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소개]여자, 남자 가르칠 권위 없다? 평등주의, 전통주의와 맞서다 | 국민일보

새물결아카데미
2018-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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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리더십 논쟁

린다 벨빌·크레이그 블롬버그·크레이그 키너·토마스 슈라이너 지음/스탠리 건드리 제임스 벡 편집

안영미 옮김/새물결플러스


‘여성을 성직자로 세워 리더십을 맡겨도 되는가.’ 오늘날 교회 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여성 리더십 논쟁의 핵심이다. 평등주의는 하나님은 남녀를 평등하게 지었고 여자가 남자에게 종속됐다는 주장의 근거 구절에 대한 해석이 잘못됐다고 주장한다. 반면 전통주의는 하나님이 창조할 때부터 남자가 여자를 이끌어가는 머리 역할을 맡기 때문에 교회에서 여자가 남자를 가르칠 권위가 없다고 본다.


평등주의를 내세우는 린다 벨빌은 강력하고 다채로운 주장으로 전통주의에 도전한다. 그는 창세기 1∼3장에서 남자가 여자보다 먼저 창조된 것을 단지 순서일 뿐이라고 본다. 이는 ‘남편이 아내의 머리됨이 그리스도께서 교회의 머리됨과 같음이니’(엡 5:23)에서 머리를 뜻하는 헬라어 ‘kephal ’의 의미를 권위가 아닌 근원으로 이해하는 것으로 이어진다. 벨빌은 이어 아담이 여자의 이름을 지은 것 역시 남자의 지도적 지위가 아니라 단순히 인식행위에 그친다고 주장한다.


크레이그 블롬버그는 여성이 남성을 지도할 수 있으나 다만 여성 목사나 장로는 성경 해석상 안 된다는 ‘상보주의’를 취한다. 바울이 서신서에서 여성을 목사나 장로의 직분으로부터 제한했다고 봤기 때문이다.


블롬버그는 맏아들에게 유산을 더 많이 줬던 고대 유대인들은 남성이 먼저 창조된 것을 특권의 표시로 볼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아담이 동물의 이름을 짓고, 그를 돕는 자로 여자가 창조됐다는 것 역시 남자의 머리됨을 뜻한다고 본다. 다만 남성이 여성 위에 군림한다는 게 아니라 책임을 지고 희생한다는 차원이라고 설명한다.


평등주의, 상보주의 학자 두 명씩 총 네 명의 입장이 소개됐다. 각자의 주장과 근거를 면밀히 살피다 보면 너무 섣부르게 입장을 정했던 게 아닌지 반성하게 된다. 평화를 지키며 토론하는 네 학자의 모습을 통해 열린 대화와 신중한 고민이야말로 그동안의 여성 리더십 논쟁에서 제일 소홀했던 부분이 아니었는지 고민해볼 수 있을 것이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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