 우리 삶에 반영할지 함께 고민하고 이를 독자가 함께 나누는 데 도움을 준다. 저자는 온 세상을 바로잡을 하나님의 정의의 능력을 본문에서 발견하고 있다.
이민규 | 한국성서대학교 신약학 교수
그리스도인이라면, 나라와 민족과 언어와 정치 성향의 차이가 있을지라도, 성경(로마서)이 말하는 “복음의 정의”에 기초하여 자신과 자신이 속한 공동체의 정의 개념을 새롭고도 진지하게 재고할 것을 요청받는다. “칭의/성화의 성령”이라 쓰고 “정의의 성령”으로 읽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의의 성령”이 오늘의 독자에게 증언하는 의로운 말씀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다. 로마서를 사랑하는 독자라면 말이다.
허주 | 아신대학교 신약학 교수
나는 이 책을 강력하게 추천한다. 그리스도 사건에 대한 바울의 급진적인 이해가 이전에도 중요한 인물들에 의해 설명되었지만, 아직 완전히 전용되지는 않았다. 지금은 그것이 필요한 때이며, 이 책은 그 점에서 우리를 도울 수 있다.
플레밍 러틀리지 | 『예수와 십자가 처형』(The Crucifixion)과 『복음을 부끄러워하지 아니하노니』(Not Ashamed of the Gospel) 저자
이 도발적인 책은 많은 독자를 놀라게 하겠지만, 독자들은 이 책이 중요함에도 소홀히 취급되어온 주제를 다루고 있음을 발견하고 이 책을 통해 우리의 정신을 자극하는 질문들을 숙고하게 될 것이다. 이 책은 하나님의 특별한 메시아적 정의를 이해하고, 선포하고, 그것에 참여할 필요가 있는 오늘날의 그리스도인들에게 특히 중요하다.
마이클 J. 고먼 | 볼티모어 소재 세인트메리 대학원대학교 성경 연구와 신학 레이먼드 E. 브라운 석좌교수
나는 처음에는 로마서를 정의에 관한 논문으로 읽기를 주저하고 그런 해석을 의심했지만, 이 책을 다 읽고 난 뒤에는 그 해석의 신봉자가 되었다!
니제이 K. 굽타 | 노던 신학교 신약학 교수
하링크의 로마서 재해석은 환영할 만하고, 시의적절하며 신학교와 교회에서 접근 가능한 연구다.
칼라 스와포드 | 워크스 웨슬리 신학교
바울과 오랫동안 씨름한 결실인 이 책은 복음의 핵심, 즉 하나님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만물을 올바르게 하심에 대한 접근하기 쉽고 교훈적이며, 교화하는 연구다.
필립 G. 지글러 | 애버딘 대학교
본문 중에서
이 책은 로마서 해설(reading)로 이해되는 것이 가장 좋다. 이 책은 로마서에 수록된 모든 단어와 구절에 대한 기술적인 주석이 아니라(그런 주석이 많이 있으며,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바울이 정의를 예수와 관련하여 생각하는 것처럼 그를 따르려고 하는 시도다. 로마서 해설은 기술적인 주석보다 좀 더 유동적이고, 좀 더 모험적이며, 해석상의 자세한 언어적·역사적 문제들을 덜 강조하고, 텍스트가 우리의 현재의 이해를 어떻게 형성하는지에 좀 더 주의를 기울인다.
_서문 중에서
바울 연구에서 정의의 부재와 그리스도인의 정의에 관한 사고에서 바울의 부재를 설명하는 것이 이 서론의 한 가지 과제다. 바울의 기본적인 어휘 몇 개를 다시 배워 바울의 메시지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바꾸고 정의라는 중요한 주제가 다시 떠오르게 하는 것이 또 다른 과제다. 이 책의 나머지에서 나는 바울이 로마의 메시아 추종자들에게 보낸 편지를 정의의 메시지로 설명하고 그 메시지를 통해 정의에 대한 우리의 개념들이 얼마나 급진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는지 보여줄 것이다.
_1장 정의의 용어들 중에서
바울은 인사말에서 즉시 정의에 관한 근본적인 질문을 다룬다. 정의의 토대는 무엇인가? 그것은 어디에서 오는가? 바울은 하나님의 실재를 선언함으로써 그 질문에 대답한다. 정의는 하나님, 즉 복음의 하나님 안에서 발견된다. 바울은 가정과 일터, 논밭과 전쟁터, 도시와 제국을 망라하여 삶의 모든 영역에 영향을 주고 있는 크고 작은 신이 넘쳐나는 세상을 향해 좋은 소식을 선포한다.
_2장 정의의 묵시 중에서
하나님의 정의는 예수 메시아로서 도래한다. 그러나 바울에 따르면 하나님의 정의의 묵시적 좋은 소식은 동시에 인간의 우상숭배와 부정의에 대한 하나님의 분노의 묵시적 좋은 소식이기도 하다. 바울이 좋은 소식에 “하나님의 정의[dikaiosynē theou]가 나타나고[apokalyptetai]”(롬 1:17), “하나님의 진노[orgē theou]가 나타난다[apokalyptetai]”(롬 1:18)라고 말하기 때문이다.
_3장 시스템들을 넘어서는 정의 중에서
예수 메시아가 하나님의 정의시다. 이는 이방 민족들이 스스로 도달할 수 있었던 진리가 아니다. 오히려 그들이 많은 신과 주를 공경하는 것은 그 진리에 반한다. 그러나 유데아인들은 모세의 율법을 통한 정의를 추구했기 때문에 그들 역시 그들의 성경 자료로부터 이 진리에 도달하지 못했다. 하나님의 묵시만이 예수가 하나님의 정의임을 드러내고 확립한다. 그러나 진리에 대한 이 특별한 신적 묵시가 바로 그것을 유데아인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을 위한 좋은 소식이 되게 만드는 요소다.
_4장 의로움 중에서
로마서 5:12-21에서 바울은 인간의 행동, 즉 메시아의 완전하고 진정 한 인간의 행동으로서의 정의에 초점을 맞춘다. 그분 안에서 신적 행동과 인간의 행동이 결합하고 동시에 발생하여 완벽한 정의를 이룬다. 예수 메시아는 의롭다고 여겨지심으로써가 아니라, 그의 삶과 죽음 전체에서 정의로우심으로써 정의로운 존재이시다. 하나님은 메시아를 죽은 자 가운데서 일으키심으로써 그의 인간적 정의를 옹호하시는데(vindicates) 이는 메시아를 향한 하나님의 정의를 보여준다.
_5장 의로운 존재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